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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따라/음악'에 해당되는 글 41
2005/12/04  Vince Neil - Look in Her Eyes  
2005/10/18  Slayer - Reign in Blood  
2005/07/11  Madonna - Borderline  
2005/06/16  Madonna - Open Your Heart  
2005/06/10  Madonna - Crazy For You  
2005/05/28  윤종신 - 너에게 간다  
2005/05/01  Steve Barakatt - Flying  
2005/04/17  이은미 - 기억 속으로  
2004/12/21  이소라 - 눈썹달  
2004/10/25  윤상 - 2집 Part 2  
2004/09/13  김장훈 - 혼잣말  
2004/06/14  Kenny G - Live  
2004/03/28  김동률 - 동반자  
2003/12/14  Z - 내게 그랬듯이  (5)
2003/12/07  Cher - Walking in Memphis  
 
 
 
 
오늘은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아침부터 검찰청이라며 출두를 안했으니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대라는, 이제는 너무나 뻔한 사기전화를 받고서 너, 내가 중국 가서 반드시 잡아오겠느라고 사기꾼을 골려주면서 스트레스를 좀 풀어준 다음에 명동에 나가 회사 동기 결혼식에 참석을 했다. 결혼식이 끝난 다음에는 최규하 다니엘 신부를 만나 예정에도 없이 명동성당 보좌신부 사제관을 구경하고 고해성사까지 받는 은혜를 누리고... 집에 오는 길에는 동네 골목길 어느 집에 아름답게 피어난 백목련을 보고 참 우아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렇게 집에 들어와서는 비오는 날씨에 맞추어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이 듣고 싶어 이것저것 뒤져보게 되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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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칼리제'(Vocalise)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원래는 허밍으로만 부르는 가창연습곡이나 연주곡이라고 하는데, 이 라흐마니노프의 곡이 가장 유명하다고 한다.

피아노, 첼로, 바이올린... 다양한 악기들로 연주가 되긴 하지만, 나에게 가장 와닿는 건 바이올린으로 연주된 보칼리제 같다. 라흐마니노프...하면 피아노가 떠오르지만, 그의 보칼리제만큼은 피아노나 첼로의 따뜻하고 진중한 소리보다는 어쩐지 날카롭고 차가운 듯한 소리가 곡에 비극성을 더해주는 바이올린이 더 잘 어울리는 듯 하다. 위에서 구슬피 우는 바이올린과 달리 아래에서 여전히 차분하게 걸어가는 피아노의 묵묵함도 아름답다.

내가 구해듣게(보게) 된 버전은 러시아의 바이올리니스트 막심 벤게로프의 녹음실황 동영상이다. 아마도 KBS의 클래식 오딧세이에 나왔던 영상인 것 같은데, 아쉽게도 음악만 있는 파일은 구하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이 곡이 수록된 그의 앨범 Violin Encore을 인터넷으로 구입했다. (음악파일을 구하지 못할 때만 CD를 사는 것 같다. 이제는 완전히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다)

괜히 센치해지고 싶을 때, 괜히 슬퍼지고 싶을 때 듣게 될 것 같다.
2007/03/31 21:44 2007/03/31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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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의 80%를 차지하는 프레디 머큐리에 대해 이야기하려다가 '게이' 유머로 시작하는 나를 보고 갑자기 자괴감이 느껴져 다시 글을 쓴다.

퀸의 음악세계를 이야기하면서 멤버 4명이 모두 '동성애자'의 의심이 있다... 라는 이야기로 지면의 90%를 채워버린 어느 팝 칼럼니스트의 만행과 별반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

그냥 내가 하고 싶던 얘기는, 같은 남자가 봐도 빠져들지 않을 수 없게끔 "이 사람, 정말 매력적이다"라는 거였다.


... 퀸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느끼는 감동의 많은 부분은
이 45세의 나이로 스러진 천재적인 보컬리스트의 힘에서 나왔던 것 같다.

유치하게 안드로진(Androgyne)의 이야기를 끌어오지 않더라도
이 노래에서 들을 수 있듯,
탄탄한 근육과 흔들림 없이 시원하게 내지르는 호쾌한 목소리 속에서도 언뜻언뜻 엿보이는
섬세함과 유(柔)함의 은혜로운 공존은
어쩌면 그의 죽음이
신이 그의 목소리와 재능을 시기했기 때문이라는
낭만적인 신화적 감상에 젖는 것을 가능케 한다.
2006/09/30 16:38 2006/09/3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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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틀리 크루의 보컬리스트 빈스 닐이
불성실한 밴드활동으로 해고되고 그 이듬해(1993)에 내놓은 솔로앨범의 첫곡이다.

앨범 전체의 분위기는
그를 해고한 뒤 지리멸렬해진 머틀리 크루보다도
더 머틀리 크루다운 LA메틀의 본류(本流)를 들려주고 있다.

하지만 이 첫곡의 분위기는
'신나는 록큰롤'인 LA메틀의 일반적인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이미 빌리 아이돌 밴드에서 현란하고 펑키한 사운드를 들려준 바 있는
걸출한 기타리스트, 스티브 스티븐스가 뽑아내는
(탑건 OST에 들어있는 Top Gun Anthem의 멋진 기타연주도 그의 것!)
말 그대로 '기관총' 같은 리프 위에
냉소와 분노, 그리고 적당한 불량끼가 더해진 빈스 닐의
납(鉛) 같은 히스테릭한 목소리가 더해져
굉장히 스피디하고 호쾌한 분위기를 이끌어낸다.

해고의 아픔을 멋지게 승화시킨 예라고 할 수 있겠다...^^;
2005/12/04 21:46 2005/12/04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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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친듯이 듣고 있는 음악이 있는데...바로 슬레이어.

고2~3때 처음 메탈음악을 접하고 이 그룹 저 그룹 들어봤으면서도
당시 슬레이어의 음악은 귀에 쏙 들어오는 맛이 없이 까칠거렸다.
크래쉬도 들었으면서 슬레이어를 못 들었다는 게 지금 생각해보면 알쏭달쏭하지만...

거의 10년만에 다시 슬레이어의 음악을 들으니
이제는 거의 탐닉수준으로 좋아진다.
그래, 미친 듯이 달리는 거야~~~~~
2005/10/18 10:11 2005/10/1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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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어린시절.

...이라고 하면 너무 웃기려나...?

그래도 한 시대를 풍미한 팜므 파탈인데
청자켓에 어설픈 빵모자를 쓰고 천진하게 공터에서 노는 모습을 뮤직비디오에서 보자면
세계를 호령한 여왕의 첫 시작이 어땠는지 그림이 나오는 것 같아 재미있다.

결국은 멋진 왕자님에게 픽업되는
수동적인 결말의 뮤직비디오지만
소녀에서 섹스심벌로, 그리고 성녀와 여왕으로 진화해온
그녀 커리어의 맨 처음을 지켜본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 재미있다.

물론 음악은 발랄하기 그지 없이 신나는 건 당연하고.
2005/07/11 00:58 2005/07/11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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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캐나다 얘기.
(지겹다, 이제...ㅋㅋ)

much more music을 신나게 보고 있는데
마돈나의 1990년도 월드투어 Blonde Ambition을 틀어주더라.
(카일리 미노그 시드니 공연이나
퀸의 부다페스트 공연도 다 이 채널 통해서 봤다)

악명높은 장 폴 고띠에의 콘브라가 처음 등장해서 유명해진
Blonde Ambition 투어였지만
그런 가십보다는 마돈나의 폭발적인 에너지와 퍼포먼스에 홀딱 반해
정말 신나게 즐긴 두시간이었다.
(최근에 마돈나가 섹스어필했던 자신의 과거를 후회한다는 인터뷰를 했다지만
성적인 여부를 떠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무대에서의 그 힘과 열정만큼은
마돈나 그녀자신에게도 자랑스러운 기억이지 않을까?)

인터넷을 뒤져보니 아마도 마지막 투어지였던 프랑스 니스 공연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공연이 끝나고 스텝롤 올라갈 때
이 'Open Your Heart'가 흘러나왔던 것 같다.

파워풀했던 공연의 대미를 장식하는 스탭롤 배경음악으로 더없이 알맞은,
마돈나 초창기의, 힘이 넘치는 매력적인 곡이다.

요즘은 자전거 탈 때,
따사로운 햇볕과 가벼운 바람을 맞으며 힘차게 페달을 밟을 때
내게 캐나다에서와 똑같은 힘과 에너지를 공급해준다.
2005/06/16 17:04 2005/06/1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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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같이 비가 많이 오는 날,
밴쿠버에서 집 안에 틀어박혀있어야 할 때마다
나는 much more music 채널을 보곤 했다.

그때까지 음악을 '라디오' 또는 '귀'로만 들었던 내가
뒤늦게 본격적으로 MTV식 영상을 접한 게 그때였고
그 영향으로 그때까지 그냥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자 팝가수' 정도로만 알고 지내던 마돈나에 대해
관심의 무게중심이 쏠리기 시작한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녀의 커리어, 그녀의 성공은
섹스와 비쥬얼, 그리고 MTV의 등장이라는 '시각'적 감각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였으니까.
음악을 '눈'으로 즐기는 법을 깨닫게 되면서
나 역시도 그녀의 흡입력 안에 기분좋게 빨려들 수 있었던 거다.

그 이후로 가장 좋아하는 팝가수가 누구냐는 질문에
마돈나(영어로는 '마다나'라고 하지요)라고 할 때마다
서양애들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날 참 한심스레 바라봤고
기껏 나를 이해한다는 식으로 봐주는 애들도 백이면 백
'She's a good business woman'이라며 '상업적'이라는 평가 외에는,
그 이상의 것을 보아주려 하지 않았다.

물론 性女(Erotica)와 聖女(This used to be my playground) 사이를 절묘하게 줄타기하면서
근 30년 동안 팝의 여제(女帝)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는 것은
그녀의 뛰어난 비즈니스 마인드 때문이었기도 하겠지만,
내가 자신있게 마돈나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었던 건
내 자신이 그녀의 음악성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를 한 후에
그녀의 시각적 쇼크에 노출되었다는,
그래서 그녀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이
결코 처음부터 마돈나의 이미지에 겉잡을 수 없이 포섭돼버린
wannabe 소녀들의 생각없는 맹종/동경 따위와는 다르다는
내 나름대로의 자신감 때문이었다.

깜찍발랄댄스에서 시작하여 테크노까지 자신의 음악을 계속 진화시켜왔고
젖살 안빠진 소녀에서 섹스심볼로, 그리고 근육질의 전사로의 끊임없는 자기관리로
30년동안 도태되지 않고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그녀의 '영리함'을
(지금 그녀는 나이 50을 눈앞에 두고 있단 말이다!)
단순히 비즈니스 마인드라고 폄하하기에는 너무 박하지 않은가?

미시간 시골 촌구석을 박차고 뉴욕으로 날아온 풋풋한 시절,
TV쇼(American Bandstand)에 신인가수로 초대되어 Holiday를 부르고 난 뒤,
'자신의 커리어에서 무엇을 이루고 싶냐'라는 사회자(Dick Clark)의 질문에
한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씩- 웃으며
'(I want) To Rule the World'라고 대답했던 당돌한 모습에서
그녀가 정말 '세계를 정복'(그것도 30년 동안이나!)할 수 있었던 비결을 읽게 되는 거다.

여기서 소개하는 이 Crazy For You라는 곡은
1985년 그녀가 출연했던 Vision Quest라는 영화에 쓰인 곡이란다.
그냥 그저그런 청춘물로 흥행은 죽쒔다고 하는데
(최근의 Swept Away까지, 마돈나의 출연작은 좋은 평가를 받은 적이 거의 없다)
마돈나 초창기의 대표적인 발라드인데다
오늘같이 비오는 날, 밴쿠버의 반지하방에서
낡고 눅눅한 소파에 누워 much more music을 보던 생각이 나서
내가 많이 좋아하는 곡이다.

Swaying room as the music starts
Strangers making the most of the dark
Two by two their bodies become one

I see you through the smokey air
Can't you feel the weight of my stare
You're so close but still a world away
What I'm dying to say, is that

I'm crazy for you
Touch me once and you'll know it's true
I never wanted anyone like this
It's all brand new, you'll feel it in my kiss
I'm crazy for you, crazy for you

Trying hard to control my heart
I walk over to where you are
Eye to eye we need no words at all

Slowly now we begin to move
Every breath I'm deeper into you
Soon we two are standing still in time
If you read my mind, you'll see

I'm crazy for you
Touch me once and you'll know it's true
I never wanted anyone like this
It's all brand new, you'll feel it in my kiss
You'll feel it in my kiss because
I'm crazy for you
Touch me once and you'll know it's true
I never wanted anyone like this
It's all brand new, you'll feel it in my kiss
I'm crazy for you, crazy for you
Crazy for you, crazy for you

It's all brand new, I'm crazy for you
And you know it's true
I'm crazy, crazy for you
2005/06/10 21:55 2005/06/10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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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분야에서나 뛰어나기 그지 없는 윤씨 집안이지만
유독 가수분야에서만큼은 걸출한 스타를 배출하지 못하여 왔다.

그 옛날 윤시내, 윤형주, 윤수일과 같은 이들이 있었다고 하나
다들 '시대를 휘어잡는' 굵직한 업적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사람들이었다.

인구수 대비 성씨 8위권이라는 '쪽수'에도 불구하고
윤수일, 윤시내 이후 약 10여년간 내세울만한 종씨 가수가 없었던 것 역시
아쉬움을 더해왔던 것이다.

최근에야 윤도현이라는 가수가 대기만성형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지만
요 성격 지랄맞은 파평윤씨 소정공파 34세손에게는
영 성에 차는 가수가 아니었던 거라.

그래서 이, 윤종신이라는 가수의 존재는
유독 가요계에 희소하여 종씨의 다재다능함을 떨칠 기회를 얻지 못하는 현실에서
참으로 단비와도 같은 존재인 거라.

015B 객원싱어로 가요계에 데뷔한 이 종씨 가수가 내 마음에 쏙 드는 건
단지 이 가수가 종씨인 때문만은 아닌데,
(본관은 못 따져봤다. 아무렴 어떠냐, 윤씨가 어디 가나)

당시로는 드물었던 미성의 목소리로 데뷔했으면서도
너무 나긋나긋하게 휘지 않는,
적당한 파워까지 겸비해가는 '성장'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데다가,

단순히 '가수'로만 그치지 않고
작곡과 편곡, 프로듀싱, 후배발굴 등
음악 내적, 외적인 면에서 비교적 성공적인 행보를 거두어 왔기 때문이다.
(비슷한 예로...윤상이 있지만 얘는 '이윤상'이 본명이다)

좀더 그의 음악세계를 들여다보자면
90년대 초반, 가요계의 뉴웨이브를 이끌었던 015B의 객원싱어답게
젊은 감성을 공감케하는 노스탤지어적인 감수성을 매력적으로 펼쳐보이고 있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해변무드송', '팥빙수', '고속도로 로망스' 같은
위트 넘치는 곡들도 많아 재미있다.

차분한 쪽이든 즐거운 쪽이든 청자를 만족시키는 그의 음악은
그의 인간성의 반영이라고도 볼 수 있는 것인데
음악프로그램에서 눈을 감고 노래에 집중하는 모습이 전자라면
논스톱(TV시트콤)이나 2시의 데이트(라디오)에서 보이는
푼수 같은 모습은 후자에 속한다 할 수 있겠다.

........

이래저래 모든 점이 마음에 드는 이 종씨 가수가
어느덧 10집 앨범을 발표했다고 이 곡이 요즘 많이 나오던데,
에코와 스트링이 많이 들어간 반젤리스나 야니식의 환상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초기부터 이어져온 순수한 소녀적 감수성을 잃지 않는 타이틀곡에서,
뜻하지 않은 성공적인 데뷔로 인해 수동적인 가수로 남을 수도 있었을 핸디캡을 이겨내고
지난 10여년간 꾸준히 장수해온 비결이
그의 '감성'과 '재능'에 있었음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 그나저나 이번 신보 사진들을 보니 컨셉 잡은 게 어쩐지 김C 닮았네...
2005/05/28 01:36 2005/05/28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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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복잡해져서일까.
몇몇 사람들의 특별한 장르였던 뉴에이지가
이제는 음반시장에서 무시못할 점유율을 차지한다고 한다.
(사실 이 '뉴에이지'라는 명칭에는 개인적으로 불만이 많다)

오랜만에 접하게 된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스티브 바라캇의 이 곡은
기존의 선배 피아니스트들이 피아노 한 대만으로
모든 것을 표현하려 했던 것에서 벗어나
기타, 스트링, 드럼 등 다양한 악기를 포함시켜
연인의 손을 잡고 함께 하늘을 나는 듯한
벅찬 느낌을 드라마틱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루이스의 손을 잡고 하늘을 날았던
수퍼맨의 로맨틱한 장면에 쓰였어도 별 무리가 없겠지만 :)
이곡은 뉴욕의 보라색 차가운 밤하늘의 느낌보다는
북유럽이나 캐나다에 있을법한,
(스티브 바라캇 자신이 퀘벡출신이란다)
푸른 호수를 낀 울창한 숲 위를 따스히 날아가는
그런 온유한 루비빛의 느낌이 난다.
2005/05/01 16:17 2005/05/0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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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방송국이든
낮 4시부터 6시까지는
저녁거리 준비하는 주부들을 위한
'추억의 7080가요쇼' 컨셉의 방송을 한다.
이금희, 오미희, 최명길 뭐 이런 사람들이 진행하는...

주말에 가끔 집에서 라디오를 듣고 있으려면
이 시간 즈음 해서 자주 나오던 노래가 있었는데
라디오를 집중하며 듣는 게 아니어서
'참 좋다...'라고 생각하면서도 꼭 제목과 가수를 놓치곤 했다.
저녁밥 지으려는 3, 40대 주부들이 참 좋아할만한 곡이군...하는
짖궂은 생각도 조금 하면서.

며칠전에야 그 곡이
'이은미'하면 꼭 따라붙는 그녀의 대표곡 '기억 속으로'인 걸 알았다.
예전에 '어떤 그리움' 들어있는 CD를 사서 들을 정도로
나랑 아예 관계없는 가수는 아니었을텐데
이제서야 비로소 '기억 속으로'를 알게 된 거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이은미라는 가수는 참 가까이 하기 부담스러운 존재였다.

기사 편하게 쓰는 연예기자들이 쉽게 붙여놓은
'라이브의 여왕', '맨발의 여왕' 같은 수식어가 이미 그녀를 설명하는 상투어구가 되었다 하더라도
그녀 자신이 음반이나 녹음, 차트순위와 같은
'죽은 형태'의 음악에 대해 그리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
공연과 '살아있는' 음악에 신경을 집중한다는 것은
그게 음악에 대한 진정한 태도임을 인정하더라도
듣고 싶은 음악만 골라듣고, 한 음악, 한 장르에 목숨걸지 않는
나 같은 '겉귀'청취자에게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한영애의 음악세계를 하나도 모르면서
'코뿔소'나 '조율' 같은 음악이 듣기 좋다고 그것만 mp3로 구워듣는 경박한 청취자가
과연 한영애 자신에게 '고마운 팬'이 될 수 있을까?
한 곡만 뜨면 된다...라는 생각으로 음반을 내는 가수가 아닐바에야
음악소비자로서 우리 역시도
아티스트의 음악세계에 교감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괜히 이 노래 하나를 좋아하는 것도 그녀에게 허락을 받고 싶어질만큼
이은미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가치관을 이해하지 못한채
이 곡의 아름다움만을 취하려는 내 자신이 그녀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2005/04/17 15:11 2005/04/1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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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O 스피드웨건이라는 팀은
그 이름에 걸맞지 않게 아름다운 팝발라드로 유명했던 록그룹이다.

처음 라디오를 통해 이 곡을 들었을 때
나는 이 곡이야말로 엑스의 'Endless Rain'의 미국식 버전이 아닐까 하며
세상사람이 모두 모르는 보물을 찾아낸듯
무척 흥분했던 기억이 난다.

아름다운 키보드소리와
점점 상승하다가 중간에 기타솔로가 나오는 악곡구성은
아직도 내가 이 곡을 들을 때마다
Endless Rain의 미국식 버전이라던 내 첫인상이
그다지 틀리지 않았음을 느끼게 해준다.

어떻게 말하면 무척 진부한 구성이고
가사 역시 우리나라의 '사랑과 우정사이'에 해당하는
그리 별볼일 없는 내용이지만
그 진부함들의 조합이 이런 아름다운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은
오로지 예술에서만이 가능하리라는
다소 엉뚱한 결론까지 끌어내게 만드는 것이다.

아니, 어쩌면 이런 현학적인 결론보다도
이소라가 이 곡을 소개하면서 그 특유의 호들갑(?)으로
'이 노래 넘 좋아'라고 울상(?)을 지었듯
이 곡은 그만큼 원초적인 인간의 감정을 건드리는
아름다운 마력을 가지고 있는 게 틀림없다.
2004/12/27 11:09 2004/12/2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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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의 FM음악도시를 들으면
그녀가 얼마나 활기차고 발랄한지 놀라게 된다.

토요일 김장훈과 콩트를 할 때
가끔 내는 아줌마 흉내는
김장훈 말대로 '동아시아 최강'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내가 그 방송을 좋아하는 것은
내면 속에 커다란 아픔을 가진
본질적으로 쓸쓸한 사람이 밝게 웃는 모습을 보고
싱긋 웃게 되는 포근함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나는 TV나 방송에서 보여지는 이소라의 밝은 모습을 믿지 않는다.
그가 혼자 있을 때,
그의 본래 모습, 그런 것들은
모두 그가 노래부를 때 내뱉는
그 짙은 보라색의 목소리에 담겨있다.

예전 언젠가 한 친구가
'이소라는 노래 부를 때 신들린 것 같지 않니?'라던 말은
사실 신내림을 받은 藝人의 모습이나 그러한 儀式이라기보다는
지극히 내면적이고 개인적인 그녀가
스스로의 내면을 바라봄으로써 진실해지는,
(그래서 역설적으로 외부와 소통하게 되는)
그녀만의 진지함의 태도를 일컫는 거였다고 나는 믿고 있다.

그래서였을까
이 신작앨범이 가진
밝은 분위기의 곡이 전혀 없는 일관된 구성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그녀의 내면과 같은 앨범이 만들어졌구나
이제야 그녀는 자신에게 꼭 맞는 옷과 같은 음악들로만
앨범을 채울 수 있게 되었구나 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여러 홍보자료에 나온 것처럼
'그녀의 음악으로 내 사랑을 위로 받으려다가
그녀의 사랑 얘기에 오히려 가슴이 아파지는' 그런 앨범임에 틀림 없을 거다.

........

타이틀곡인 '이제 그만'은
회사 점심시간에 와레즈에서 다운 받아 먼저 들었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 곡이다.

이 곡을 듣고 있자면
서로가 무슨 말을 해야할까
어떻게 마음을 전해야 할까 불필요한 걱정을 하며
만나서 아무 말도 못한 채,
하지만 서로간의 사랑의 끝이 영원하지 않을 수도 있으리라는
일말의 불안감 역시 마음 한켠에 놓아둔 채,
서로가 손도 못 잡고
반걸음 옆으로 떨어진채 땅만 보며
집으로 가는 어두운 골목길을 수줍게 걷는 두 사람의 모습이,
아니, 그렇게 피지도 못한 채 끝나버린 사랑의 기억을
시간 너머로 재여둔채 하루하루의 일상을 살아가던 사람이
새벽 라디오에 흐르는 이 노래를 들으며 옛 사람의 기억을 스스로 다독이는
쓸쓸한 짙은 보라빛의 새벽공기 내음이 맡아질 뿐이다.

이 곡의 음조가 어떻고 구성이 어떻고 하는 자못 분석적인 자세보다는
이러한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이
이 곡이 가진 아리한 느낌 앞에 충실하고도 신실한 태도일 것 같다.

많은 작곡가들의 다양한 색의 곡들을
'이소라'라는 이름 아래 하나로 '용해'(溶解)시켜버리는 것을
보컬리스트로서의 그녀의 재능이라고 하기 이전에,

사람의 깊은 마음 속 아픈 감정을 무심결에 툭- 치듯이 건드려
다시금 옛 기억을 들추어 아파하게 만들면서도
동시에 저 노래를 부르는 가수 또한 나의 아픔을 공감해주고 있구나라고 느끼게끔
위안과 편안함을 이끌어내는 그만의 목소리에서
우리는 추억, 사랑, 그리고 아픔의 의미 앞에 한없이 진지한
그녀의 내면을 먼저 읽어내야 할 것 같다.
2004/12/21 13:10 2004/12/2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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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악계(가요계?)에서 그의 위상을 생각하려면
나는 꼭 광화문지하철역에 붙은
우체국 광고가 생각나곤 한다.

결혼도 하고... 이제는 아이를 안고 있는
행복한 '아저씨'의 모습이란 건,
내가 그를 처음 보았던 중학교 때
쇼프로그램 '금주의 신인' 같은 코너에서
머리에 무스를 잔뜩 바르고 올백으로 나와
'이별의 그늘'을 부르던 느끼한 모습의 당혹함과
그리 다를 바 없는 거겠지만,

그래도 그 느끼했던 모습 뒤로 흐르던,
그때까지 한국가요계에서 존재하지 않던
대단히 세련된 스트링편곡의
고급스러운 멜로디는
대체 저 느끼男의 음악세계는 어떠한 것일지
궁금함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초기의 고급스러운 발라드에서
잠깐의 전자음악과 뉴웨이브,
그리고 라틴음악까지
그의 관심사는 나름대로 계속 진화 또는 확장되어 왔지만
대부분의 평론가들이 그에게 내리는 '진부하다'라는 가혹한 평가는
'결국은 흔해빠진 사랑얘기'라는 그의 노래제목에서 풍기는
약간의 자학과 체념(조금은 '분노'였을지도...)에서 알 수 있듯
윤상 그 자신에게조차 지겹지만 벗어날 수 없는 한계였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의 디스코그라피 중에서
초기에서 중기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위치한
이 2집 Part 2 앨범은
그의 음악세계 중에서도 무척 다채로운 빛깔을 보여주는 것 같다.

'윤상이 페이퍼모드라는 뉴웨이브 밴드를 결성했지만
정규앨범이 없었으므로 그 최초를 인정하긴 어렵다'(신해철)는 말이 있긴 하지만
바로 그 '전설의' 페이퍼모드의 흔적이
바로 이 앨범이 곳곳에 남아있다.

Part 2라는 타이틀을 달고는 있지만
1집과 다를 바 없었던 발라드풍의 2집 Part 1과는
그 발매시기(간격)이 현격하게 차이가 났고
음악색도 무척 달랐다.

케이스 역시 CD 2장을 위아래로 이어붙인 듯
세로로 2배 길쭉한, 특이한 것이었지만
(난 90년대초 초판을 사서 그럴꺼다. 요즘은 정사각형으로 나오지 않을까)
앨범전체는 김현철, 김범수, 노영심, 남궁연 같은 이름들이 가져다주는
다채로운 음악색의 조합만큼이나
이 앨범은 단순히 한 가수의 2집 앨범 중 일부라고 생각해버리기에는 아까운,
프로젝트 밴드의 독집앨범과도 같은 성격을 담고 있다.

물론 그 아래로 공통되게 흐르고 있는 정서는
전자음악, 뉴웨이브, 그러한 것들일테고.
(더구나 그 수준이라는 건 놀랍게도 지금 들어도 세련되기 그지 없는 것들이다)

베이시스트로서도, 한 장르에 대한 고독한 匠人으로서도
그리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윤상이라지만
그의 초기 디스코그라피 중에서는 반드시 들어봐야 할 음반이 아닐까 싶다.
2004/10/25 00:11 2004/10/25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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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김장훈에 열광할 때도
나는 김장훈이라는 가수 자체에 대한 평가보다는
언제나 그랬듯 듣기에 너무 말랑말랑하고 여려서 싫은 유영석의 가사와 멜로디,
그리고 알렉산드르 푸쉬킨의 시 제목에서 따왔음이 자명한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라는 노래제목이 보여주는
다소 천박하다 싶기까지한 '고전의 외피만을 따다 쓰기'에 거부감을 먼저 느꼈다.

그의 데뷔가 언제였건간에
김현식이 죽을 때 그의 이름이 언급되었다는(자신의 뒤를 이어 잘 봐달라는 둥의...)
그러한 이야기를 통해 김장훈이라는 이름이
대중들에게 확실히 각인되었던 사실이
과연 지금 그가 누리는 화려한 인기라는 것이
김현식의 죽음으로 '뜬'(또는 '알려진') 가수에게 과연 합당한 것일까 하는
지극히 삐딱한 시선으로까지 그를 바라보게 하는데
큰 이유가 되었음도 털어놔야겠다.

그렇게 단단했던 나의 그에 대한 편견에 균열을 내고
그 작은 틈새로 흘러들어오기 시작한 멜로디는
어이없게도 언젠가 TV에서 언뜻 보면서 '참 대중문화계에 복고풍이 오래 가는군'이라며
하품을 했던 뮤직비디오의 원곡 '혼잣말'이었다.

오늘날의 음악산업에서 뮤직비디오가 보여주는 영향력을
굳이 여기서까지 논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렇게 상투적이었던 뮤직비디오의 영상을 내 기억에서 지워내자
이 곡이 가진 아름다움과 김장훈이라는 가수가 토해내는 목소리의 진지함이
들리고, 그리고 느껴지기 시작했다.

... 가수 이은미는 모 잡지의 기고문을 통해 부족한 가창력에도 노래보다는 외모에 신경쓰는 후배 가수들을 질타한 바 있습니다.

이중 '몇 년 전 대학로에서 노래부를 때만 해도 음정이 안 올라간다며 진지하게 고민하던 가수 K가 요즘엔 그런 고민은 팽개친 채 볼거리와 입담에만 신경쓰는 듯하다'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김장훈을 인터뷰하며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분명 제 얘기겠지요. 하지만 지금의 상태만 해도 기적에 가깝습니다. 목소리를 잃을 뻔 했으니까요."

1999년 그는 병원에서 '성대결절' 진단을 받고, '목소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고 합니다. 자칫 가수생활을 중단할 뻔했지만 눈물겨운 노력 끝에 목소리를 되찾았다는 김장훈.

그는 말합니다. "무대 위에서 우습게 보여서 그렇지 저는 항상 슬프고, 항상 진지한 사람입니다. 그게 너무 괴로워서 광대짓을 하는 것일 뿐입니다. 저에 대한 비난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습니다. 그들은 저를 모르니까요. 그냥 웃어 넘길 뿐입니다."


웹에서 그에 대해 뒤적이다가 발견한 위의 글은
내게 김장훈이라는 가수의 내면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기회를 던져주었다.
누구보다도 내 자신이
속으로는 끝없는 어둠과 우울함을 가졌으면서도
얼굴로는 항상 웃고 있며 광대짓을 하고 있었기에.

........

그 뒤로 듣게된 김장훈의 노래들에서는
이전에는 '멜로디의 화려함'에 가려 잡아내지 못했던
슬픔이 묻어나는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미국에 갔던 것은 공연 연출을 배우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노래에 대한 갈구 때문이었죠. 6집 타이틀곡 '혼잣말'을 1000번 넘게 들었는데 노래가 슬프지 않더라고요. '내 배에도 기름이 끼었구나. 밑바닥을 한 번 찍자. 그리고 외로움의 끝을 보자. 그러면 노래가 좋아지겠지' 이런 생각으로 훌쩍 떠났던 것입니다 ."

내 마음 속 어두움의 깊이만큼이나 단단했던 그에 대한 편견을 깨버릴 정도로 슬펐던
'혼잣말'을 두고 '노래가 슬프지 않더라'고 하는 저 가수의 속에는
과연 어떠한 슬픔과 우울함이 들어있는 것일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라디오에서 듣게 되는 그의 유쾌한 입담 역시
그냥 웃고 가볍게 넘길 수 없게 되었다.

만약 당신이
밖에서 밝고 활기찬, 광대역할을 하면서도
자기 자신, 혼자만의 세계에서는
누구와도 이야기할 수 없는 괴로움과 진지함, 음울함에 힘들어한다면,
그리고 세상사람들이 자신을 '광대'로만 여기며 진정한 '나' 자신을 소통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면,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서로 다른 '두 개의 내'가 필연적으로 나 자신에게 가져올 넓디넓은 괴리에 지쳐간다면,
당신도 나처럼
TV나 라디오에서 '광대'일 때는 결코 발견해낼 수 없는,
오로지 그의 내면을 실어부르는 노래 속에서만 느껴질 수 있는
김장훈의 목소리가 주는 깊은 울림의 주파수에 同調하게 될 것이다.
2004/09/13 20:12 2004/09/1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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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폴에서 사들고 온 애플 iPod mini를 가득 채울 mp3를 찾아 소리바다를 헤매고 있던 중 우연히 발견한 이곡은, 처음에는 단순히 We Built This City의 그룹으로만 남아있는 Starship의 또다른 경쾌한 락 넘버이겠거니 하는 소박한 기대로 내 하드디스크에 저장되었다.

싸이키델릭 밴드였던 초창기의 제퍼슨 에어플레인, 제퍼슨 스타쉽보다는 어릴 때 이불 속에서 라디오를 끼고 신나게 들었던 We Built This City의 그 밝음과 경쾌함으로 내게 기억되고 있는 스타쉽이지만 내가 그들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딱 거기까지였다.

역시 마찬가지로 이곡이
어릴 때 주말의 명화 시간에 장면장면만을 언뜻언뜻 본
하이틴풍 코미디 영화 마네킨의 엔딩테마곡이란 걸 알게되자
내 기억은 또다시 걷잡을 수 없이 그 시절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밴드로서의 스타쉽과 영화로서의 마네킨,
한갓 히트곡 하나의 밴드로서만, 전체 스토리도 기억나지 않는 장면장면으로서의 영화로서만
내게 기억되고 있지만
이 둘의 공통된 chemistry를 끌어내는 이 Nothing's Gonna Stop Us Now는
내가 빠져든 그러한 소프트함을 공유하는 사람이 아닐지라도
가볍게 듣기에 충분히 신나는 곡일 거다.
2004/09/06 13:14 2004/09/06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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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따라/음악  2004/06/14 00:41

고1 때였나...
플라시도 도밍고의 Perhaps Love 테이프를 시작으로
나의 음반 모으기가 시작되었을 때
가장 먼저 내 관심에 들어온 음악가가 바로 케니 G 였다.

물론 새벽마다 듣던 라디오에서 워낙 인상 깊던 곡들이
그의 음악임을 알게 된 뒤에 빠져든 것이지만
이 세상에 이 색소포니스트를 나 혼자만 알고 있으리라는 흥분과는 달리
케니 G는 이미 너댓장의 앨범을 발표한 중견(?) 음악가였다.

Songbird, Silhouette 으로 이어지는 그의 로맨틱한 선율에 빠져들어
그의 6집 Breathless가 라이센스로 나오기를 차마 기다리지 못하고
수입반을 4천원이나 더 주고 일찍 샀다가
라이센스반에 보너스 트랙이 든 걸 알고 라이센스반을 또 사기도 했고
초창기 앨범이 3, 4집의 말랑말랑한 변화와 달리
정통 재즈색소폰에 가까운 것도 모르고 냅다 초창기 앨범마저 사들었다가
귀에 쏙쏙 들어오지 않는 까칠한 음악에 당황하기도 했다.

지금은 없어진 양재역 노벨서점 옆 음반점에서
테이프로 먼저 구한 이 케니 G의 라이브앨범은
이전의 정규앨범에 들어있지 않았던 Going Home이 수록된 앨범으로서 인기가 높지만,
한낮의 무더위를 식히는 시원한 바람이 부는 이 초여름밤에 굳이 이 앨범을 꺼내들게 만든 것은
비단 그 한 곡 때문이 아니라앨범재킷에 펼쳐진 푸른색과도 같이
그의 투명한 색소폰소리가 전해주는
시애틀의 오페라하우스에서 共鳴하는 실황음악의 울림이
이 청량한 초여름밤의 기운에 가장 잘 어울리리라는
본능적인 이끌림 때문이었을 것이다.

좁은 스튜디오 안에서 갑갑하게 떠돌던,
소프라노 색소폰이 내는 높은 피치의 (공기의) 떨림들이
오페라하우스 안의 넓은 공간을 퍼져나가며
스스로의 反響을 넓혀가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왜 이 앨범이 특별한 타이틀 없이 'Live'라는 한 단어만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지에 대해
저절로 수긍하게 된다.
(적당히 자신만만하며 적당히 도도하다)
또 한편으로
이 앨범은 케니 G가 Breathless 이후 매너리즘에 빠져들기 전
가장 신선했던 때(?)의 베스트앨범으로서도
충분히 소장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비슷한 시기에 나온 베스트앨범격인 Montage가 있긴 하지만
Montage가 지나치게 히트곡 위주로 짜여져 말랑말랑한 데 비해
이 Live 앨범은 앞서 말한 실황음반의 매력 뿐만 아니라
좀처럼 듣기 힘든 그의 Jazzy한 연주까지 아우르고 있기 때문에
데뷔 때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그의 음악세계를 조감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그의 다른 어떤 베스트/편집앨범보다도 의의가 깊은 앨범이라 생각한다.

케니 G를 꼭 가을에만 들어야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
2004/06/14 00:41 2004/06/14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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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은 나도 바이올린을 배웠다.

국민학교 1~2학년 때였던가, 학교에서 하는 특기교육으로 작은 바이올린을 들고 감색 반바지에 하얀 타이즈를 신은 모습으로 하얏트 호텔에서 바이올린반 연주회를 가졌던 사진이 아직까지도 남아있다.

스즈끼는 고사하고 시노자끼도 제대로 다 못 마쳐서 지금은 바이올린의 각 絃이 어떤 음인지도 다 까먹은 상태지만...

그 뒤로 피아노에만 집중하면서 바이올린은 서서히 잊혀져갔고 현악기에 대한 매력도 별로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지금은 피아노도 다 잊어버렸지만)
아직까지도 내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영원한 音의 노스탤지어는
하얀 건반을 타건했을 때 저 검은 몸체 속 깊은 곳에
감추어진 絃이 타현되어 울리는
맑으면서도 진중한 피아노 소리다.
분명히 그 소리라는 것은
활로 현을 켜 자그마한 나무몸통 전체로 소리를 울려내는 바이올린의 그것과는
거리가 먼 그러한 성질의 것이다.

솔직히 고등학교 때 MK가 바이올린을 하는 걸 들었을 때도
나는 내가 바이올린을 그만둔 것을 후회할 정도로
바이올린을 심각하게 바라보지 않았다.
외국의 풍경에서 보이는
바이올린을 든 거지(fiddler)의 모습이 자꾸만 오버랩되어
바이올린이라는 악기의 진지함을 이해하는데
방해가 되었던 사실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어쨌거나 바이올린이라는 악기가
나에게 '깽깽이'(fiddle)가 아닌 '클래식 악기'로서 다가오는 데에는
그로부터도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2.

어릴 때 피아노 선생님이 '노래의 날개 위에'를 가르쳐줄 때
나에게 언급해줬던 멘델스존의 생애는
지금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은행가의 아들로 태어나
부유하게 인생을 살다간 몇 안되는 음악가 중 한 사람.

그래서일까.
나는 모짜르트의 음악에서 느껴지는 재기 넘치는 천재의 발랄함도,
베토벤의 음악에서 느껴지는 고독과 아집의 자기세계가 완성시킨 웅장한 음악적 구조물의 거대한 느낌도,
쇼팽의 음악에서 느껴지는 여리디 여린 여성스러움과 섬세함도 아닌
항상 밝고 낙천/낭만적인 멘델스존의 유약한 음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예비군 훈련 마지막날 친구를 데려다주며 돌아오는 길에 듣게 된 음악FM의 공연이 없었다면
나는 멘델스존이 바이올린 곡을,
그것도 단조곡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아마 평생토록 모르고 살았을 것이다.

3.

땀내나는 예비군복을 입은채
3일간의 훈련으로 지친 몸으로
지리하게도 막히는 이수교차로, 운전석 안에서
피곤한 몸을 의자 깊숙이 파묻고 있던 내게 들려온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는
솔직히 '클래식'으로서보다는
드림씨어터풍의 '프로그레시브 메틀'과도 같은
그러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협주곡이긴 하지만 오케스트라 전체가 만들어내는 풍성한 음량은
기타와 드럼만으로 유지되던 80년대의 락씬을 뒤집어버린
프로그레시브 메틀의 현학과 진지함을 연상시키는 것이었고,
(물론 프로그레시브 메틀이 클래식에 기반을 둔 것이므로
나의 이러한 연상은 그 방향이 완전히 逆이다)
1악장 후반부의 기교 넘치는 바이올린 독주는
불꽃 튀기는 락 테크니션의 그것을 떠올리게 했다.

4.

많은 음악평론에서 이 곡을
'여왕' 또는 '이브' 심지어는 '퀸카'라고까지 표현하지만
이처럼 스케일 큰 메틀로 이해했던 내게
그러한 여성스러운 해석은 이 곡의 강렬했던 첫인상과
전혀 부합되지 않는 것이었다.

아마도 그 평론을 쓴 많은 사람들이
멘델스존의 음악 일반에서 느끼는
행복함과 柔함, 낭만적인 분위기 등을 유추하여 그랬으리라 생각하지만
멘델스존이 항상 그러한 곡만 썼으리라는 보장은 없지 않을까.

오히려 이러한 나의 (1악장에 대한) 느낌은
그가 작곡 당시 정열적으로 연주하라고 직접 적어두었다는 사실로도
충분히 증명된다고 본다.

그래서 이러한 얼음과도 같은 차갑고도 폭발적인 해석의 연주를 듣기 위하여
많은 미모의 여자 바이올리니스트들의 음반을 뒤로 하고 내가 택한 앨범은
이미 죽은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
녹음된지는 50년에 가까운(1959년 녹음)
야샤 하이페츠의 음반이었다.

웹에서 들은 장영주의 연주로 대표되는 여성 연주자들의 해석이
(정경화 정도를 제외한다면)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멘델스존의 악상스케치와 달리
풍성하고 유려하게 연주되어 있다면
20세기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추앙받기에 손색이 없는
이 유태계 러시아인 바이올린 테크니션의 연주는
내가 이 곡에 대하여 갖고 있는 기계적인 '단칼'의 이미지,
바로 그것이었다.

아쉬운 점이라면
녹음된 지가 너무 오래되어 음량이 부족하다는 점,
음질 역시 그리 뛰어나지 못하다는 점 등일텐데
그의 제자인 막심 벤게로프라는 신예 러시아 바이올리니스트 역시
스승 못지 않은 힘있고도 기교적인 연주를 들려준다고 하니
조만간 그의 음반도 같이 사서 비교를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더구나 벤게로프의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64번 음반은
멘델스존이 만든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가 협연하고
쿠르트 마주어가 지휘한 것이라고 하니
그 역사적 의의 & 진용의 화려함 역시 놓치기 아깝다!)

5.

어쨌거나 이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64번은
내게 많은 의미를 가진 음악이 될 것 같다.

세계적으로 가장 애청되는, 가장 인기있는 바이올린 협주곡이라는 상투적인 의미를 넘어
바이올린의 매력에 다시금 눈뜨게 해준 음악,
멘델스존의 또다른 모습을 알게 해준 음악,
클래식은 누가 연주하든 그게 그거라는 예전의 생각을 깨부수고
누가 연주했는가에 따라 같은 음악의 해석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다는,
'듣는 귀'의 민감도 단계를 한층 높여준 음악,
이러한 고유하고도 다양한 의미로서
나의 favorite 중 하나로 자리잡을 것이다.
2004/06/12 11:40 2004/06/1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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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  | 2004/06/17 00:00
오오오...여튼 윤군은 글 참 잘 쓴다...부럽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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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기엔 우매했던 긴 시간의 끝이 어느덧
처음 만난 그때처럼 내겐 아득하오
되돌아가도 같을 만큼 나 죽도록 사랑했기에
가혹했던 이별에도 후횐 없었다오
내 살아가는 모습이 혹 안쓰러워도
힘없이 쥔 가냘픈 끈 놓아주오
가슴에 물들었던 그 멍들은 푸른 젊음이었소
이제 남은 또다른 삶은 내겐 덤이라오

긴 세월 지나 그대의 흔적 잃어도
이 세상 그 어느 곳에서 살아만 준대도
그것만으로도 난 바랄게 없지만
행여라도 그대의 마지막 날에
미처 나의 이름을 잊지 못했다면
나즈막히 불러주오
2004/03/28 22:49 2004/03/28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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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드디어

이곡을

노래방에서

불렀다...

기쁘다...

....근데 왜 이렇게 좋은 곡을

mp3로 구하기가 힘든 것인가...!!!
2003/12/14 02:42 2003/12/14 02:42
http://morehj.com/blog/trackback/104
김찬희  | 2004/04/07 00:00
"내게그랬듯이"노래는1995년12월25일sbs인기가요~1996년6월까지활동했읍니다.기쁘셨다니 감사드려요..^^
한효주  | 2007/06/15 15:26
오빠 노래 정말 좋아요

지금 다시 활동하시면 얼마나 좋을까요
  | 2007/06/17 13:37
오빠'들' 아닌가요? 그룹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김미진  | 2007/06/16 23:59
아...이노래 정말 좋아하는데..
어디서도 구할수가 없네요..
please mp3!!!
  | 2007/06/17 13:37
hj@morehj.com 으로 이메일을...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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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일없이 무료하던 99년의 월요일밤,
그리고 3년뒤 추운 밴쿠버의 반지하 하숙방.

우스꽝스러운 줄거리의 무타토 얘기는
아무래도 이 셰어의 노래를 빼놓고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

셰어의 광팬이었던 무타토,
얘기가 해피엔딩으로 끝나면서
셰어의 노래에 맞춰 우리의 멀더와 스컬리도 역시
다정하게 춤을 추는 아름다운 장면.
그리고 그 장면을 코믹스의 한 컷으로 처리하면서 마무리 되는
따뜻했던 50분.

셀 수도 없는 성형수술과 스캔들로 입방아에 오른 셰어라지만
내가 그녀의 노래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건
나와 그녀의 첫만남이
이렇게 멋진 분위기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 그림출처: 남명희의 ZooTV Station
http://www.zootv.pe.kr/xfiles/5x06.htm
2003/12/07 14:02 2003/12/0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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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Seriously Light Modeler  2010
    한국의 개고기 식문화 논쟁에 대한 나의 생각
  4. By Gagamell  2010
    푸른눈의 평양시민
  5. 상하이강낭콩밭  2008
    교육은 기나긴 소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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