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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새로운 경험들'에 해당되는 글 35
 
 
 
 
내가 있는 샌디에고는 미국의 50개 주 중에서 캘리포니아에 속해있는데, 캘리포니아 하면 사실 Governator 아놀드 주지사님보다도 와인이 더 유명하다. 아마도 이른바 '지중해성 기후'에 속하는, 연중 사시사철 온후한 날씨로 포도를 기르기에 알맞기 때문일 것이다.

수퍼마켓에 가도 와인이 정말 많다. 우리나라 대형마트에도 그 정도는 갖추고 있지만, 세계 여러나라 와인이 고루 들어와있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이곳은 아무래도 캘리포니아 와인이 압도적으로 많이 진열되어 있다.

여기 오기 전까지만 해도 와인에 대해서는 하나도 모르는 상태였다. 기껏해야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이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을 뿐, 그 이상 더 '배워' 보려는 생각은 아예 해보지도 않았던 것이다. 굳이 핑계거리를 찾자면, 술을 즐거운 마음으로 즐기지 못하고 온갖 지식과 에티켓을 가르쳐가며 '이것이 High-Society에서 유행하는 최신 트렌드입니다!'라는 식으로 사람 주눅 들게 하는 한국의 와인문화에 반감이 깊었기 때문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이곳에 와서 수퍼마켓에 진열된 수많은 와인들을 보면서 '캘리포니아까지 와서 캘리포니아 와인 한번 못 먹어본대서야!!!' 하는 마음으로 캘리포니아 와인에 조금씩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와인에 대한 나의 탐험은 쉽게 시작될 수 없었는데, 그 이유는 '와인병따개가 없어서'였다. (-_-;;) 여기서도 겨우 3달러 밖에 안하는 물건이었지만, 한국 집에 와인병따개가 두 개씩이나 있는데 여기서 또 살 수 없다는 내무부 장관님의 명을 받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3달런데...ㅠㅠ) 결국 아내 산후조리 관계로 태평양을 건너오신 장모님께 부탁하여 와인병따개를 서울에서 공수해올 때까지 나는 대체재인 맥주만 홀짝 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장모님, 감사합니다! ㅠㅠ)

와인병따개를 입수할 때 즈음, 캘리포니아 와인에 대한 나의 호기심에 기름을 부은 것이 또하나 있었다. 바로 수업시간 토의자료로 읽어야 했던 케이스 스터디 자료였다. 캘리포니아 와인산업의 선구자라는 로버트 몬다비(Robert Mondavi, 2008년 항년 95세로 사망)를 중심으로 캘리포니아와 세계 와인산업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을 담고 있는 32페이지짜리 자료였는데,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읽는 동안 캘리포니아 와인에 대한 호기심이 점점 더 커져갔던 것이다.

참고로, 로버트 몬다비는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캘리포니아 와인산업의 선구자격인 사람이라고 한다. 1943년부터 캘리포니아 북쪽 나파 밸리(Napa Valley, 캘리포니아 와인의 본산지)에서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으며, 지금은 당연한 것으로 되어 있는 스테인레스 스틸 탱크, 냉온발효법 등의 혁신적 기법을 처음으로 도입한 사람이다. 전세계 와이너리(와인농장)이 따라하고 있는 와이너리 투어(관광객들에게 와이너리를 공개하고 시음행사 등을 여는 것)도 이 사람의 아이디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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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결국 최근 1~2주 사이에 저렇게 캘리포니아 와인들을 홀짝홀짝 마셔대고 있다. 물론 USDA Choice 등급 스테이크와 함께... (;;;) 왼쪽에서부터 Robert Modavi Winery (까베르네 소비뇽), Sterling (까베르네 소비뇽), Robert Mondavi Private Selection (피노 누아), Robert Mondavi Private Selection (리즐링) 이다. Sterling 만 빼고는 모두 몬다비 와인인 셈이다. 아무래도 자료를 읽고 관심이 갔던 브랜드여서 그렇겠지만, 20달러 안쪽이라는 심리적 마지노선을 지키느라 다양한 브랜드를 접하기 어려웠던 것은 아쉽다.

가장 왼쪽의 Robert Mondavi Winery(RMW)는 몬다비 와인의 주력 브랜드라고 한다. 와인은 보통 저그(jug, 3달러 이하), 프리미엄(premium, 중급), 럭셔리(luxury, 25달러 이상) 등 3개 클래스로 구분이 되는데 이 RMW는 프리미엄급의 대표적인 상품이다. (품종마저 까베르네 소비뇽이니, 평균 중의 평균인 셈이다)

프리미엄급은 다시 파퓰러 프리미엄(저가), 수퍼 프리미엄(중가), 울트라 프리미엄(고가)로 나뉘는데, 사진에서 세번째와 네번째로 보이는 Robert Mondavi Private Selection은 프리미엄급 중에서도 중간 단계인 수퍼 프리미엄급의 상품이다. 까베르네 소비뇽 말고 피노 누아(둘다 포도 품종의 이름이다)를 맛보고 싶었는데 껍질이 얇아 가공하기 어렵다는 탓인지 가격이 꽤 비쌌다. 결국 가격이 낮은 브랜드를 고를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결정된 것이 Robert Mondavi Private Selection이었다. 즉, 포도품종은 고급을 고른 대신 브랜드 자체는 중저가를 고른 셈이다.

맛에 대해 얘기하면 좋겠지만, 와인잡지의 현란한 평론을 따라할 표현력도 안되는데다 그냥 집사람과 둘이서 즐거운 맛으로 홀짝거리는 수준이기 때문에 생략이다. (;;;) 그냥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샌디에고 생활 막바지에 캘리포니아 와인을 마시며 뒤늦게나마 와인의 세계에 발을 담그고 있다는 얘기를 전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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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고 알딸딸해지면 자리에 누워 딸아이 뒤에서 저렇게 항공서적을 읽기도 한다. (-_-;;)
2009/10/25 10:45 2009/10/2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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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  | 2009/10/26 16:03
오호~
모형 포스트 러쉬 속에 단란한 사진이군요...

와인은 요리용으로만 써봐서 뭐...ㅎㅎ ^^;;
  | 2009/10/28 16:16
단란하다고 하기에는 너무 후줄근하게 나왔지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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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16일 화요일 밤 10시 42분, (한국시간 17일 오후 2시 42분) 나와 집사람의 첫 아이이자 첫 딸이 태어났다. 몸무게 3.2킬로그램이고 손가락 10개, 발가락 10개 모두 정상... 집사람도 다행히 건강하고...

자세한 것은 조만간 길게 이야기할 기회가 있겠지만, 예정보다 2주 일찍 나오는 바람에 정말 너무나 많은 것을 겪고 너무나 소중하게 아이를 얻은 것 같다. (지금도 잠깐 집에 들른 상태에서 쓰는 중...) 헌신과 희생으로 우리를 돌봐준 병원의 모든 의료진에게 고마운 마음이지만, 무엇보다도 어렵고 힘든 일을 견뎌낸 아내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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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9 14:23 2009/09/19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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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나도 삼촌  | 2009/09/19 18:13
쭝님의 생일 축하와 함께 새 생명의 탄생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2009/09/20 12:21
우와 이틀 연속 댓글, 고마워! 그러고보니 오늘 내 생일인지도 모르고 지나갔네...수발 든다고... 애보기 힘들어 죽겠다. (-_-) 샌디에고 와서 애 좀 봐줘...^^;;; 어머니 메일 통해 사진 보냈는데 봤는지?
뽀~*  | 2009/09/21 15:42
우와~!! 축하합니다...*^^*

산후 조리는 한국식으로...꼬옥~


육아는 처음 한 보름 힘들어요...^^
그리고 백일까지만 고생하면 키울 만하답니다. 화이팅~!!
  | 2009/09/21 14:51
그렇지 않아도 해산 후에 처음 내온 음식이 제리뽀와 크래커더라구요 -_-;;; 집사람 소원대로 집에 가서 쇠고기무국에 밥 말아서 한 그릇 공수해갔습니다. ;;;
구스타프  | 2009/09/21 22:17
감축드리옵니다. 나두 삼촌2~! ㅋㅋㅋ...
  | 2009/09/22 14:46
감사합니다. 삼촌 많이 생겨 기쁜 오복이!!! 만세!!!
이중원  | 2009/09/21 23:52
와우 축하드려요!! 아기가 형수님 많이 닮았네요 ^^
  | 2009/09/22 14:47
웁스... 제 어릴 때랑 비슷하답니다. 제 얼굴 90%에 집사람 10% 정도랄까요? 지금은 제가 좀 삭았지만 그래도 옛날에는 한 얼굴 했다능...ㅠㅠ
montreal flower delivery  | 2009/09/25 14:33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이죠 축하드려여 건강하시길
  | 2009/09/26 13:20
정말 드라마틱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혹시 제가 아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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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올리려고 했는데, 이렇게 열흘이 지나서야 후속편을...;; 여행이 길었던 것도 아니고, 1박 2일짜리 주말여행인데 말이다. (게다가 그 사이에 멀리 라스베가스 여행까지 갔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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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게까지 디즈니랜드에서 놀고, 다음날(8월 2일) 아침 여관을 떠났다. 전날 못 찍은, 애너하임 디즈니랜드 파크 도로변에 즐비하게 늘어선 야자수의 모습도 오늘은 여유를 갖고 찍을 수 있었다.

어제는 가든 그로브에 늦게 들어가는 바람에 모든 일정이 늦춰졌지만, 오늘은 비교적 일찍 일어나 다른 곳을 둘러볼 여유가 있었다. 여관 로비에 꽂혀있던 많은 브로슈어, 리플렛들을 살펴보다가 샌디에고 내려가는 길목에 있는 산 후안 카피스트라노(San Juan Capistrano)라는 작은 마을을 들르기로 결정하고 자동차를 남쪽으로 몰았다.

산 후안 카피스트라노는 가든 그로브와 샌디에고 중간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1776년에 세워진 작은 선교성당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작은 전원마을로서, 이곳은 오렌지 카운티(LA 카운티와 샌디에고 카운티 중간에 있는 카운티) 유일의 선교마을(Mission이라고 한다)이라고 한다. 마을의 주된 산업(?)은 역시 성당유적을 중심으로 한 관광업인데, 브로슈어에 따르면 성당유적 외에도 이것저것 아기자기하게 볼 것이 많아보여 샌디에고 가기 전, 가볍게 들러 오후를 보내기에 알맞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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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서쪽의 Los Rios Street에는 도로 좌우로 작은 카페와 가게들이 많아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아끈다. 우리나라의 삼청동 또는 인사동을 연상시킨다고나 할까. 집사람이 사진을 찍은 곳은 향초, 화분 같은 정원용 소품을 팔던, Mi Tesoro라는 이름의 작고 예쁜 가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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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를 산 후안 카피스트라노로 이끈 이유 중 절반은 바로 이 Zoomars라는 어린이 동물원. "Petting Zoo"(직접 동물을 만지고 먹이를 줄 수 있게 만든 동물원)라는 호기심에 안 와볼 수 없었으나, 브로슈어의 그 예쁜 사진들이 사실 '사진빨'에 가깝다는 걸 깨닫게 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옛날 이곳에 살던 어느 가족의 가족농장을 동물원으로 개장하여 관광상품화했다는데, 직접 만질 수 있는 동물은 토끼와 염소 정도에 불과했다. 브로슈어 안내문에 적혀있던 소, 거북이, 망아지는 모두 권태롭게 우리 안에 퍼져있었고, 브로슈어 사진 속에서 해맑은 웃음의 아이들이 안고 있던 새끼 라마(남아메리카산 낙타의 일종)는 이제 다 커서 역시 똥이 가득한 우리 안에서 무료한 오후를 보내고 있을 뿐이었다.

그나마 염소우리가 좀 볼만 했는데, 저렇게 관광객을 알아보고 품 안으로 기어들어오는 녀석이 하나 있어 기특할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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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체 떨어지려 하지 않아서 약간 당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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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진기를 들고 있을 때에도 오른쪽 녀석은 계속 내 품 안으로 들어오려고 하는지라 사진찍기가 영 어려운 게 아니었다. 내가 그렇게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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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우리는 4~5평 되는 공간에 나무벽을 세워두고 짚을 깐 것이었는데, 어린이들에게 인기만점이었다. 하지만, 겁 많은 토끼입장에서 생각해보자면 저렇게 사람 손에 들려 사진 찍히는 것도 스트레스 받는 일일 것이다. 집사람 말에 의하면 토끼가 겁을 먹고 오돌오돌 떨고 있었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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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에 초기에 정착해 살았던 오닐(O'neill) 가족의 집을 현재는 박물관으로 개장해 주말 점심무렵에 일반에게 공개를 하고 있다. 입장료는 무료라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면 만나게 되는 가이드가 대놓고 기부금(Donation)을 요구하기 때문에 1달러 정도는 준비해가는 게 좋겠다. 1800년 대 캘리포니아 정착민들의 실생활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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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닐박물관 거실에서 한 장. 책상 위에는 오닐가족과 초기 캘리포니아 정착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몇 가지 책, DVD 등을 팔고 있었다.

Los Rios Street 관광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되면 마을 북동쪽에 있는 산 후안 카피스트라노 성당(Mission San Juan Capistrano)으로 이동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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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흰벽의 건물잔해는 1812년 지진으로 무너진 돌성당(The Great Stone Church)이다. UN이었나? 어디서 정한 '위험에 처한 문화유산 100곳' 중 하나로 꼽힌 곳이란다. 비단 이 유적만이 아니라 성당 내부에는 이것저것 볼만한 것들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수도사들이 밭을 갈고, 벌을 치고, 제련을 하던 뒷뜰의 생업시설이 가장 재미있었다. 표지판은 없지만 누가 보더라도 한 눈에 화장실임을 알 수 있는, 그런 시설도 있었는데 그곳의 또랑이 포도밭으로 이어져 천연거름을 공급하게 되어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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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하도 더워 맞은편 길 건너에 있는 스타벅스에 가서 찬 바닐라 하나 시켜 먹었다. (서울에서도 잘 안 먹는 건데...) 브로슈어를 보니 스타벅스가 입점해있는 이 건물 역시 20세기 초에 지어져 각종 축제와 투우가 열리던 마을회관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산 후안 카피스트라노 관광을 마치고 샌디에고로 돌아왔다. 이제까지 이름 한 번 들어보지도 못했던 작은 마을이지만 그 옛날 스페인 선교사들이 서해안을 따라 개척과 선교를 하던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는 듯한 매력적인 곳이었다. 디즈니랜드보다는, 이런 작지만 오래된 마을이 어쩌면 캘리포니아와 미국의 역사에서 더 중요하고 진실된 곳인지도 모르겠다.
2009/08/16 18:07 2009/08/1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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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만이  | 2009/08/17 15:36
마을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현대식 슈퍼마켓이랑 상점도 있던데, 조용하고 작은 마을이 옛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데에 놀랐습니다. 마지막 멘트에 동감이구요. 그런데 염소 말입니다. 당신을 왜그리 좋아했을까요? 사진으로 다시 보니 잘 어울리기는 합니다.
  | 2009/08/18 10:52
손이 토실토실한 것이 촉감이 좋아서 그랬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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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룩허스트 하비즈에서 나온 시간이 대충 3시경. 이제 계획했던 대로 디즈니랜드에 갈 시간이다. 디즈니랜드가 있는 애너하임은 모형점이 있는 가든 그로브와 바로 옆 동네라서 이동하는 데 별로 많은 시간이 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차를 몰고 가는 동안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디즈니랜드에 4시쯤 입장해서 해질녘인 7~8시쯤 샌디에고 돌아가는 것은 무리지 싶었다. 디즈니랜드 가는 길에 즐비하게 늘어서있는 호텔, 인(Inn) 같은 숙박업소들도 1박 2일의 유혹을 더했고... '1박 하고 갈까?' 했더니 의외로 집사람도 OK. (숙박비 아껴야 한다고 혼날줄 알았는데 이게 웬일? ^^) 결국 즉흥적으로 애너하임에 1박하기로 하고 근처에 숙소를 하나 잡았다.

참고로, 디즈니랜드는 애너하임(Anaheim)이라는 동네에 있다. 애너하임...하면 야구 좀 좋아한다 하는 사람들에게는 애너하임 앤젤스나 애너하임 스타디움이 우선 떠오르겠지만, 우리 같은 오덕들에게는 이곳에 위치해있을 가상의 초대형 군수산업체가 생각이 나리라. 바로 애너하임 일렉트로닉스. -_-;; 혹시나 해서 근처에 뭐 거대한 공업단지라도 있나 살펴봤지만 눈에 보이는 것은 온통 야자수와 호텔들, 미키마우스 그림이 그려진 현수막들 뿐... 차라리
오다이바 일렉트로닉스였다면 요즘 같은 때 좀더 설득력이 있었을런지도 모르겠다. (음, 너무 오덕스러운 코멘트들 뿐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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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숙소를 잡고 세수 한번 하고 나와 간단하게 늦은 점심을 먹은 후 디즈니랜드에 입성. 'Veni, Vidi, Vici...!' 뭐 그런 포즈 같다만, 이게 다 나름 이유가 있다. 말로만 듣던 바로 그 곳, '디즈니랜드'에 입장하기 직전이기 때문이다.

"바다 건너 미국에 가면 말야, 디즈니랜드라는 어마어마한 놀이동산이 있는데..."

정말 어릴 때부터 책이나 신문 같은 매체를 통해 내게 '놀이동산'의 대명사로 인식되던, 심지어는 '아메리칸 드림'의 절정으로까지 여겨지던 바로 그곳. 이미 가까운 일본, 홍콩 등지에도 같은 프랜차이즈가 있는데다, 미국 내에서마저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밀려 점차 영향력이 쇠락해간다는 디즈니랜드지만, 이곳이야말로 서른 몇 해 동안 내 인식체계 속에서 하나의 이데아로 자리잡고 있었던 바로 그곳이 아니던가. 사진을 찍을 때 두 팔을 자연스레 펼쳐든 것도 결국 그런 이유 때문이었으리라.

... 아참, 그리고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우리가 흔히 '디즈니랜드'라고 부르는 곳은 대개 올랜도에 있는 '월트디즈니월드'를 얘기한단다. 이곳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 있는 '디즈니랜드'는 이보다 훨씬 작은 규모로 '월트디즈니월드'의 축소판 격이라고 한다. (시내에 있으니 당연하다!)

뿐만 아니라 애너하임의 디즈니랜드 역시 하나의 놀이동산이 아니다. T자형 도로를 끼고 왼쪽에는 디즈니랜드 파크(Disneyland Park), 오른쪽에는 디즈니랜드 캘리포니아 어드벤처 파크(Disneyland California Advanture Park)가 마주보며 운영되고 있고, 그 남쪽에 디즈니랜드 디스트릭트(Disneyland District)라는 관광/외식단지가 늘어서있다. 이 3개의 지역을 '디즈니랜드'라고 묶어서 부르는 것인데, 파크와 캘리포니아 어드벤처 파크는 표를 사서 입장해야 한다. 둘은 독립적인 공원이어서 표를 별도로 끊어 들어가야 하지만 Hopper라는 표를 사면 양 공원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1일 Hopper 표는 약 90~100달러) 우리 같은 경우는 토요일 하루, 그것도 '파크'만 이용할 계획이어서 가장 저렴한 'Single Day Theme Park Ticket'을 구입했다. (즉, 저 사진 뒤로 보이는 캘리포니아 어드벤처 파크는 들어가보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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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 중앙에는 창립자 월트 디즈니와 미키마우스의 동상이 서 있다. 예닐곱살때 계몽사 세계위인전 읽을 때 삽화로 기억되던 디즈니의 모습 그대로였다. (물론 멀리서 봤을 땐 순간적으로 어느 학교 본관 앞에 서 계신 어느 분 동상인가 싶기도 했다)

디즈니랜드 파크 자체가 이미 하나의 거대한 공원이지만, 좀더 세부적으로는 각 테마별로 몇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마치 우리나라 서울랜드에서 '모험의 나라', '환상의 나라', '미래의 나라' 등을 나누어 놓은 것처럼 이곳도 메인 스트리트(Main Street), 어드벤처랜드(Adventureland), 프론티어랜드(Frontierland), 미키스 툰타운(Mickey's Toontown) 등등 테마별로 놀이기구들이 모여있다. (서울랜드가 디즈니랜드를 벤치마크한 것이니 당연한 일이다)

그 중, 이 동상이 서있는 곳은 출발지라 할 수 있는 메인 스트리트(Main Street)다. 고풍스러운 스타일의 안내소, 기념품샵 등이 모여있는 곳인데, 서울랜드랑 다를 게 없어 조금 실망스러웠다. 아무리 디즈니월드보다 작은 규모라지만, 입구에서 느꼈던 짧은 감격은 여기서부터 슬슬 김이 빠지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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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탄 놀이기구는 어드벤처랜드(Adventureland) 안에 있는 정글 크루즈(Jungle Cruise). 배를 타고 아마존강 유역을 재현해놓은 듯한 세트장을 돌아다니는 기구다. 강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코끼리, 악어, 피라냐 등 로봇동물들의 재롱(?)이 압권인데... 아마도 디즈니랜드를 소개하는 사진자료에 단골로 등장하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놀이기구가 아닐런지. (물론 오리지널은 올랜도에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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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신나게 타느라 사진이 별로 없다. 한창 재미있는 와중에, 미키스 툰타운 중앙에 있는 분수대에서 찍은 사진. 이곳 미키스 툰타운은 타면서 즐기는 놀이기구 대신 미니마우스 집, 도날드(덕) 보트처럼 디즈니 캐릭터들의 살림살이(?)를 중심으로 꾸며놓고 있었다. 우리부터가 미키마우스 세대가 아닌 데다, 미국 내에서도 디즈니 캐릭터들의 인기가 예전만 못해서인지 그리 인기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차라리 이제는 포케몬 동산이나 헬로키티 타운을 만드는 것이 미국에서도 더 돈이 될 것 같아보였다. 여전히 미키마우스나 톰과 제리를 좋아할 미국 어린이들이 얼마나 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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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스트리트 파티. 댄서들 모두가 '정말 신나고 즐거워서' 춤추고 노래하는 것이 여실히 느껴졌다. 피곤해하는 사람, 일이니까 한다는 무미건조한 표정을 보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가족에게 최고의 가치를 선사한다, 착하게 돈을 번다는 '디즈니'라는 회사의 가치 또는 기업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고 한다면 너무 지나친 표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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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파티가 끝나고, 우리도 다음 놀이기구에 입장할 차례가 되었다. 이번에 탈 놀이기구는 이곳 디즈니랜드에서도 가장 오래되었다는 "잇츠 어 스몰 월드"("It's a small world"). 작은 보트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세계 여러 나라의 복장을 한 인형들이 펼치는 그 나라, 그 지역의 풍물과 춤을 구경하는, 비교적 단순하고 소박한 놀이기구다. 디오라마로 전세계 명소의 축소모형을 만들어놨나 싶어 탔는데, 조금 낚인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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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 스튜디오에 많았던 3D 영화가 이곳에는 단 1개뿐이었다. 투마로랜드(Tomorrowland)에 있는 "여보, 관객을 줄여버렸어요"("Honey, I shrunk the audience")가 그것이다. 극장 안에 들어가기 전에 3D 안경을 쓰고 옆 자리 아줌마에게 사진을 한 장 부탁했는데, 아무리 밤에 플래시 끄고 찍은 사진이라지만 손떨림이 너무 심했다.

앞서도 종종 내비치긴 했지만, 서른 몇 해 동안 놀이동산의 대명사로 인식되었던 곳 치고는 규모나 흥미거리가 조금 실망스러웠다. (올랜도를 가봐야 직성이 풀리려나?) 게다가 사람은 여전히 많아, 해가 진 뒤에도(여름에는 밤 12시까지 개장한다) 놀이기구 하나 타기 위해 30분씩 기다리는 일은 계속됐다. 마지막 일정으로 밤 10시 반, 호수가에서 펼쳐지는 불꽃놀이 '판타즈믹!'(Fantasmic!)을 보러 가기 위해 발길을 옮기는 나의 몸과 마음은 완전히 지쳐있었다.

판타즈믹은 마법사 미키 마우스가 마녀와 싸우는 내용(아마 1950~60년대 같은 이름의 흑백 애니메이션이 있었던 것 같은데?)의 뮤지컬인데, 호수가에서 펼쳐지는 물, 불, 빛의 현란한 쇼가 압권이었다.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같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이 총동원되는 바람에 조금 일관성은 없다(?) 싶긴 하지만, 미키 마우스의 마법으로 끝없이 불꽃이 터지고, 모든 등장인물들이 거대한 유람선을 타고 호수를 돌며 일사불란한 동작으로 피날레를 장식하는 장관을 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 다 녹아버린다. 그때 느낀 감동을 되돌이켜보면 지금도 가슴이 서늘할 지경이다. 포케몬에 밀려 다 죽은 줄 알았던 미키 마우스를 보면서 '아, 역시 클래식(고전)은 위대하구나!'라는 생각까지 들어버렸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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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정을 마치니 밤 11시. 7시간 동안 집에 가야하는 부담 없이 저녁밥까지 굶어가며 재미나게 논 셈이다. 판타즈믹!을 다 보고 디즈니 + 미키마우스 동상이 있는 메인 스트리트로 다시 나와서 마지막 인증샷을 찍었다. 뒤에 보이는 성은 판타지랜드(Fantasyland)의 랜드마크격인 '잠자는 숲속의 공주 성(城)'(Sleeping Beauty Castle Walkthrough)다.  

예전과 달리 애니메이션, 게임,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이제는 디즈니를 세계 제일의 기업이라고 말할 수 없을런지도 모른다. 디즈니랜드의 예상외로 작은 규모와 조잡함(?)에 실망을 느낀 것도 그런 선입견 때문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마지막, 판타즈믹!에서 느꼈던 감동은 여전히 '디즈니'라는 브랜드가 가치있고 유효하다는 시사점을 던져주었다. 이제 더이상 디즈니는 세계에서 가장 크거나, 가장 돈을 잘 벌거나, 가장 성장속도가 빠른 기업은 아니겠지만, 영원히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수많은 '클래식'들을 가진, 깊이가 있는 기업이라는 느낌이었다.

물론 기업의 오랜 역사가 그 기업의 또다른 영속을 보장해주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좀더 긍정적인 신호는 그들이 돈을 버는 방식이 '사악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탈을 쓰고 거리 위에서 껑충껑충 춤을 추는 댄서들은 말할 것도 없이 아이스크림 판매원, 주차요원, 안전요원, 그 누구도 인상을 찡그리는 사람을 보기 힘들었다. (있긴 있다) 그것이 기업의 서비스전략이건 훈련의 결과이건, 그들이 유니폼을 벗는 순간 얼굴근육을 풀면서 헐크로 변하건 간에 적어도 유니폼을 입고 놀이동산을 찾는 사람들을 맞는 그 순간만큼은 그들은 정말로 자신의 일을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오히려 애들 끌고 나왔다가 지쳐버린 부모들의 무표정한 얼굴이 더 인간적으로 보였을 정도다)

디즈니는 심지어 나같은 이방인에게도, 단순히 '친절'을 파는 회사가 아니라 가족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 모두가 즐거워할 수 있는 오락을 제공함으로써 '성실하고 착실하게' 돈을 버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런 회사를 실패와 쇠락, 변화부적응의 대표적인 케이스로 묘사했던 수많은 경영학 교과서들에게 도리어 '너희가 바라는 바람직한 기업의 모습은 대체 무엇인가?'라고 묻고 싶을 지경이었다.

놀이동산에서 얻은 것은 단순한 주말의 즐거움만은 아니었다. 디즈니는 여전히 유효했다.

2009/08/04 10:56 2009/08/0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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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  | 2009/08/04 13:11
그분뿐만 아니라...
가분수 독수리도 나름 명물(?)이죠...^^;
다비드 상의 느낌이랄까...

게다가 중앙도서관 앞에는 '피노키오'가 앉아 있다는...ㅋㅋㅋ
  | 2009/08/04 14:04
거짓말 하면 코가 길어지나요? -_-;;
비밀방문자  | 2009/08/13 12:08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2009/08/13 12:34
Thank you so much!!!! 그 앨범이 아직도 있다니!!!
비밀방문자  | 2009/08/16 12:35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2009/08/16 12:40
OK
비밀방문자  | 2009/08/16 12:52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2009/08/16 13:17
Thank you so much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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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람 배가 많이 불러(예정일 9월말) 같이 여행다닐 수 있는 날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되도록 많이 둘러보려 하고 있는데, 8월 첫번째 주말의 여행지로 선택한 곳은 다름 아닌 '모형점'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모형점 사진은 없다)

... mmzone 에서 얻은 정보에 의하면 LA에는 별다른 모형점이 없다고 한다. 오히려 LA에서 남쪽으로(즉, LA보다 남쪽에 있는 샌디에고 입장에서 보면 LA 들어가기 전) 30분 거리에 있는 가든 그로브(Garden Grove)라는 도시에 괜찮은 모형점이 있다고 하는데, 그곳이 바로 '브룩허스트 하비즈(Brookhurst Hobbies).'

예전에 LA로 향하는 고속도로 위에서 'Brookhurst Street 몇 마일'이라고 적힌 표지판을 보게 됐다. '브룩허스트라...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싶었는데, 아니나다를까 CAM Decals의 총판으로 유명한 '브룩허스트 하비즈'가 위치한 바로 그 도로였던 것이다. LA를 오가는 길에 꼭 들러보고 싶었는데 시간을 맞출 수 없어 아쉽게 지나쳐야 했었고, 이제야 비로소 짬을 내어 가보게 된 것이다.

하지만 먼 곳까지 가서 모형점만 둘러보고 올 수는 없는 일. 주변 관광정보를 찾아보니 모형점 가까운 곳에 '디즈니랜드'가 있었다. 당연히 1일 코스로 모형점 방문과 디즈니랜드 관광을 함께 하기로 결정.

... 또 열심히 차를 몰고 출발한지 1시간 30분만에 가든 그로브에 도착했다. 도시에 들어서는데, Korean District라는 간판이 보여 깜짝 놀랐다. 하긴, LA 말고 이곳 가든 그로브에도 한국인들이 꽤 많이 산다는데, 그런 지명이 붙을만도 하다 싶었다. 모형점 가는 길마다 한국간판이 심심치 않게 보였거든. (심지어 모형점은 태권도장 옆에 있었다!)

모형점은 규모가 엄청났다. 단순히 면적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내용의 충실도에서도 만족스러웠다. 샌디에고를 비롯한 서양의 많은 모형점들이 RC쪽에 비중을 많이 두고 있는 것과 달리, 이곳은 스케일모형쪽에 집중하고 있는 듯 보였다. 비록 워해머 같은 판타지물도 있었지만, 워해머 - 자동차 - AFV - 비행기 - 함선 등 스케일모형의 주요 다섯 장르가 골고루 다뤄지고 있었다. (특히 최근 복각된 Deal's Wheels 시리즈가 눈길을 끌었다)

정규키트는 물론, 페인트, 완성품 키트 등 부수재료(?)도 충실히 갖춰놓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인상 깊은 것은 자료서적들이었다. 스쿼드론 In action 시리즈 몇 종 갖다놓고 생색을 내는 수준이 아니라 텍스트 위주, 하드커버의 본격 자료집까지 라인업이 충실했다.

아쉬운 점은, 데칼 같은 별매품 라인업과 공구류가 약간 빈약하지 않나 싶은 것이었는데, 특히 별매품은 디스플레이 케이스 안에 넣어놓고 판매원에게 요구를 해야만 볼 수 있어서 제대로 살펴보기가 곤란했다. 양은 많았으나 브랜드는 Aires, Eduard, LionRoar 같은 평범한 수준이었다. (내가 이걸 평범하다고 말할 수준이나 되나 몰라)

... 집사람이 모형점에 온 기념으로 하나 사주겠다고, 뭐든지 고르라길래 이것저것 살펴보긴 했는데, 마땅한 게 눈에 띄지 않았다. 심드렁해 있으니 다리가 아프다며 차 안에 가있겠다고 뾰루퉁해하기도 하고...

당황스러운 것은 오히려 내 쪽이었다. 규모로만 보자면, 캐나다에 있던 Fine Scale Models 보다도 더 큰 규모였는데도 고를 게 없다니...!!! 결국 빈 손으로 모형점을 나오면서도 당황스러운 기분이 가시지 않았다.

아마도 나는 이제 모형을 '사는 데서 즐거움을 얻는' 단계는 벗어난 게 아닐까. 본질적으로, 모형을 '만드는 데서' 즐거움을 얻고 싶은 것이지, '사들여 쌓아놓는 데서' 즐거움과 뿌듯함을 느끼는 표피적인(?) 단계는 졸업한 게 아닐까 싶었다.

차로 1시간 30분이나 되는 곳까지 가서 그토록 느끼고 싶었던 '모형의 즐거움'이란, 사실 부품을 붙이고 에어브러시를 휘두르고 무장을 붙이고 하는, 고군분투 또는 삼매경(三昧境)의 즐거움이었던 건지도 모른다. 뭔가를 딱히 사고 싶은 것도 없으면서(사실 구할 수 있다면 PVD의 선반가공 Su-17/22용 피토관을 구하고 싶긴 했지만, 이제 이건 이 세상에 없어! -_-) 모형점에 가면 사고 싶은 게 생길 거라고, 그래서 그것으로나마 대리만족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차를 몰고 디즈니랜드로 가면서 이런 소리를 중얼중얼 집사람에게 했다. 취미에서 얻는 즐거움이 좀더 고차원적인 단계로 발전한 것 같다는 식으로...

"잘 됐네. 바람직한 변화네"

... 이런 반응이 돌아왔다. ^^;; (더이상 돈 쓸 일 없어 바람직하다는 소리?)

(To be continued with Disneyland)
2009/08/03 15:45 2009/08/0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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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  | 2009/08/04 00:13
브룩허스트 하비스...예전에 잠깐 말한 그 모형점,
일단 양으로는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을 듯하던데...

오옷~더 이상 살 게 없다...당신은 이미 오덕...^^;

취향이 전문화되니 웬만한 모형점에 가도
예의상 접착제 같이 간단한 것만 사들고 나오게 되더군요...

타향에서 수지 접착제로 스트레이트 빌딩으로 적적함을 달래던 때가
만드는 즐거움은 더 하지 않았나 싶군요.
물론 그땐 집에만 가면...이라고 벼르고 별렀으나...크~^^;;

유로화 강세 속에 체코제 별매품들이 고공행진을 하는 탓에
50% 세일을 해도 별 메리트를 못 느낄 수도 있지만...
가끔 클리어런스 세일에서 흙 속의 진주들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
종종 들러보시길...ㅎㅎ ^^
  | 2009/08/04 10:59
아... 저도 그냥 색칠 안 하고 만들 수 있는 간단한 비행기나 사올 걸 그랬나봐요.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는 게 아닌데, 그냥 지나치고 나니 후회가 드네요. ㅠㅠ 사준다고 할 때 그냥 눈 딱 감고 하나 사둘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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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대학교는 주(州) 내에 여러 곳의 캠퍼스를 갖고 있는데, 이 중 샌디에고에 설치돼있는 게 UCSD(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다.

내가 다니는 Extension 코스는 일종의 '평생교육원, 사회교육원' 같은 과정이어서 설치된 과목별로 학생층이 다양하다. 지역내 영감님들도 많이 다니고 UCSD 학부생들도 가끔 이 과정을 (특정과목 중심으로) 듣는 것 같다. 물론, ESL 과정을 듣는 한국, 일본 등의 어학연수생이 가장 많지만.

가르치는 과목은 그야말로 다양하다. 프로그래밍, 의료보험 실무, 꽃꽂이, 경제/경영/회계, 기초과학, 어학 등등... 과목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충 3개월(8~9회)을 기준으로 150~250달러 정도를 받는다. 한 과목당 10~20명 정도가 수업을 듣고 강의수준도 일정수준 이상은 된다. 물론 우리 회계과목 선생이 수업 첫날 실토한 것처럼 이 Extension 과정이 (주차비와 함께) 대학의 크나큰 돈줄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같지만.

어쨌거나 나는 그 중에서도 Certificate Program인 Business Management 과정을 듣고 있다. (우리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과정이 이 과정이다) 총 2쿼터, 6개월을 수강하는데, 앞의 3개월은 공통과목, 뒤의 3개월은 전공과목이다. 전공은 인사(HR), 마케팅, 금융, Pre-MBA 등 4개로, 우리회사 연수자들은 대개 (짧은 영어 때문에) 금융을 선택한다. 나 역시 별다른 고민없이 금융을 고르긴 했는데 지금 보면 모두 (비영어권 학생들이라) 영어실력 뻔한 마당에 관심분야인 인사나 마케팅을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Business Management 과정은 International Student를 위한 패키지과정으로, 1쿼터(3개월)당 4~5개 과목을 묶어서 진행되며 학생구성도 큰 변동 없이 '같이' 간다. 경우에 따라 간혹 별도수강생들이 함께 듣는 과목도 생기긴 하지만, 대개는 개강 첫날 만난 동급생들이 쿼터 끝까지 수업을 같이 듣는다.

6월말 ~ 9월초까지 진행되는 1쿼터는 앞서 말한대로 공통과목이다. 회계원리, 조직행동론, 인사관리기초, 상법, 마케팅 등 5과목에 프로그램 디렉터가 진행하는 특별수업 등 총 6과목을 듣는다. 하루에 1~2과목씩 주 4일 수업이며, 목요일 하루는 윗 동네에 있는 별도 캠퍼스에서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차를 몰고 나간다. (보통은 학교까지 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다니는데, 학교 학생증을 제시하면 무료탑승이 가능하다. 버스간격이 20~30분에 달하는 게 문제지...)

학생들은 나를 포함해 16명 정도다. 브라질과 일본학생들이 각각 5명, 4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그 외에 인도가 둘, 한국, 프랑스, 터키, 덴마크, 슬로바키아 등이 각각 1명씩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심모씨한테 포르투갈말 좀 배워둘 걸)

나처럼 회사에서 보내줘서 서른 넘어 노구(老軀)를 이끌고 온 사람은 없고, 자기 나라에서 2~4년 정도 직장생활 하다가 퇴직하고 공부를 더 하러 온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 그 정도 경력 있으려면 30대 훌쩍 넘길텐데, 다들 많아봐야 20대 중반이라는 것도 신기하지만, 그들이 그만 둔 직장이 ABN AMRO나 Bear Sterns, IHI 같이 유명한 곳이라는 사실은 더 놀랍다. (그만큼 노동유연성이 높아서 그런 건가?) 뭐, 이들도 모국 돌아가서 직장 새로 잡을 생각하면 스트레스 받는 건 마찬가지긴 하지만.

다들 수업을 비슷하게 들어서 그런지 1개월 보름쯤 지난 지금은 다들 친하다. 특히 브라질 학생들은 덩치도 크고 자기네들끼리 잘 뭉쳐다녀서 처음에는 가까워지기 어렵겠다 싶었는데, 역시 성격이 화끈하고 유쾌해서 그런지 요새는 잘 지낸다.

그래도 가장 편한 건 아무래도 일본 학생들이다. 언어구조가 비슷해서 그런지 어설픈 내 영어를 가장 잘 알아듣는게 그들이고 사고방식도 유사하기 때문이다.

......

처음에는 내가 수업 간 동안 집에만 있던 집사람도 얼마전부터는 Extension 프로그램에 등록하여 같이 학교를 다니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월요일 저녁에 있는 Drawing 수업을 듣는데 나는 월요일 수업이 없기 때문에 집사람 수업이 끝나는 시간에 차를 몰고 데리러 간다. 어두컴컴한 UCSD 캠퍼스 내 주차장에서 라디오 하나 켜놓고 집사람 기다리고 있노라면, 십 몇년 뒤, 내 자식이 학원 다닐 때 밤늦게 차로 데리러 가는 기분이 이렇지 않을까 상상하곤 한다.

이 Drawing 수업이 중반에 접어드는 8월쯤부터는 집사람도 강의를 하나 더 듣는다. 일본식 꽃꽂이인 Ikebana라는 것인데, Drawing과는 달리 이 분야는 완전 초보자인지라 꽃만 죽이는 게 아닐지 조금 걱정이 된다.

이 Extension 프로그램 외에도 집사람은 낮시간에 이것저것 많이 하며 시간을 보낸다. 빌라 내 공용시설인 수영장에서 수영도 하고, 오늘 같은 수요일 저녁에는 클럽하우스에서 요가수업도 듣는다. 가끔 물어볼 게 있으면 빌라사무실에 가서 애쉴리와 졸리라는 이름의 상담원들과 수다도 떨고 오는 모양이다.

......

주말 중 하루는 내가 다음 주까지 제출해야 하는 숙제를 위해 둘 다 집에 있곤 하지만, 가급적 가까운 곳에라도 많이 다니면서 오복이가 태어나기 전까지 둘만의 시간을 즐겁게 보내려 노력하고 있다. 그게 여의치 않으면 하다못해 밤에 노트북 컴퓨터로 영화라도 보면서 재미있게 지내려 한다.

샌디에고에서의 생활은 이렇게 즐겁고 평화롭게 지나가고 있다. '내 인생에서 그런 날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되뇌였던 선임자들 말을 하루하루 실감하며, 구름 한점 없이 파란 샌디에고의 평화로움과 International Friends와의 유쾌한 시간들을 마음껏 즐기고 있다.

2009/07/30 16:32 2009/07/3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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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방문자  | 2009/07/31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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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8/01 13:44
아 오타 쫌!!!! ^^;
비밀방문자  | 2009/08/01 11:50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2009/08/01 13:43
한국에서 경제/경영학과 다니셨다면 그다지 어렵진 않아요. 하지만 회계원리 같은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과목은 조금 불친절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비전공자에게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매 수업마다 숙제도 있고, 그룹프리젠테이션도 있고, 2쿼터에는 120시간의 인턴십 과정도 이수해야 하고... 정식학위가 아닌 수료증(Certificate) 한 장 받기 위한 과정치고는 어느 정도 성실함과 노력을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더 궁금한 점 있으면 메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비밀방문자  | 2009/08/01 21:24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2009/08/03 09:20
hjyun77@gmail.com 입니다.
비밀방문자  | 2009/08/03 14:55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비밀방문자  | 2009/08/03 15:43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2009/08/03 15:48
우와...차장님, 오늘 정말 저도 차장님 생각이 났었는데...!!!! (진짜에요 ㅠㅠ) 이렇게 글까지 남겨주시다니... 가는 날까지 건강하시고... 역시 뭔가(?)를 기대해주세요. (블로그시간은 설정에서 미국시간으로 바꿔놔서 그렇습니다. ^^;;; )
  | 2009/08/03 15:49
수정 완료 -_->
montreal flower delivery  | 2009/10/19 05:27
회사에서 저렇게 보내주는군여 좋네여
  | 2009/10/19 13:45
회사에 충성해야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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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없는 월요일은 번잡한 주말보다 놀러다니기 좋은 날이다. 샌디에고 다운타운 항구에 있는 USS Midway 항모(=항공모함)박물관을 찾은 것도 월요일이었다.

미드웨이는... 아시다시피 태평양함대의 주력으로 우리(모델러들에게만?)에게도 친숙한 항공모함이다. 2차 대전 직후인 1945년 취역하여 1992년까지 만 47년 동안 운용되었고 보수공사를 거쳐 2004년도 샌디에고 항구에서 박물관으로 재취역(?)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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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쌀쌀해서 파란 후드재킷을 걸치고 갔는데, 주차장에 노란차, 빨간차가 있더라. 뒤에 미드웨이도 찍을겸 해서 인증샷 한 장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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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는 격납고부터 시작되고, 약 60개의 관람물을 돌아다니며 보게 돼있다. 가장 먼저 들르게 되는 곳은 Forecastle이라고 부르는 앞갑판부분이다. 저 뒤에 보이는 거대한 쇠사슬들이 바로 항모 미드웨이의 '닻'이다. 사슬 하나가 내 몸무게만한 160파운드(72킬로그램)란다.

목에 건 것은 오디오 투어 키트. 각 관람소마다 번호가 매겨져있는데, 투어키트에서 번호를 누르고 Play 버튼을 누르면 그 장소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일본에 주둔했던 역사가 있어서인지 일본어로도 제공이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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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들 숙소. 사진 찍은 곳은 초급장교 숙소여서 조금 넓었는데, 선원들 숙소는 3단 침대로 훨씬 더 비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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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마네킹을 세워놓고 활동장면을 재연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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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룸. VFA-151 비질란티즈를 만들어본 사람으로서 이 곳을 그냥 지나칠 수야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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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로 한쪽 벽에는 미드웨이를 거쳐간 비행대들의 패치가 붙어있다. 단순히 전투비행대만 있는 게 아니라 공격비행대, 전자전비행대, 대잠비행대 등 모든 비행대가 다 있으니 한 번 살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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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같은 내부관람을 마치고 잠시 투어의 시작인 격납고로 나왔다. 격납고에도 기념품샵, 카페테리아를 비롯, 이런저런 전시물들이 많았는데, 아무래도 좀 전문성 없이 늘어놓은 느낌이 강하다.

그 중에서도 그나마 볼만했던 것이 바로 이 사출좌석 콜렉션. 집사람은 자기가 앉은 의자가 유사시에 하늘로 슝- 튀어오르는 기상천외한 의자라는 것을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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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놀이동산 밤바카 수준이긴 한데...^^;; 그래도 좋아하는 기체라 안 타볼 수가 없었다. A-7 코르세어 조종석. 아마 바스터브만 갖다놓고 겉에는 FRP 같은 것으로 대충 만들어놨지 싶다. 경공격기답게 실제로는 조종석이 굉장히 좁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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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판 위로 올라와 비행기 전시물들을 보려하니 비가 흩날렸다. 샌디에고에서 비오는 날 만나기란 굉장히 드물다고 하는데... 아무튼 조금 보다가 내려가서 내부관람 좀 더 하고 날씨 갠 다음 다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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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캣은 실제로 보니 떡대가 참 장관이었다. 왜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전투기라고 부르는지 알 것도 같았다. 기관포 부분을 투명패널로 처리하여 안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한 것은 인상 깊었지만, 수직미익 좌, 우, 내측/외측으로 부대마크를 다 다르게 그려놔 원 소속을 알 수 없게 한 것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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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항공모함에서 운용되지 않는 어그렛서 호넷을 항공모함 갑판 위에 전시해둔 것도 좀 깨는 부분이긴 한데... 칙칙한 로우비지 스킴의 함재기를 정직하게 갖다놓는 것보다는 튀어보이는 맛이 있어 색달라보이기도 한다. (톰캣, 호넷, 다들 난생 처음 보는지라 보는 것만으로도 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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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에 사용되었던 팬서. 실제로 보니 정말 작다는 걸 알게 됐다. 물론, 사진 찍은 집사람이 파란 재킷과 잘 어울린다고 저 앞에 서보라고 해서 찍은 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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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모 훈련용 고스호크가 도입되기 전까지 쓰였다는 T-2 벅아이(Buckeye). 실제 탑승해볼 수 있는지라 갑판 위 전시물 중 가장 인기있는 기체가 아니었나 싶다. 애들이 줄을 서있어서 타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렸고 사진 찍으면서도 기다리는 애들 눈치가 보여 잽싸게 나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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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인께서는 갑판소방차에 탑승...;;; 이걸 남편이 코딱지만한 플라스틱으로 만든 적이 있는데 아시려나 몰라? 서울 집 장식장에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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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갑판 바로 밑에 위치한 출격대기실에서 한 컷. 전투비행대, 공격비행대 등 비행대별로 출격대기실이 있는데 그 중 전투비행대 대기실에서 한 장 찍었다. 탑건, 에이리어 88 등에서 느꼈던 긴장감이 다시금 되살아나는 듯 했다...라고 말하면 너무 오바인가?
2009/07/14 13:08 2009/07/14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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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  | 2009/07/22 17:07
오호~이건 그래도 뉴욕에 있던 인트리피드보다는 좀 나은 것 같네요. ^^
근데 저 어그렛서 호넷은 예전에 미라마에서 충돌사고 났던 그 녀석 아닌가요?
어쨌든 부럽~ ^^
  | 2009/07/22 17:41
제 기준에서 샌디에고 동물원에 이어 두번째로 볼만했던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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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새 사진 좀 찍어둔 게 있는데 정리할 겸 해서 한꺼번에 올려본다.

이전에는 여행을 가거나 하면 찍은 사진들을 날짜별로 정리해서 순서대로 올리곤 했는데, 나이가 드니 이렇게 대충대충하게 되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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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 후 첫날은 여관에서 묵었다. 1박 잘 하고 아침 먹고 체크아웃하고... 차 몰고 본격적으로 집 알아보러 떠나기 직전인데, 여관 주차장에 서 있는 나무가 너무 예뻐보여 한 컷 찍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모든 게 다 잘 풀릴 줄 알았는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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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털어놓은 것처럼 집 구하기가 쉽지 않아 무척 고생을 했다. 대략 8~9군데 돌아다녔나...? 어렵사리 지금의 집을 구해 들어갔는데, 입주한지 얼마 안 돼 찍은 사진이다. 아파트먼트 빌라 단지내에 뭐가 있나 돌아다니다가 클럽하우스와 풀장이 있는 걸 발견하고 클럽하우스 2층에서 한 컷 찍었다. (옆에 쓰레기통이 서 있는 게 좀 그렇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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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는 샌디에고 동물원 사진이 주루룩~ 나간다.
어느정도 자리가 잡힌 뒤, 아직 학기 시작하기 전, 수업 없는 월요일에 동물원에 갔다.
먼저 투어버스에 올라타 동물원을 한바퀴 돌아본 뒤, 자세히 보고 싶은 곳을 걸어다니는 식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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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타롱가 동물원에서 코박고 자고 있던 코알라는 여기서도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습성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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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서울대공원에서도 유인원 우리에 대한 풍부화(enrichment; 동물원내 동물들의 거주지 환경을 자연상태와 유사하게 마련해주는 것)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데,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곳이 바로 이 샌디에고 동물원이다. 오랑우탄, 고릴라 등 예민한 유인원들의 우리를 직접 보고나면 과연 명불허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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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북극곰이 물가에 엉덩이를 들이밀고 있어 뭔가 했더니 응가를 거침없이... 온 관람객들이 깔깔대고 난리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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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고 동물원의 명물, 자이언트 판다. 이걸 보기 위해 판다 우리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입장하곤 한다. 긴 줄에 비해 보는 시간이 짧아 조금 허탈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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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갔을 때 '코끼리 오디세이'라는 테마전시를 하고 있었다. 코끼리 화석이나 모형들을 이용해 코끼리가 진화해온 양상, 코끼리와 가까왔던 역사속 친척동물들과 같은 내용을 전시하고 있었다. 지금은 멸종된, 북아메리카 사자 모형 앞에서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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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는 라 호야(La Jolla) 해변에서 찍은 사진 몇 장.

우리가 사는 곳은 샌디에고 북쪽에 위치한 라 호야(La Jolla)라는 지역이다. 내가 공부하는 UCSD가 위치해있고 아름다운 해안으로 유명한 곳이다. (미국내에서 손꼽히는 부촌이기도 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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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바다사자와 물개가 많이 사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사진 뒤의 돌섬에 누워있는 것들이 모두 바다사자와 물개들이다. (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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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사자와 물개가 하도 많다보니 수심이 얕아 어린이 수영장(Children's Pool)이라고 불리던 이 백사장에까지 요놈들이 쳐들어오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결국 지금은 사람의 접근을 차단하고 아예 바다사자와 물개 보호지역으로 만들어놨는데, 이런 조치에 대해 가족을 중시하는 사람들과 환경론자들 사이에서 찬반이 팽팽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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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사자와 물개가 백사장에 접근할 때 좀더 잘 볼 수 있도록 콘크리트 관람로(?)를 만들어 백사장을 아예 만(灣)으로 만들어버렸다. 바다 한가운데(?)다보니 파도가 세게 치면 쫄딱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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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5~6시쯤인데 해가 안 지고 아직 밝다. 날씨도 선선하고... 이 해변에 사는 사람이라면 정말 천국이 따로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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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또 다른 사진. 옐로페이지(전화번호부)를 뒤져 샌디에고 모형점을 몇군데 알아내서 순례(?)를 해봤는데 영 마땅찮더라. 그 중에 한 곳에 들어가서 물건구색을 살펴보고 실망한 내 모습을 어부인께서 한 장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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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라호야 해변에 위치한 버치 수족관(Birch Aquarium)이라는 곳이다. 사실 규모가 그렇게 크진 않은데 UCSD에 바로 붙어있다보니 가볍게 다녀오기 좋은 곳이다. (물론 11달러 가량 하는 입장료는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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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모 친척뻘 되는 물고기도 한 마리 발견. (이런 사진은 역시 집사람의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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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관 내부 관람을 마치면 외부관람로로 나오게 되는데 작은 규모지만 해변이 보이는 곳에서 가족들이 오손도손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잘 꾸며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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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관을 나오면서 수족관 앞에 있는 고래 꼬리모양의 조형물에서 마지막 한 컷. 고래 꼬리 위에 앉은 갈매기는 물론 실물(^^)이다. 해변에서 날아온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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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샌디에고 다운타운 서쪽에 있는 코로나도 섬에서 찍은 사진이다. 다운타운 항구에 정박해있는 미드웨이 항공모함 박물관(별도 게시 예정)에 갔다가 휴식차 들른 곳인데 100년이나 됐다는 코로나도 호텔 등 꽤나 클래시컬하고 고아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곳이었다. (뒤에 보이는 빌딩들이 샌디에고 다운타운)

아무튼 이렇게 잘 지내고 있다...^^;;
2009/07/10 17:15 2009/07/1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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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프  | 2009/07/11 12:13
잘 지내고 계시군요. 모형점에는 취향인 물건이 없었던듯? ^^;
  | 2009/07/11 13:41
모형점이 신제품 입하 같은 것에는 전혀 관심없이 영업하는 것 같더라구요. 개업할 때 들여놓은 제품 갖고 계속 장사하는 듯...-_-;;; 그나마 철도모형이나 RC쪽은 좀 영업이 되는 것 같던데 스케일모형쪽은 정말 볼 게 없더군요. 샌디에고 항구에 정박해있는 USS 미드웨이 박물관이 훨씬 더 낫습니다.
뽀~*  | 2009/07/11 14:22
오호~이제는 업데이트가 정상화...^^
근처에 있는 IPMS 모임에 나가보면 좋을 듯...모임을 통해 알아보는 게 알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 같네요.
옐로우 페이지는 광고료랑 연결된 것 같아 웬지 믿음이 가지 않더라는...
코알라를 보니 쟤네는 항상 태업상태인 듯...하는 생각이...^^;;
  | 2009/07/11 17:28
이번 7월인가...샌디에고 IPMS에서 쇼가 있는데 자동차 위주 전시회더라구요. 집사람 출산이 임박해 있는지라 오하이오에서 하는 IPMS 내셔널은 물론이고 오렌지카운티에서 하는 오렌지콘도 가보기 어려운 상황이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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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고에 도착하여 잘 지내고 있다.
(셈해보니 어느덧 열흘이나 지났네~)

6월 17일 오후 2시 비행기로 한국을 떠났는데
시차 때문에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시간이 6월 17일 아침 10시였다.
2시간 동안 샌프란시스코에서 머물며 입국심사를 받고
국내선을 타고 다시 2시간 더 날아가 샌디에고에 도착했다.
결국 샌디에고에 도착한 시간도 출발시각과 똑같은 6월 17일 오후 2시.
하루 벌었다는 느낌이랄까.

도착하고나서 가장 먼저 챙긴 것은 바로 자동차휴대폰이었다.

차 없이 못 다니는 나라라는 얘길 하도 많이 들어
샌디에고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자동차를 렌트하러 갔다.

한국에서 예약한대로 렌트카업체가 공항까지 픽업 나와 준 덕분에
그 길로 바로 렌트카회사로 가서 흰색 기아 옵티마를 싼 값에 장기렌트했다.
짐도 많고 아이도 생길 거고 해서 한국에서 몰던 아반테보다 조금 큰 차를 골랐는데,
한국인 직원이 계약에 없던 GPS 내비게이션까지 달아주어 더 고마웠다.

(처음에는 지도책을 사서 보고 다니려고 했는데, 열흘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니
GPS 내비게이션 없었으면 여기를 어떻게 운전하고 다녔을까 싶을 정도로 잘 쓰고 있다)

차를 렌트한 다음, 근처에 있는 한국인 마켓 내 휴대폰 대리점에 가서 선불폰을 개통했다.
대리점이 입주해있는 마켓에서 간단히 해먹을 수 있는 햇반 같은 것도 좀 사고...

그러고보면 도착하자마자 한인네트워크의 도움을 톡톡히 받은 셈인데,
이처럼 이역만리 타지에 처음 와서 교포들이 없었다면
과연 이렇게 편하게 타지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을까 고마운 생각이 들다가도
휴대폰 대리점이 입주해있는, 시온(Zion)이라는 이름이 붙은 한인마켓의 이름을 보고는
미국에서도 지나치게 거칠고 공격적으로 들리기 십상인 저 이름을
큰 상점의 이름으로 사용할 수 있었던 우리 교포의 대담함이랄까, 배타성이랄까,
뭐 이런 것들에 대해 묘한 상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어쨌거나 21세기 현대사회에서 필수적인 교통(차), 통신(휴대폰) 수단을 갖추고 나서야
우리는 비로소 피곤한 몸을 뉘울 여관을 찾아 떠날 수 있었다.

이미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1박을 예약해둔 여관이 있어
주소를 GPS에 찍고 운전하고 가면 쉽겠거니 했는데
이게 웬걸, 본격적으로 운전이 시작되니 주변 차들의 속도도 빠르고
(미국에서 쓰는 시속 마일(M/hr)은 한국의 시속 킬로미터(Km/hr)보다 1.6배 빠르다)
한국에서 GPS를 써본적도 없거니와 이 녀석이 영어로 말하는 데에 당황하여
여관을 훌쩍 지나치는 바람에 후진등을 켜고 슬금슬금 역주행을 하며
자동차 천국 미국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뤄야 했던 것이다.

그렇게 간신히 여관에 들어가 짐을 풀었는데
아무래도 임시거처이다보니 제대로 된 집을 구해야할 일이 신경쓰였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한국에서 봐둔 몇군데의 집 중 하나를 가보자 해서
다시 차를 몰고 학교 근처 주택가로 이동...

점찍어둔 집에 가봤더니 사회보장번호가 없다고 보증금을 2~3천달러나 요구하더라.
우리는 사실 보증금 생각도 안하고 와서 이걸 어쩌나 하고
고민을 가득 안은채 여관으로 복귀...

피곤하고, 힘들고, 배고프고... 에라 모르겠다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자 하고
침대에 엎어져있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한글... 바로 옆에 한국식당이 보이더라.

대충 햇반 먹고 때우자는 집사람을 졸라
한국식당에 가서 불고기나 좀 먹을까 했더니 음식값도 정말 살인적.
결국 집사람은 우거지갈비탕, 나는 냉면 하나씩 먹고 아쉬운 배를 달래야 했다.

다음날 여관 체크아웃을 하고 본격적인 집 구하기에 나섰는데
학교 근처에 수많은 아파트먼트 하우스나 빌라들을 돌아다녀봐도
대체 당일자로 입주 가능한 집이 하나도 안 나오는 거다.
UC San Diego 여름학기가 아직 덜 끝나서인지 7월에나 가야 입주가 가능하다는 말 뿐...

하루종일 근처의 집들을 샅샅이 뒤져 (대충 8~9군데 돌아다녔던 듯)
간신히 가격대가 맞고 보증금도 적당한 수준의 당일입주 가능 빌라를 찾았다.
모든 짐을 집 안에 던져놓자마자 몰려오는 피곤함...
그나마 집사람이 기운을 내 짐 속에서 이불을 꺼내 덮고 잤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가구 하나 없이 카페트만 깔린 텅빈 집에서
집사람과 나 둘이서 노숙자처럼 퍼져 잘 뻔했다.

.......

쓰다보니 길어졌는데 -_-;;;
어쨌거나 이렇게 집을 구해 입주하기까지의 과정을 주절주절거려봤다.
이후로 4~5일간 은행계좌를 열고, 인터넷을 개통하고, 자잘한 가재도구를 마련하고 하면서
우리는 생각보다 빠르게 안정적으로 정착해가고 있다.

학교도 엊그제부터 개강을 해서 나가봤다.
비록 한국사람은 나 하나밖에 없지만 다들 학력, 업무경험, 영어수준들이 높아
적당히 긴장도 되고 좋은 것 같다.
이런 사람들 사이에서 나태하게 지내고 싶지 않다는 각오 같은 것도 생기고..

아직 의료보험 문제가 완벽하게 매듭지어지지 않아 집사람 출산문제가 걱정되고
생활비가 너무 높아 힘들다는 문제가 있긴 한데... 잘 되길 바랄 뿐이다.

아무쪼록 잘 지내고 있다. ^^;

PS : 여기서 한국뉴스를 보니 여전히 가관이다.
여기에 말하긴 어렵지만 웃긴 일도 많은 것 같고...
정말 더 있었으면 힘들었을 것 같은데,
남아있는 사람들에겐 미안하지만 적당한 시기, 임계점에 다다르기 전에
한발짝 떨어져있을 수 있어 다행이다 싶다.

2009/06/27 13:35 2009/06/2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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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만이  | 2009/07/01 10:56
재미있네요. 계속 글 쓰셔서 샌디에고에서의 생활이 잘 기록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기대~~ 공부 열시미 하시구요!
  | 2009/07/02 12:29
다...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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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올려놓은 것처럼 미국에 나가게 되었다.

2009.6.17(수) 14시 10분 비행기로 출국,
샌프란시스코를 경유하여 샌디에고에 2009.6.17(수) 12시 10분에 도착. (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디에고 캠퍼스에서 Business Management 6개월 과정 듣고
2009.12.18 돌아올 예정.

집은 두세군데 둘러본 뒤 자리잡을 예정이고
인터넷도 개통될 때까지 꽤 시간이 걸릴 것 같아
당분간은 현지 연락이 곤란할 듯...

모쪼록 별탈 없이 무사히 다녀왔으면 싶다.
나나, 집사람이나, 뱃속의 아기나.
둘이 나가서 셋이 되어 오게 생겼다. ^^;
2009/06/17 01:59 2009/06/17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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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근우  | 2009/06/18 13:56
건강히 잘 다녀오세요~ ㅠㅠ
  | 2009/06/27 13:37
잘 갔다올께요. 다녀오면 공사 F4에 더해 심사부 고참으로도 확실히 자리매김하고 계시겠죠?
비밀방문자  | 2009/06/19 13:12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2009/06/27 13:36
조언,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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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새 많은 일이 있었는데... 그거라도 잠깐 적고 가야지...

지난 목요일에는 회사 延法 동문회가 있었고,
금요일에는 부서 행사로 영화를 봤다.
(영화는 '프레스티지'. 역시 크리스토퍼 놀란과 크리스천 베일... 名不虛傳이더군)

이처럼 목요일, 금요일 내리 술을 마시는 바람에
토요일에는 집에서 영화나 몇 편 보면서 하루종일 뻗어지냈다.

그리고 오늘, 일요일에는 회사 동기 SH의 결혼식에 갔다왔고...
(생활의 대부분이 '회사'에 맞춰지는 것 같다. 좋은 거냐 나쁜 거냐?)
결혼식을 갔다가 인사동으로 발걸음을 옮겨 큰이모의 개인전에 들렀다.


장소는, 인사동 수도약국 오른쪽 골목에 있는 '윤갤러리'.
11. 8. 수요일부터 11. 14. 화요일까지 6일간.


우리 큰이모는 벌써 몇 차례의 개인전을 가진 바 있는,
인천 부평구(^^)의 문화예술계에서 나름대로의 지명도를 가지신 분이다.
뒤늦게 입문하신 미술이지만,
평탄하지만은 않았던 삶을 미술로써 보듬고 정리하고 계신 것 같아
뵐 때마다 항상 즐겁다.
(큰이모가 날 쫌 좋아하시지...)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딸만 아홉을 두셔서(...)
외가집은 무슨 행사만 했다 하면 심심하지가 않다.
이모들 중의 대빵인 우리 큰이모의 개인전인지라 역시 이모들이 총출동 했는데,
(아마도 이번달 이모들 모임은 여기서 해결?)
이모들 뿐만 아니더라도 인사동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한번씩 둘러보고 가곤 했다.

울 아부지에게 '휴대폰으로 문자 보내는 법'을 가르쳐주신 내공대로
울 어마마마는 그새 휴대폰을 꺼내 큰이모 그림들을 폰카로 찍고 계시다.
매번 필똥이만 찍지 마시고 이렇게 다른 것들도 좀 찍고 그러세요...ㅠㅠ

2006/11/12 23:12 2006/11/12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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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언론에서 소개를 많이 해서 그런지 요새는 자전거로 출퇴근하기가 붐인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자전거를 좋아라 했던 나로서는 괜히 심술도 난다. "난 옛날부터 좋아했는데...씨..." 뭐, 그런 마음.

항상 꿈꾸던 게 창원에서 그랬던 것처럼 우리집(사당역)에서 회사(광화문)까지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거였는데, 솔직히 마음 먹기가 쉽지 않더라. 여타 자전거 출퇴근족(族)들과 달리, 나 같은 경우에는 출근길이 한강을 가로 질러 차 많고 복잡한 도심을 통과해야 하니까. 그래서 여태까지 미적거리던 거였는데, 결과는 역시나 부정적이었다.

네거리가 발달되어 있지 않고 자연발생적인 곡형(曲形) 도로가 많은 강북의 특성상, 차로를 따라 달리더라도 자전거 통행은 위험하기 그지 없다. 가장 외곽차선으로 자전거를 몰더라도 우회전하는 차들이 많아 내 자리를 확보하기 쉽지 않고(용산, 서울역, 남대문 부근), 길을 하나 건너려고 해도 횡단보도가 네거리에 집중식으로 모여있지 않아 횡단보도를 찾으러 저 멀리 에둘러 가야하는 일(숙대입구)도 생긴다. 그렇다고 사람 많고 표면상태 안 좋은 보행자도로 위로 달리는 것도 위험하고... 우리 회사 위치상으로 자전거 출퇴근은 어렵겠다 하는 게 오늘의 결론이다. 그냥 청명한 가을날에 자전거를 타고 서울 시내를 한 바퀴 돌았다는 데 의의를 둬야겠다.

2.

오늘의 일정은 아래와 같았다.

시간 13:30 ~ 17:00

- 3시간 30분쯤 걸렸지만, 중간의 식사시간 30분을 제외하면 왕복 1시간 30분 가량 소요되었다. 인터넷 지도에서는 왕복 40~50분 정도면 충분하다고 하는데, 내가 좀 설렁설렁 페달을 밟은 걸 고려하더라도, 도로사정상 절대 그 시간 내에는 주파할 수 없다고 본다.

준비물 생수 500ml x 2개, 재생시간 빵빵한 mp3 플레이어

- 생수 500ml 짜리를 2개 준비하여 하나는 자전거 물통받이에, 하나는 베낭에 넣었는데, 설렁설렁 다녀서 그런지 생수 1통은 거의 먹지 않았다. 그래도 3시간 정도라면 2개를 들고 가는 게 안심이 될 듯.

- 3년전,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에서 샀던 아이팟 미니. 3년쯤 썼으니 이제는 배터리가 맛이 가서 1시간 연속 재생도 어려울 지경이었다. 그래서 운동을 오래 하면서도 재생시간 걱정 없이 빵빵하게 들을 수 있는 mp3p를 고르다가 소니 NW-E005를 알게 되었고, 지난 월요일에 구입하게 되었다.

플래시메모리 타입이지만 2G라 어느 정도 용량도 확보되고, 전용 프로그램인 소닉스테이지를 쓰면(사실 이걸로만 mp3 전송이 가능하다 ;;;) mp3를 다시 50% 정도로 압축하여 전송하기 때문에 실제 용량은 기존에 쓰던 아이팟 미니(4G)와 맞먹는 셈이다. 더구나 재생시간은 최대 28시간. 이제는 mp3p 언제 꺼질까 고민하며 운동을 중간에 그만 둘 필요도 없는 거다.

코스 (가는 길) 사당역 - 이수역 - 구반포 앞 한강시민공원 진입로 - 한강둔치 따라 노량진 한강대교까지 - 한강대교를 타고 도강(渡江) - 용산 - 숙대입구 - 서울역 - 남대문 - 서울시청 - 광화문 (지하철 타고 회사 가는 코스와 비슷하다.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는 최단거리인 듯)

구반포의 샛길을 따라 들어온 한강시민공원. 동작역 아래에 있는, 이번 자전거 여행의 시발점이다. 왼쪽이 노량진이고 오른쪽이 반포.


노량진쪽으로 자전거를 몰고 한강대교까지만 온다. 한강대교를 통해 한강을 건너서 본격적으로 도심에 진입해야 하므로. 한강대교 남단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전의를 불태웠다.


한강의 어떤 다리라도 '몸'으로 건너본 적이 없었다. 화석연료를 태우지 않고, 내 몸이 가진 정직한 에너지만을 갖고 정직하게 건너는 순간이었는데, 사진에서 보이듯 한강대교의 조금은 흉물스러운 모습이 기분을 반감시켰다.

이 한강대교는 1984년 현재의 이름으로 개칭되기 전까지 '제1한강교'로 불리었는데, 한강 최초의 인도교였다. 내가 내 몸으로 처음 건너본 한강다리가 한강 최초의 인도교였다는 것은 우연치고는 썩 재미있는 우연이다.


한강대교 오른쪽에서 바라본 풍경. 올림픽대로 밑으로 내가 달려온 한강시민공원 자전거길이 보인다.


언제나 그렇듯(...) 나의 사진들에는 자비심시간 개념이고 뭐고 없다. 그냥 내키는 대로 찍는다. 용산, 숙대입구를 건너뛰고 느닷없이 서울역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

이제까지는 눈치껏 차선을 따라 자전거를 몰 수도 있었지만 서울역쯤 되면 그게 아예 불가능해진다. 도로도 복잡해지고 자동차의 운전자들도 자전거의 느릿느릿한 속도를 헤아려줄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남대문'이었던 '숭례문'. 무슨 수문장 교대행사(?) 같은 걸 하고 있었는데, 가족 단위로 구경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가을하늘도 좋고 차로를 따라 달리다 힘들어진 나에게는 도로 위의 오아시스 같은 그런 곳이었다.


시청 앞 광장. 예수의 십자가 위 마지막 말씀까지는 아니더라도 '이제 다 이루었다' 소리가 절로 나오더군.


동아일보사 앞을 가볍게 돌아 우리 회사 앞까지 왔다. 이때 시간이 14:50 정도. 뿌듯한 기분도 잠시. 자전거 타고 회사까지 왔다고 누가 알아봐주는 사람이라도 없으려나 생각이 들었지만 역시 그런 건 하나도 없었다. 8천미터 산봉우리 정상을 정복한 산악인들도 이런 기분일까? '산이 거기에 있기 때문에 오른다'라는, 산악인들의 겸손한 자세에 비해 나는 아직 세속적인 걸까?

3.

코스 (오는 길) 서대문 (근처 김밥천국에서 한끼 해결) - 충정로 - 아현동 입구 - 공덕오거리 - 마포대교 - 한강시민공원 (여의도 ~ 구반포) - 이수교 - 사당역

돌아오는 길은 조금 다르게 해보았다. 신촌을 거쳐 양화대교쪽으로 와볼까도 생각했으나, 양화대교쪽으로도 한강시민공원으로 나올 수 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여 마포대교에서 내려오기로 타협을 봤다. 이대 앞의 야트막한 언덕길을 오르는 것도 이제는 좀 귀찮아졌고.


마포대교 위에서 바라본 여의도쪽 풍경. 자전거를 타고 한강시민공원을 통해 잠수교에서 여의도를 거쳐 마포대교까지 왔다갔다 한 적은 몇 번 있지만, 이렇게 마포대교 위에서 여의도를 바라보니 또다른 느낌이다.


오른쪽으로는 서강대교와 밤섬이 보인다.

4.

내가 자전거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것이 나를 정직한 방법으로 보다 멀리 데려가 주기 때문이다.

이반 일리히는 자전거를 "인간의 신진대사 에너지를 이동력의 한도에 정확하게 맞춘 균형 잡힌 이상적인 변환기"라고 표현했지만, 나는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정직한 교통수단"이라고 이해한다. 인터넷 지도에서 자전거로 1시간 거리라고 적혀있어도 내가 1시간 30분을 들여 간다면, 나는 아무도 탓할 수 없다. 내 몸이 낼 수 있는 한계로는 그 거리가 정확히 1시간 30분의 거리니까. 딱 내가 섭취한 양식, 내가 낼 수 있는 에너지의 범위 내에서 이동거리와 속도가 정해지는 방식. 자전거는 그래서 정직하다.

(좀더 운동을 열심히 하고 다리 근육을 길러 시간을 단축시켜보겠다! 라고 마음 먹는 것도 좋지만, 그런 욕심 갖지 않고 편안히 '그래, 난 1시간 30분 동안 가지, 뭐...' 하며 느긋한 마음을 먹는 게 자전거의 정직한 철학에 맞는 태도 같다)

한편으로, 자전거는 '멀리 가고 싶다'라는 욕구를 채워준다. 돌아오는 길을 정할 때 굳이 왔던 길을 다시 밟지 않고 서쪽으로 더 가보고 싶었던 것도 '좀 더 멀리 가보고 싶다'라는 바람이 컸기 때문이다.

서대문, 충정로, 아현동, 마포대교... 차창 밖으로만 스쳐보내던 그 모든 길들을 내 몸으로 정직하게 밟아가고 싶다는 것은, 어쩌면 생명이 가진 가장 원초적인 욕구의 하나인지도 모른다. 작게는 작은 벌레의 꿈틀거림에서부터, 넓게는 처음의 의도도 잊어버린채 계속 동쪽으로 동쪽으로 전진만을 거듭하다 숨을 거둔 알렉산더와 같은 위대한 정복자들의 야망에 찬 꿈까지... '더 가보고 싶다'라는 욕구는 내 마음 속에서도 부정할 도리가 없었던 거다.

하지만, 자전거는 그러한 욕구를 적절히 순화(馴化)시켜준다. '몸 앞의 길이 몸 안의 길로 흘러 들어왔다가 몸 뒤의 길로 빠져나갈 때, 바퀴를 굴려서 가는 사람은 몸이 곧 길임을 안다'라는 김훈의 말('자전거 여행' 중에서)처럼 자전거는 생명 본연의 확장 욕구를 생명 그 자신이 가진 범위 내에서 실현하도록 다스린다. 땀을 흘리며 페달을 밟는 순간, 자신의 몸이 길이 되는 순간, '확장에의 욕구'는 겸손해지고 자신과 두 다리에 정직해진다. 하지만 그 다스림과 정직함의 순치(馴致)가 끝났을 때, 자전거는 우리가 애초에 가졌던 부질없는 '확장에의 욕구'를 늦게라도 채워주는 신사다움도 갖고 있다. 완전한 욕망만을 용납하지도 않고, 완전한 희생만을 강요하지도 않는 것이다.

이수교를 거쳐 다시 우리 동네로 돌아왔을 때, 나는 문득 나의 건강한 다리와 허름한 자전거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비록 자전거로 출퇴근이 가능한지 알아보겠다 라던 처음의 계획은 부정적인 결과만을 보여주었을 뿐이지만, 내게 자전거 타기가 항상 그래왔듯, 오늘도 역시 자전거는 녀석과 같이 한 시간을 후회하지 않도록 깨달음을 주었던 거다.

2006/10/29 23:11 2006/10/29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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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  | 2006/11/01 10:03
자전거 출퇴근이라...^^
문득 서울 거리를 떠올리게 하는 글이었네요.
이런 맛에 여기 자주 오게 되는 건지도...

지금 제가 있는 네덜란드에선 자전거가 주요 교통수단이라...
온통 거리에는 자전거가 넘쳐나는 데다가 가끔은 자전거 폭주족(?)까지...^^;
그리고 튼튼하기로 소문난 유럽 여성의 전형인 네덜란드 여성들은
그 정직한 교통수단에 아이들을 앞 뒤로 둘씩이나 태우고도
유모차와 장바구니 한 아름까지 매단 채로도 쌩쌩 잘만 달리더군요.

아무튼

경주는 우리 삶의 극히 일부일 뿐입니다.
우리는 연습에 연습을 거듭합니다.
오직 한 가지 목표를 위해...완벽함...

라는 도요타 광고가 생각나게 하는 산악 자전거 매니아 친구가
암사동부터 일산을 단지 연습을 위해 왕복한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게 느껴질 따름입니다.
  | 2006/11/01 13:25
오늘도 들러주셨군요. ^_^ 감사합니다.

공부 중이신 것까지만 알았지, 네덜란드에 계신지는 몰랐네요. AviationMegastore에 주문할 게 많은데...ㅡㅡ;;;

아무튼... 유럽처럼 우리나라도 자전거의 가치를 이해하고 교통정책에 반영되는 일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자전거의 철학이란,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 때 가장 멋있는 거 같거든요.
이주환  | 2006/11/05 15:31
오~! 정말 자전거를타고 출퇴근을 하신다면 복장은 어떠신지요?
항상 교통사고에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정말 멋찐분이시군요.
mari  | 2009/09/17 00:30
안녕하세요, 저는 마포는대학에서 자전거 라이딩 수업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주 내용은 초보라이딩과 자전거의 법률 상식이고요, 관심있으실 것 같아 글을 남깁니다. 이번주 토요일에 하는데요, 꼭 한 번 들러주세요. ^^http://www.onoffmix.com/e/mapouniv/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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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처음으로 '회사출장'이란 걸 가봤다.

회사에 일이 산더미 같이 많아서 정말 가고 싶지 않았는데
'이제 짬도 되고 했으니 갔다오거라...' 라는 상사분들의 어명으로
눈물을 뿌리며(??) 홍콩과 태국에 갔다왔다.

홍콩은 우리 회사와 계약을 맺고 싶어하는 현지 Debt Collection Agency와의 협상을 위해 간 것인데
현지 담당자가 한국인이고 해서 별로 어려울 게 없었다.
3일간의 일정을 한국인 담당자께서 잘 보살펴주셔서 너무나 편한 출장이었다.


공항에서 내려서 한국인 담당자의 차를 타고 다운타운으로 들어가는 길.
그 유명한 침사초이 거리에 진입한다는 감격으로 차 안에서 한 컷...


호텔에 짐을 풀고 현지 기관과 미팅을 가진 후 오후시간에 빅토리아 피크에 올랐다.
HSBC, 중국은행 본사 건물들이 보이는 빅토리아 피크에서의 홍콩 정경은
소마가 그렇게도 놓치고 싶어하지 않던 아름다운 모습들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저 앞의 수많은 펜트하우스들이 웅변하듯
높은 인구밀도와 살인적인 집값으로 그렇게 낭만적이기만 하지는 않다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구룡반도 앞바다의 고즈넉한 모습도 보인다.
찌는 듯한 무더위와 습기만 아니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저렇게 언덕 위에 지어진 아파트들도 있다.
어느 도시에서나 언덕 위에 지어진 집들은 부자들의 소유일테다.


우리가 있던 곳은 피크 위의 어느 쇼핑몰 전망대였다.
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이던 곳.
(* 피크 = The Peak = 山頂, 빅토리아 피크를 가리키는 말이다)


피크 전망대에서 내려올 때는 피크의 명물 The Peak Tram을 탔다.
깎아지른듯한 산비탈 위를 오가는 궤도열차다.



트램 안에서 찍은 바깥의 모습.
경사도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실런지? ^^


저녁은 현지 기관 관계자들과 함께,
홍콩의 명물인(이젠 한물 갔나?) 선상 식당인 Jumbo (珍寶) 에서 했다.
피크도 그렇고 점보도 그렇고... 홍콩의 모든 일정은 정말
'수많은 영화와 사진을 통해 수백번도 더 다녀갔던 곳을 직접 확인하는' 그러한 여정과도 같았다.


푸짐한 저녁을 먹고 헤어지기 전 기념사진 한 컷.
왼쪽부터 현지 기관의 Operating Manager인 Mr. Raymond Ng,
이번 출장의 책임자인 신용정보팀 호인태 팀장님과 나,
그리고 현지 기관의 General Manager인 Ms. Deborah Ho.

같은 동행자인 신용사업팀의 이고운씨와 현지 기관 김정용 과장은 이 사진을 찍느라
여기에 담지는 못했다.


도착하자마자 현지 기관과 미팅을 하는 등 빡빡했던 첫째날 일정을 마무리하고
둘째날에는 잠시 홍콩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홍콩사람들은 늦게 일어난다더니, 역시 주말 오전시간의 홍콩거리는 한산하기 그지 없었다.




딤섬으로 늦은 아침 겸 점심을 먹고 Stanley라고 불리는 동네로 갔다.
가는 길에 댐과 저수지가 있던데, 참 아름답더라.


꼬불꼬불한 소로를 지나 드디어 Stanley에 도착.
한자로는 '赤柱'라고 하는데, 한국으로 치자면 진해처럼 작고 아담한 느낌이 나는 동네다.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바로 이 재래시장 때문이다. 남대문시장 입구를 닮았다.





재래시장 구경을 마치고 동네 앞의 바닷가로 나왔다.
가끔 소나기가 오락가락 하긴 했지만 한가한 풍경이 마음에 들었다.


왼쪽에 보이는 붉은지붕의 건물은 예전에 감옥으로 쓰이던 곳이라던가?
바다로 둘러싸인 외딴 곳의 감옥, 하지만 지금은 유명한 관광지가 된 Stanley의 내력에서
미국의 알카트래즈 감옥을 떠올리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한바탕 폭우가 내렸다.
차 유리에 내린 빗방울은 오래전부터 내가 사랑해온 피사체이기도 하지만,
주위를 둘러싼 마천루들을 어쩐지 더 아름답게 보이게 해 더더욱 놓칠 수 없었다.


이것이 최근에 건설된 국제금융센터(IFC) 건물.
홍콩에서 제일 높은 건물이라지만, 주변경관과 조화가 되지 않아 비판의 소리도 높다고.
부근에 이와 똑같지만 이보다 낮은 IFC 1 건물이 있다.
즉, 이 건물은 IFC 2 건물이라는 말씀.


IFC 앞의 작은 광장에서 만난 설치작품들.


이곳으로 온 이유는, 역시 홍콩의 명물인 유람선을 타기 위해서다.


뱃시간이 되기 전까지 주위를 둘러보다 눈에 들어온 홍콩시청 건물.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중국정부는 향후 50년간 홍콩의 모든 체제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는데,
과연, 50년 뒤 홍콩은 또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


자... 배가 들어옵니다...



비가 들이쳐 유람선 관광이 즐겁지만은 않았다.
2시간 동안 배멀미(?)와 비바람과 싸우다보니 구석에 앉아 졸기까지 했는데
그 와중에도 저 사람은 걸레로 배 위의 빗물들을 닦아내고 있었다.



2시간의 유람선 관광을 마치고 다시 출발지로 돌아왔다.
지난번 유럽여행 때도 그랬고, 이젠 뱃놀이가 지겨울 지경...-_-;;



홍콩은 밤이 아름다운 거 같다. 홍콩의 야시장 모습.

.........

일요일 오후에 홍콩을 떠나 태국 방콕으로 향했는데
태국에서는 사진 찍을 여유가 거의 없었다.

방콕은 이미 작년에 아프리카 갔다 오면서 stop-by로 한나절 둘러본 바가 있는데다
태국에서 내가 해야할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같이 갔던 팀장님과 이고운씨는 괜찮았지만
태국에서의 나는 업무 스트레스 때문에 주위를 둘러볼 여유조차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이번 방콕에서 머문 호텔은 마음에 들었다.
차오 프라야 강인가? 그 강기슭에 있는 Marriott Resort & Spa 호텔이란 곳에 묵었는데
강을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도 있고 모든 게 괜찮았다.
방콕 도심에서 멀다는 게 가장 큰 단점...


방콕 도심, National Stadium 앞의 MBK라는 쇼핑몰에서 본 팔자 좋은 멍멍이.
얘도 더웠겠지만 나도 더워 죽는 줄 알았다.
미팅일정이 빡빡해서 하루종일 양복까지 입고 다녀야 했으니...ㅠㅠ
2006/09/14 23:05 2006/09/14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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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s  | 2006/09/17 01:14
이게 출장이야? ;;;
  | 2006/09/17 01:50
그럼 이게 출장이지 뭐야...;;;
woo  | 2006/09/18 11:46
일관련된 픽쳐는 하나도 없넹...오전오후저녁 모두 관광사진일세..ㅎㅎ 부러워용~
  | 2006/09/18 13:01
일 할 때는 사진을 못 찍지, 이 사람아...ㅡㅡ;;
qus  | 2006/09/24 14:35
알리바이까지 완벽하시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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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정말 역마살이 단단히 끼었는지
계획에도 없던 출장을 느닷없이 가게 되었다.

2006. 9.8 (금) ~ 2006. 9. 13 (수) 홍콩, 태국

홍콩에는 내 일 때문에 가는 게 아니라서 마음이 그리 무겁지 않지만
태국은...흑흑...

홍콩 가서 빅토리아 피크를 올라보고 싶구나. -.,-
2006/09/07 13:18 2006/09/07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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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홍  | 2006/09/09 03:26
지금 출장중이시네요. 일도 열심히 구경도 많이 하고 오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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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쯔부르크에서 나와 마지막 국가인 체코로 향한다.
하지만 프라하까지 가기는 너무 멀어
오스트리아-체코 국경에 있는 '체스키 크룸로프'라는 작은 마을에 들르게 된다.

프라하로 가는 경유지였기 때문에 현지 가이드는 붙지 않았는데
우리팀 인솔자가 말해준 비사(秘史)가 재미있다.

원래 여행사, 관광회사는 새로운 관광지나 루트를 개발하는 데 돈이 많이 들지만
한국의 여행사들은 그러한 투자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댄다.
일본의 여행사들이 워낙 여행루트를 잘 개발해놔서 그것만 졸졸 따라가며 상품을 개발하면 그만이라는 거다.
이 체스키 크룸로프 역시 10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인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지만
세계 곳곳을 여행 다니는 일본인들이 루트를 뚫어 놓으면서 한국인들의 관광명소로도 거듭나게 되었단다.


이곳은 14~16세기 보헤미아 왕국의 수공업, 상업 중심지였단다.
한때 산업화에 뒤쳐져 쇠퇴의 길을 걷다가 1990년대 개방화의 물결을 타고 다시금 부흥하고 있다는데...


마을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아름다운 곳.
옛 보헤미아 왕국의 낭만적이고 자유로운 흥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듯 하다.



본격적인 마을 탐험(?)을 시작하기에 앞서 숨을 고른 마을 광장에서
보헤미아 왕국의 특산품, 크리스탈 공예품들을 찍어봤다.


제 아무리 사진에 소질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이곳에서는 셔터를 누르는대로 한 폭의 풍경화가 되고 만다.



산 위의 체스키 크룸로프성으로 올라가는 길.
마을을 가로지르는 작은 강(이래봬도 '블타바 강'이라는 어엿한 강이다)이 예쁘다.



이곳의 영주는 안타깝게도 성을 짓는데 돈을 다 써버려서
외벽을 이렇게 '그림'으로 땜질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
그림대로 완성되었다면 제국의 황제나 가질 수 있을 법한 정말 아름다운 성이 되었을텐데
역시 현실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는구나 싶었다.



성내 광장과 성탑을 잇는 구름다리 아래에는 이처럼 작은 동물원(곰 우리)이 있다.
'황제의 영토가 얼마나 넓은지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동물원의 역사처럼
이곳의 영주도 자신의 힘을 뽐내고 싶었던 것일까.



성벽 사이로 보이는 아름다운 마을의 모습.




성 꼭대기에 있는 정원으로 올라가는 길.



체스키 크룸로프성 구경을 마치고 출발점인 광장으로 다시 내려왔다.
광장 한켠에 '고문박물관'이라는 곳이 있어 내 호기심을 끌었다. (나 변태?)

유명한 관광지에 많은 '작은 사설박물관'인데
입구에 들어가니 광장에 북적이던 사람들은 온데간데 없고 을씨년스러운 홀 안에서
중세시대의 마녀를 닮은 퀭한 눈의 할머니가 입장료를 받고 있다.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하는 무표정한 할머니의 표정에 괜히 주눅부터 들어 (영업전략인가?)
엉성하게 회칠을 한 지하실로 내려갔다.
찌는 듯한 밖의 날씨와는 달리 갑자기 소름이 돋을만큼 추워졌다.


내부에는 이렇게 밀랍인형으로 중세시대의 고문장면을 재현해놓기도 했고
아래와 같이 당시에 실제로 쓰이던 고문기구들을 전시해놓기도 했다.


안쪽에 못이 박힌 팔, 다리 고문기구.


손가락 고문기.


팔, 다리에 무게추를 달아 가랑이를 찢는 기구...-_-;;


바늘의자...-_-;;


헉....

이상한 분위기에 뒤를 돌아보니
여태동안 길을 잃지 않기 위해 더듬거리며 짚어왔던 벽 한쪽이 저렇게...-_-;;;


의외로 넓고 잘 꾸며놓은 고문박물관을 혼자 돌아다니다보니 기분이 으스스해졌다.
빨리 밖으로 나와야지...

어쨌거나 이렇게 여기서 점심을 먹고 또 프라하로 3시간 가량 버스를 타고 갔다.
마지막 목적지이자 우리가 동유럽 여행을 시작했던 출발지.


본격적인 여행은 내일 하도록 하고
오늘은 이른 저녁을 먹고 희망자에 한해 프라하 야경을 구경하는 정도로 마무리 짓기로 했다.
나는 마지막 일정을 앞두고 귀찮아져서 프라하 야경을 보러 나가지는 않았지만,
저녁밥을 먹으러 도심을 걷는 것만으로도 벌써부터 이 도시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신문, 잡지 등을 파는 가판대(키오스크)마저도 이처럼 잘 꾸며놓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내 눈을 끈 것은 바로...


'공산주의 박물관에 구경오세염~~'

이 간판을 보고 피식 웃은 이유

2006/07/20 23:19 2006/07/20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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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5개국 관광 중에서 유일하게 이틀을 보내는 곳이 이 오스트리아다.
첫날은 수도 빈, 둘째날은 모짜르트의 고향인 짤쯔부르크.
오늘, 이 짤쯔부르크로 향한다.

그런데....


짤쯔부르크로 향하는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났다.
버스 안에서 짤쯔부르크를 배경으로 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보며 꾸벅꾸벅 졸고 있는데
앞에 가던 SUV(싼타페였나?)가 급정거하는 바람에 우리 버스가 갑자기 쿠쿵...

우리 일행 중 한 분이 손가락을 삐끗한 것 외에 우리쪽이나 SUV쪽이나 부상자는 없었지만
버스가 저 모양이 되어 난감했다.


오스트리아 경찰이 와서 사고조사를 하는데 체코 출신인 우리 운전기사 아저씨는 독일말도 잘 하더라.
(부러워~~~~~)
그보다도 난 오스트리아 경찰이 찬 Glock 권총에 더 관심이 갔다. ㅠㅠ

우리가 타고 다니던 신형 벤츠 버스는 저렇게 중간에 아쉽게 보내버려야 했고
급히 다른 버스를 빌려 여행을 계속하게 되었다.


짤쯔부르크 입구에 있는 미라벨 정원.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도 나왔다던데...)
살로메 알트라는 여성을 사랑해서 주교의 신분을 버리고 사랑을 택한
볼프 디트리히라는 주교가 만든 정원이란다.
물론 주위의 시선은 차가웠고 그 둘의 사랑은 결코 축복받지 못했지만
이 정원만큼은 너무나 아름다웠기에 후대 사람들에 의해 이렇게 보전되고 있다고.


짤자흐(소금강, Salt + Bach = Saltbach -> 줄여서 Salach)강 너머로 보이는 것이
짤쯔부르크 구 시가지이고, 저 언덕 위로 보이는 것은 호헨 짤쯔부르크 성이다.


구시가지 안에 들어서면 이처럼 아름다운 게트라이드 거리가 우리를 맞는다.
당장이라도 하얀 가발과 타이즈를 신은채 장난기 어린 표정의 모짜르트가 뛰어나올 것 같은 느낌.

이 거리는 상점들의 '간판'으로도 유명한데,
예전에는 글을 못 읽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간판'으로 자기네 상점들의 특징을 표현했다고 한다.
오른쪽에 보이는 맥도날드마저도 이 전통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이 많은 간판들이 거리 끝에서 봤을 때 하나도 겹치지 않게 배열된 것도 놀라운 점.


이 거리에 있는 모짜르트 생가는 현재 관광객들을 위해 꾸며져있다.
올해는 모짜르트 탄생 250주년이 되는 해라 더더욱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실내는 사진촬영 금지라 사진이 없다 ^^)


그래도 여기서도 쪄죽겠는 건 마찬가지다.
저 털복숭이 멍멍이들마저도 헉헉거린다. ㅠㅠ




호엔 짤쯔부르크 성에 올라가기 전에 있는 성 베드로(피터스) 성당.
이곳에 있는 파이프오르간이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파이프오르간이라던가...


마치 요새와도 같은 호엔 짤쯔부르크 성. (사실, 요새가 맞다)
적들의 침입을 대비하여 성 안에서 농사를 짓고 상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성 안에 작은 마을이 있다.


성 위에서 본 짤쯔부르크 정경.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앞서 말했다시피 성 안에 작은 마을이 있다.
이 작은 마을을 거닐면서 중세시대의 촌부(村夫)가 된 듯한 소박한 기분마저 느껴졌다.



올라갈 때는 낑낑대고 올라왔지만 내려올 때는 궤도열차를 타고 순식간에 내려왔다.



수도원 안에 있는 공동묘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도 등장한 바 있는 그곳이지만, 영화 촬영시에는 이 장소를 쓰지 못하고
세트를 건설하여 거기서 촬영했다고 한다.
아름다운 비석과 꽃들로 장식된 이곳을 누가 묘지라고 믿을 수 있을까.




공동묘지쪽에서 바라본 호엔 짤쯔부르크 성.


이젠 다시 구시가지 광장으로 가본다.

이 커피숍은 3백년이나 된 유서 깊은 가게란다.
비엔나에는 비엔나 커피가 없다며, 메뉴판의 왼쪽 네번째 커피를 주문하라던 가이드의 말에 쿡쿡 웃으면서
여유롭게 광장을 둘러보았다.




짤쯔부르크는 이것으로 안녕.
이번에는 짤쯔부르크의 남동쪽에 자리잡은 휴양지, 짤쯔캄머굿(Salzkammergut)으로 이동한다.


차가 짤쯔캄머굿에 다다르자마자 버스 안에서 감탄이 그치지 않았다.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다니...'


하늘에서는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이 가득하고...



볼프강 호수의 유람선을 타기 위해 선착장에 들어서자
모래알마저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호수물이 더운 날씨를 식혀주었다.






호수에서 수영을 하다가 저렇게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도 있고...



빙하가 긁고 내려간 흔적이란다.
그 단면의 모양이 매가 날개를 펼친 모습과 같아 '팔켄...' 뭐라고 불린다던데 까먹었다.




이렇게 또 하루가 갔고,
저녁식사를 하러 간 식당에서 역시나 공연 포스터를 하나 발견했다.
동생이 좋아하는 '타이거릴리즈'라는 밴드의 공연인 것 같은데
내 뒷자리에 붙어있어서 저녁식사 내내 모르고 있다가
나올 때가 되어서야 부랴부랴 사진 한 장 찍는데 성공했다.
2006/07/19 23:42 2006/07/19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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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에서 아침을 먹고 바로 오스트리아로 향했다.
오늘도 역시나 4시간 가량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할 듯...


점심 때가 돼서야 비엔나에 도착했다.
조금 능글맞게 생긴 현지 가이드를 만나서 곧장 점심 먹으러 들어갔다.
호수(?)가 보이는 곳에 위치한 식당.


점심 요리 이름은 '슈파립스'라던가? 양념된 돼지갈비요리다.
한국의 패밀리레스토랑에 가도 많이 나오는 거겠지만 이건 정말 맛이 기가 막혔다.
식당 들어가기 전에 가이드 아저씨가 이렇게 경고(?)했었다.

"이 많은 걸 어떻게 먹냐, 2인분 아니냐고 물어보시겠지만... 나오는 요리는 분명히 1인분입니다. 다 드세요"



가이드 아저씨 말대로 처음에는 어떻게 저 많은 걸 먹나 했는데 진짜 맛있더라 ㅠㅠ
내 옆의 아저씨는 저 갈비 2대를 하나도 안 남기도 다 드셨다 ㅠㅠ


점심식사 후 찾아간 곳은
훈데르트바써(Hundertwasser)라는 오스트리아 건축가가 설계한 시민아파트였다.
'뭐 볼 게 있다고 시민아파트를 간담?' 다들 이렇게 생각했겠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골목길 안쪽에 있는 저 아름다운 건물 앞에 다다랐을 때, 우리는 정말 할말을 잊고 말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훈데르트바써라는 건축가는
스페인의 가우디에 비견되는 오스트리아의 건축거장이라고 한다.
역시 사람은 아는만큼 보인다고... 이렇게 유명한 건축물을 눈앞에 두고도 나는 그 진가를 알아보지 못했다.


오히려 시민아파트 앞의 광고판에 붙은 H. R. Giger 전시회 포스터에 더 눈이 갔다.
(이 전시회가 열리는 쿤스트하우스도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유명한 건축물이라던데...)





그리고 주마간산격으로 휙~ 둘러본 합스부르크 왕가의 궁전.
타이트한 일정으로 저 섬세한 아름다움과 역사적 의미를 음미해볼 기회도 없이
한바퀴 돌고 나왔을 뿐이라 아쉽기만 하다.


빈의 구 시가지에서 본 에곤 쉴레의 포스터.
전시회를 한다는 건가? -_-;;; (어디가서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독일어 했다는 소리 하지 말아야지)




구시가지 끝에 위치한 성 슈테판 성당.


슈테판 성당 앞에서는 저렇게 동상인 척(?)을 하고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행위예술가들이 많이 보였다.
더운 날씨에도 저렇게 옷을 차려입고 온몸에 은색칠을 하고 몇 분이고 계속 서 있다.


성당 내부는 무척 아름다웠다.
성당의 아름다움을 통해 천상의 영광을 지상에서도 재현하려 했던 유럽의 기독교 건축의 철학은
여기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여름별장인 쇤부른 궁전에서는 아쉽게도 내부의 사진촬영이 금지돼있다.
내부를 다 둘러본 다음, 밖에 나와서야 비로소 궁전 뒷동산을 찍은 나의 게으름...^^

유럽대륙을 호령했던 합스부르크 왕가의 중심답게
오스트리아 빈은 너무나 볼 것이 많았고, 그만큼 우리도 지쳐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도시에 와서 왜 이렇게 병든 닭 같냐며 우리를 혼내던 가이드 아저씨가
결국 혀를 차며 데려간 곳은 시민공원.
우리에게는 요한 슈트라우스 동상으로 유명한 곳이다.




5일짼데, 슬슬 지쳐가기 시작했다. 날씨도 무덥고...
이렇게 지친 몸으로 하루만에 빈(Wien) 관광을 마치다니 좀 아쉽기도 했지만
어른들이 주축인 패키지 여행을 따라온 내 불찰을 어디에 하소연하리오.
(개인적으로, 패키지 여행... 정말 싫어한다 -.-)
2006/07/18 23:50 2006/07/18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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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바키아의 타트라에서 1박을 하고 아침을 먹은 후 곧장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들어갔다.
침엽수 우거진 슬로바키아 타트라의 산 속 호텔도 좋았지만
일정이 빡빡하다보니 그 숲향기를 느낄 새도 없이 또 강행군이다.

부다페스트에 들어가자마자 현지 가이드를 만나 점심부터 먹었다.
꽤 유명한 식당이라는데, 분위기는 영~ 독일식이었다.
역시나 식당 안에는 우리 외에도 한국인들이 바글바글...^^

부다페스트는 다뉴브강을 중심으로 서쪽 부다 지역과 동쪽 페스트 지역으로 나누어진단다.
점심식사 후 강을 건너 부다 지역을 먼저 구경하기로 했다.


부다페스트 시내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겔레르트 언덕이다.


왼쪽이 부다(다뉴브강 서쪽), 오른쪽이 페스트(다뉴브강 동쪽)이다.
고급주택가나 유적지는 주로 부다 지역에 몰려있고, 페스트 지역은 금융, 상업 등이 발달했다.


부다 왕궁 언덕을 둘러보기 위해 걷던 중 벽 하나가 서있는 걸 발견했다.
정말 아무것도 없이 벽 한 쪽면만 덩그러니 서 있는데,
2차 대전 당시 총탄 자국을 보존해놓기 위해 남겨둔 벽이란다.
여전히 상흔이 남아있는 벽을 보며, 나치스와 헝가리 레지스탕스들의 총탄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부다 왕궁쪽으로 내려와 우리가 있었던 왕궁언덕을 바라보았다.
오른쪽에 있는 청동상은 부다 지역 정도(定都)의 전설을 간직한 '검을 든 독수리'상이다.


왕궁 언덕에서 바라본 다뉴브강과 동쪽 페스트 지역의 모습.


고개를 돌려 남쪽을 바라보면 아까 다녀왔던 겔레르트 언덕도 보인다.



이것이 바로 부다 왕궁이다. 현재는 미술관으로 쓰이고 있다 한다.


왕궁 앞에는 프린츠 오이겐의 동상이 있다.
가이드가 오스트리아 빈(Wien)에도 같은 동상을 볼 수 있을 거라고 했는데...역시 그랬다.
아마도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제국의 역사 때문이겠지...?
(미안하게도 내게는 독일의 전함 '프린츠 오이겐' 밖에 생각이 안 나더라...ㅠㅠ)



부다왕궁 뒤에도 이렇게 멋진 분수대가 있다.


왕궁언덕을 내려와 부다지역 구 시가지를 거닐며 본 마차시성당.
지붕의 타일들은 유명한 헝가리산 도자기들이라고 한다.



구 시가지답게 고풍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겼다.


구 시가지에서 잠시 기념품 같은 것을 사며 휴식을 취한 후, 어부의 요새로 들어갔다.
어부의 요새라는 이름은 18세기에 어부들이 이곳 성벽에서 적군의 침입을 막아냈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어딘가 동양적인 분위기가 풍겨 묘한 느낌을 주었다.




어부의 요새에서 바라본 마차시 성당.
첨탑이 가린 7월 동유럽의 뜨거운 태양의 모습을 담아보았다.



부다 지역은 전체적으로 언덕 지형이기 때문에 다뉴브강과 페스트 지역이 한눈에 들어온다.
어부의 요새도 예외가 아니어서,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또다른 느낌을 준다.
페스트에 있는 국회의사당 부근에서 무언가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데 무엇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어부의 요새 난간에 앉아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 커플. (키스도 징하게 하던데...^^)
다뉴브강 앞에서는 아무리 무심한 사람이라도 모두가 로맨티스트가 되어버릴 것 같다.



더위와 피곤에 슬슬 지쳐가도 하루에 한 장 정도는 기념으로 내 사진을 찍어야지...^^


어부의 요새를 끝으로 부다 지역을 내려와 동쪽, 페스트 지역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상대적으로 평지여서 상업의 중심지로 발달했으며 사진 속의 국회의사당도 이곳에 있다.
1년을 상징하는 365개의 아름다운 첨탑 등 그 화려함에 매료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공모를 거쳐 선정된 건축물이라는데, 아쉽게 탈락한 2등 작품 역시 너무나 아름다워
이 국회의사당(1등작) 옆에 나란히 서 있다고 한다. (뭐였지?)


다뉴브강 유람선을 타기 위해 선착장으로 이동했다.
오리들이 한가롭게 노닐고 있더라.


유람선을 타고 다뉴브강에서 본 국회의사당.
유람선에서는 요한 슈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가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그 음악을 빌지 않더라도 다뉴브 강가의 풍경들은 그 자체로 너무나 아름다웠다.




유람선 관광은 약 30분쯤 진행되었던 것 같다.
다시 뭍으로 돌아와 마지막 코스인 영웅광장으로 향한다.


부다페스트에 들어와 현지 가이드를 만났던,
사실은 우리 부다페스트 여행의 출발지점이었던 영웅광장.
일정상의 문제로 마지막에 둘러보게 되었다.


마자르족이 헝가리에 정착한지 1천년을 기념하여 1896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하여 1929년에 완성된 영웅광장.
에릭 홉스봄 같은 사학자들이
'사실로서의 역사'가 현재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동원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지만,
내 스스로가 아주 약간만 그런 엄격한 시선을 포기하자고 타협할 정도로 멋진 곳이었다.



광장 중앙의 기념비 주위에는 헝가리 각 부족을 이끄는 7명 지도자들의 청동상이 있다.



그리고 그 기념비 뒤로는 병풍과도 같이 2개의 열주(列柱)가 세워져있다.
이 열주 사이에는 헝가리왕들의 상이 세워져있다.
헝가리인들은 동양계에 가깝다지만, 이 광장의 조각양식 자체는 지극히 서유럽적이었다.


열주의 네 귀퉁이에는 4개의 상징적인 동상들이 있다.
가장 왼쪽에는 노동과 부를 상징하는 조각상.


전쟁을 상징한다. (전차(Chariot)을 보면 알겠지?)


그리고 평화.


학문(지식)과 명예.




광장은 광장이다.
누구에게나 열려있어야 하며, 광장의 '방침'과 다르다고 '닫혀있어'서는 안된다.
기념비 아래에서 자유롭게 자전거를 타는 젊은이들이 아름답게 보인 것도
그것이 광장, 본연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저녁은 헝가리 전통식...을 표방하는 고급레스토랑으로.
다시 부다 지역으로 올라가 언덕 위에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헝가리 전통 춤을 공연하며 식사를 할 수 있다는데 안내원이 한국어 인사도 할 줄 알더라.
(한국사람들, 많이도 왔나보다 ^^)
입구에서는 기념으로 작은 술도 나눠주었고, 헝가리 민속악기를 연주해보기도 했다.


점심에도 먹었지만 이제서야 비로소 사진을 찍게 된 헝가리 전통음식, '굴라쉬' 스프.
멀건 카레국 같은 맛인데, 약간 매콤하니 의외로 우리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다.
가이드말을 들으면 헝가리 음식도 우리들 음식처럼 고추를 많이 쓴다고...


이것은...4인 기준으로 된 헝가리 모듬요리.
치킨, 돼지고기, 야채볶음 등등... 맛있다...^_^




헝가리 민속춤이란다.
나중에는 손님들을 무대로 데리고 나와 기차놀이(!!)를 하는 흥겨움까지...

'동유럽의 파리'라고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부다페스트의 밤은 이렇게 저물어갔다.
2006/07/17 23:21 2006/07/17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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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홍  | 2006/09/09 03:29
와 멋진곳 여행하셨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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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코프에서 조금 떨어진 비엘리츠카라는 마을에 소금광산이 있다.
한때 폴란드 왕국 재정의 1/3 가량을 책임질 정도로 유서 깊은 곳이란다.
동굴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결코 놓칠 수 없는 구경거리...


지저세계 여행을 떠나는 입구.

입장권을 사고 들어가면 되는데, 검표하던 폴란드 총각(?)이
'빨리빨리, 싸게싸게'라고 한국어로 우리를 재촉해서 일행 모두가 깔깔대고 웃었다.
나중에 가이드 말을 들으니 작년(2005년) 이곳 소금광산의 입장객 수에서 한국인이 3위인가 4위를 했단다.


입구 안에는 작은 대기실이 있다.
여기서 소금광산 가이드를 한 명 만나 그룹으로 들어가야 한다.

지하 3~4백미터를 내려가는 것은 온통 나무계단이다.
50여개에 이르는 계단굽이를 내려가면 찌는 듯한 밖의 날씨와는 전혀 다른 별천지가 펼쳐진다.




천장에 붙은 하얀 것이 암염이다.
소금광산 여행 중 암염을 맛볼 수 있는 장소가 따로 있으니 괜히 여기서부터 손을 대고
짠맛을 느껴보려 노력할 필요는 없다. ^^


소금광산 안에는 '방'(chamber)라고 불리는 널찍한 공간들이 있다.
광산 전체에 3천여개의 방이 있는데, 관광객들을 위해 공개된 방은 20개쯤 된단다.

소금광산 속에서 제일 먼저 만날 수 있는 것은 바로 코페르니쿠스 조각상이다.
쇼팽, 마리 퀴리, 요한 바오로 2세 등과 함께 폴란드 태생의 위인 중 하나다.
카톨릭국가의 지하 관광지에서 지동설을 주장한 그의 조각상을 처음으로 만나는 것은
꽤나 의미있는 경험이었다.


다음 방에서는 이 소금광산의 수호신인 킹가공주의 전설을 담은 조각상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제주도의 용암동굴들처럼, 동굴이나 폐광 안에 방을 만들고 조각상을 두어
볼거리를 만드는 것이 동굴관광의 하나의 전통이구나 싶어 이채로웠다.


다음 방으로 옮기는 길목에는 밀랍인형으로 소금을 채굴하던 예전의 모습을 재현해놓았다.
이 소금광산에서는 이미 수백년전부터 소금을 캐기 시작했다는데
초창기에는 이렇게 사람이 일일이 소금을 캐고, 나르고, 옮기고 했단다.


그러다가 차츰 소금운반용으로 말을 쓰기 시작했는데,
좁은 소금광산 안으로 큰 말을 들여올 수 없기 때문에
소금광산 안에서 어린 말을 키우고, 그 말이 새끼를 낳게 하고,
어미말이 죽으면 그 말고기를 소금에 절여 먹는 식으로 말을 이용했다고 한다.
빛 한줄기 볼 수 없는 깊은 땅 속에서 한 평생 소금만 나르다 죽은 말들이 부지기수였을 것이다.


사람들이 영리해지면서 이제는 기구를 이용해 소금을 퍼올리기 시작했다.


소금광산 내부는 관광객들을 위해 환기, 조명시설도 잘 되어 있고 바닥도 잘 꾸며져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걷는 튼튼한 나무계단 옆으로는 저렇게 예전, 여기서 소금을 지고 나르던 소금광부들을 위한
소금계단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손바닥만한 좁은 소금계단은 강도면에서 아무래도 약했을 것이고
발을 헛디디거나 계단이 무너져 추락한 광부들도 많았을 것이다.
관광객으로서 편하게 둘러보는 소금광산이었지만,
수백년전 이 안에서 벌어졌을 소금광부들의 고된 노동의 모습들이 자꾸만 눈 앞에 아른거렸다.


빛을 볼 수 없던 소금광부들에게 유일한 희망은 '신'이었을 거다.
그들의 신앙심을 굳게 하려는 듯, 작은 기도실에 걸린 십자가만큼은
지상세계 성당의 그것들과 다를 바 없이 아름답고 경건해보였다.


그리고 그들의 신앙의 정점이 된 곳, 바로 성 킹가 성당이다.
킹가란 앞에서도 설명했듯, 이곳 소금광산의 수호성인이었던 어느 폴란드 영주의 딸이었단다.
자신들의 수호성인 이름을 따, 소금광산의 광부들은 이 안에 아름다운 성당을 만들게 된다.


킹가성당 벽면은 이렇게 암염으로 만든 부조상들로 가득 채워져있었다.





킹가성당을 나가는 곳에 서있는 요한 바오로 2세의 조각상.
요한 바오로 2세의 방문을 기리기 위해 1997년 세워졌다고 한다.


마지막 방은 '바이마르 방'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바이마르의 수상이었던 괴테의 소금광산 방문을 기념하여 만들어진 곳이란다.
높고 넓은 방 한 가운데에 깊은 호수가 있고, 소박하지만 환상적인 조명과 음향효과로 꾸며진 곳이다.
이 방에서 흐르던 음악은 쇼팽의 에뛰드 3번, '이별의 곡'이었다...^^


갑자기 웬 화장실이냐 싶지만...
소금광산을 나와 크라코프 구 시가지로 다시 들어와 점심을 먹은 레스토랑의 화장실이 너무 예뻐서
한 장 찍어봤다. ^^
(사진 찍는 간격이 일정치 않아 이런 일이 벌어지는군~)
한국에도 멋진 화장실이 많긴 하지만, 운치있는 크라코프 시내에서 만나는 아름다운 화장실은
그 나름의 또다른 맛이 있는 것 같았다.


양털구름이 아름답게 낀 화창한 여름날씨, 크라코프 구 시가지의 모습.
이 아름다운 곳에 내가 있었다는 즐거운 기억이 남아있다.


크라코프를 떠나기가 아쉬워 우리 일행은 가이드를 졸라 잠시 크라코프 광장에서 자유시간을 가졌다.
예쁜 건물들 사이로 비둘기가 날고, 그 사이를 파란 눈의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모습은
영화에서나 보던 평화로운 유럽의 어느 광장의 모습, 바로 그것이었다.


폴란드를 떠나 슬로바키아로 향한다.
슬로바키아에서는 그저 '타트라'라는 마을에서 1박을 할 뿐, 관광일정은 없다.
슬로바이카 국경을 넘어 잠시 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하는 동안
우리의 9일 일정을 책임진 전용버스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봤다. (이래봬도 메르세데스-벤츠 버스다 ^^)


휴게소에서도 그늘을 찾는 우리 일행들...^^




버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폴란드 - 슬로바키아 국경 마을의 모습이 평화로운 느낌을 주었다.
'그림 같다'라는 표현이, 단순히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글자로서만의 표현'이 아님을,
이 작은 국경마을을 지나치면서 문득 깨닫게 되었다.
2006/07/16 23:39 2006/07/16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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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체코-폴란드 국경을 넘어 아우슈비츠로 향했다.

점심 때가 되어서야 아우슈비츠역에 다다랐는데, 사실 아우슈비츠라는 말은
독일이 이곳을 점령한 뒤 붙인 독일식 이름이란다.
한국으로 치자면 일제가 서울을 점령한 후 '경성부'라는 이름을 붙인 셈.

역 앞의 작은 식당에서 생선튀김요리를 먹은 후 본격적으로 아우슈비츠 1수용소로 향했다.


제1수용소 입구에는 'ARBEIT MACHT FREI'(일을 하면 자유로와진다)라는 글자가 붙어있다.
이곳에 수용된 유대인들이 만든 간판이라는데, 자세히 보면 ARBEIT의 B자가 위아래로 뒤집혀있다.
절망의 순간 속에서 이렇게 글자를 뒤집음으로써 자신들의 저항의식을 나타내고자 했던
수용자들의 흔적이라고 한다.


2중으로 된 철조망.
그리 높지는 않지만 수용자들에게는 크나큰 좌절과 절망의 상징이었을 거다.
(엉뚱하게 X맨의 매그니토가 생각나기도 했지만... 흠흠...)


좌우의 2층 막사와 큰 나무가 파란 하늘과 어울려 아름답게 보이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간 고통의 장소라는 생각에 그 아름다움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막사 내부는 대부분 박물관, 전시실로 개조되어 있으나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사진을 찍지는 않았다.
워싱턴DC에서 가본 홀로코스트 박물관이 생각났다.


푸른 언덕 위, 저 너머에 솟은 빠알간 벽돌굴뚝이 아름답지만
저것이 바로 그 악명 높은 가스실의 시체소각탑이다.



들어가자마자 나오는 첫 방이다.
죽음을 앞둔 수용자들의 절망스러운 심정을 담기 위해 조명도 없는 곳에서 억지로 사진을 찍었다.
이 방 안에 들어선 그들은 과연 어떤 생각이었을까.


이곳이 바로 '샤워실'로 위장되었던 가스실이다.
샤워를 마친 후 천장에 설치된 4개의 구멍에서 '사이클론 B'(독일어로는 '치클론 B')라는 독가스가 살포된다.
어둡고 흔들린 사진이지만 저 어두움의 자리에서 이곳에서 스러져간 수백만 수용자들의 공포와 비명을
여전히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시체를 태운 가마.
인간을 인간으로 보지 않고 '물질'로 대했던 나치스의 악행은
우리가 다시는 밟아서는 안될 인간 이성의 몰락의 역사일 것이다.


제1수용소를 나오는 길에 뒤를 돌아보니 저렇게 감시탑이 흉물스럽게 서 있다.
저 검은 몸체의 색 때문인지, 마치 마녀의 집 같은 느낌이 들었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우리 뿐 아니라 많은 관광객이 둘러보고 있었다.

제1수용소 관람을 마치고 버스로 10분쯤 떨어진 곳에 있는 제2수용소로 이동했다.


이곳은 제1수용소의 20배 규모에 달하며,
전시관으로 이용되고 있는 제1수용소와는 달리 비공개로 보존되고 있단다.


입구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제2수용소 전경은 맑은 날씨임에도 여전히 을씨년스러웠다.


이곳이 바로 입구의 전망대다.



쭈욱 뻗어있는 철길.
이곳 수용소까지 열차를 타고 온 수용자들은 이곳에 도착하여 거무튀튀한 막사들을 보고
실낱같은 희망마저 포기했을지 모른다.
아름다운 풍경이지만, 주위의 공기는 왠지 모르게 여전히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아우슈비츠 관람을 마치고 크라코프 구 시가지로 이동했다.
버스를 내리자마자 보인 바벨성. (Babel이 아니라 Wawel이다)
세련되고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지만 강건하고 힘있는 모습이 느껴졌다.




바벨성 뒤쪽으로 이제 크라코프 구시가지가 펼쳐진다.
관광마차도 달그락달그락 다니고... 좁은 소로 양 옆으로 서있는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예뻤다.


형제가 만든 성 마리아 성당 앞이다.
(형제가 탑 하나씩을 맡아서 지었다는데, 가만히 보면 두 탑의 모양이 다르다)
큰 광장 나가기 전에 작은 분수대가 있는 작은 광장이 있는데
바닥을 타고 흐르는 작은 분수대가 예뻤다.
비둘기도 그 물을 받아먹고, 파란눈의 꼬마들도 슬리퍼를 벗고 그 분수에 발을 적셨다.


이렇게 둘째날의 폴란드 여행이 마무리 되었다.
시차 적응 하기 힘들 줄 알았는데 잠만 잘 자더라~ ^^
2006/07/15 23:14 2006/07/15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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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I _ V I L L A _ J U N  | 2006/07/31 10:51
가끔 그런 생각을 합니다. 나치의 대학살이 심한것이라고 했을때, 지금의 유태인이 세운 나라인 이스라엘이 중동인에게 하는 일은 과연 어떤 생각으로 진행되는 것일까? 중동인들은 모든 유태인들이 그때 가스실에서 다 죽어버렸으면 하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나치나... 이스라엘이나... 흠... 한놈은 독가스고, 한놈은 돈이군요... 또 한가지... 과연 스페인의 남미인에 대한 학살과 미국과 인디언과의 관계는??? 가끔 생각해 보건데... 우리의 시각은 너무 영미 혹은 유럽의 시각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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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5. [모형인] 류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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