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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ADMINISTRATOR
딴따라/배우  2009/08/31 15:33
 
 
 
 

홍콩느와르의 악역 전문배우인 성규안(成奎安, Shing Fui-On)이 지난 8월 28일(한국시간) 향년 54세로 타계했다. 사인은 비인암.

한때 영웅본색, 첩혈쌍웅에 관한 트리뷰트 웹사이트를 운영하긴 했지만, 그때도 누누히 밝혔던 것처럼 나는 홍콩느와르의 바로 그 시대를 살았던 팬은 아니었다. 재개봉관에서 도시락 싸들고 다니며 영웅본색을 십수여회 섭렵하고 성냥개비를 씹으며 트렌치코트를 휘날리고 다녔던 1980년대 중후반의 정통 홍콩느와르 팬들과 달리 나는 그것을 1990년대 초반, 초등학생 시절 비디오로 접했을 뿐이고 뒤늦게 그것의 낭만에 공감하여 몇 개의 대표작들을 찾아본 것이 전부인 거다.

그래서 나는 성규안의 필모그래피도 줄줄 꿰지 못하고 그가 홍콩영화계에서 어떤 위치를 점했던 배우였는지 분석할 능력도 없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내가 즐겨봤던 몇 편 되지 않는 홍콩느와르 영화에서조차도 그는 영화의 '정형성'을 강화시켜주는 악역으로서 자주 등장했었고, 그것이 그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을 더 크게 하는 이유가 되는 것 같다.

그 역할을 반드시 성규안만이 맡아야 하는 것은 아니었겠지만, 성규안이 출연함으로서 그 역할을 영화 속에서 더 빛낼 수 있었던 배우. 성규안은 내게 그런 이미지로 기억되고 있다.

영웅본색에서는 몇 장면 등장하지 않았지만 영웅본색2에서는 비교적 비중 있는 조연으로 등장했다. (마지막 저택결전 장면에서 도끼를 들고 일본도를 든 적룡과 싸우는 악당이 바로 성규안이었다) 하지만, 그 어떤 영화보다도 우리 한국팬의 기억에 가장 선명하게 남아있는 역할은 아무래도 첩혈쌍웅의 악역 '자니 왕'(王海)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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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을 장악하기 위해 삼촌인 '토니 왕'을 암살했으나, 킬러였던 제프가 경찰의 추격을 받자 돈을 줄 수 없다고 버티며 영화 속 갈등의 한 축을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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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사람이 아닌 개처럼 보일 때가 있다"
"... 인간보다 나은 개도 있다."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죽음도 마다하지 않는 시드니(주강 扮)의 비극적인 모습도 악역을 맡은 성규안의 압도적이고 무자비한 연기가 아니었다면 그토록 빛을 발하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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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혈쌍웅의 마지막 씬. 성당으로 몰려온 경찰 앞에 투항하려 하지만 친구를 잃은 슬픔으로 분노하고 있는 이수현의 총탄에 무릎을 꿇고 만다. 첩혈쌍웅의 줄거리상, 그의 죽음으로 모든 갈등과 안타까움이 치유되지는 못하지만, 그는 이 순간에도 그의 역할에 최선을 다 했을 것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2009/08/31 15:33 2009/08/3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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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로  | 2009/09/11 21:41
검색을 통해 찾아왔습니다. 전에 오우삼 관련 홈페이지 만드셨던 분이시지요? 그때 저도 홈페이지 만들어본다고 해서 비둘기 날아가는 인트로 만들어서 인사도 드리곤 했었는데... 성규안의 타계가 참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며칠이 지났는데도 가끔 떠오르곤 해서 마음이 많이 아프네요.
  | 2009/09/13 09:16
기억납니다. 초기화면에 비둘기 사진 있었지요...^^; 여전히 홍콩영화 블로그 운영하시는 열정, 부럽습니다. (저도 오우삼 웹사이트 운영하며 모아둔 자료들, 블로그에 다시 올리는 작업 하기는 해야하는데 생각만 하고 손이 잘 가질 않네요)

적룡(조폭마누라 3)이나 주윤발(최근 <공자> 예고편이 공개됐지요)의 나이든 모습도 그렇고...장국영은 없고...이래저래 이렇게 시간이 흐르는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입니다.
심재혁  | 2010/12/11 03:52
영웅본색2(장국영(지금은 자살로 고인이 돼신 배우)이 고영배의 전문킬러 소장(극중 썬글라스를 낀 전문킬러였으며 주윤발과 결투때 동시에 부상을 입자 주윤발이 썬글라스를 벗으니까 자신도 동시에 벗었음.)에 의해 죽게돼어 하차하게 됀 영화) 때면 기억나네요. 공장에서는 수하중 한명이 위폐를 훔치는 모습이 보이자 곧바로 처치해버리고 마지막 총격전때는 적룡에게 왼팔에 부상을 입어서 벽쪽으로 뛰어올때 마주하니까 세명의 수하들이 도망가려는지 어떻게 알고 막 공장때나만큼 행패를 부리며 4방을 쏴서 죽여대던 그 고릴라처럼 생긴 악당.
성규안 주로 주윤발 적룡 공동주연영화중 하나인 시티 워 다음으로 나온 시티 워 2에서는 주윤발과 적룡 대신 주인공으로 나왔다 하네요. 시티 워 2에서는 한 꼬맹이의 가족이 총격을 당할때 꼬맹이를 구한 뒤 해어진다음 20년뒤에는 성규안이 불구가 돼어 복수를 다짐하고 꼬맹이는 어엿한 청년이 돼었다하는 내용으로 성규안이 좋은 역할을 하는 영화 중 하나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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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가 있는 동안 소포가 왔다. 며칠전 스쿼드론에 주문한 지름의 흔적. 100달러 이상 주문할 경우, 미국 국내에서는 무료배송을 해주길래 한 번 주문해봤다. 구하고 싶던 물건들도 마침 입하된 상태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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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 스케일 에어크래프트 컨버전스(Scale Aircraft Conversions; 이하 SAC)의 메탈 랜딩기어 12종, 그리고 (머리 속으로 계획만 줄창 하고 있는) 1:72 스케일 롬멜 + Fi-156 Storch + DAK 디오라마에 쓰일 디오라마 액세서리들. 저게 대체 다 얼마야... 세어보고 싶은 분들도 많겠지만 행여 계산을 하더라도 집사람에게는 비밀로 해주셨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_-;; (무료배송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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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C는 비행기 모형의 메탈 랜딩기어를 전문으로 만드는 회사다. 이전에도 메탈 랜딩기어를 만들어 파는 회사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주로 1:32 스케일 중심이고 라인업도 넓지 못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비해 SAC는 다양한 스케일(1:24 ~ 1:72)과 풍부한 라인업(프로펠러기, 제트기, 헬기까지...), 괜찮은 품질 등으로 이 분야의 신예로 떠오르고 있는 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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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DAK 디오라마에 쓰려고 사둔 액세서리들. 페인트 마스크, 롬멜장군 인형, 독일군 제리캔 및 탄약상자 등이다.

맨 왼쪽의 페인트 마스크는 아카데미 1:72 스케일 Fi-156 Storch용 Eduard Mask인데, 사실 이번이 두번째 구입이다. 예전에 같은 제품을 사서 쓰다가 날씨도 덥고 짜증도 나고 해서 몇 장 사용하다가 키트와 함께 쓰레기통으로 버린 아픈 역사가 있는데, 이번에는 잘 쓸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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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18용 랜딩기어는 하세가와 키트에도 화이트메탈로 들어있지만, 카피판인 하비보스 제품에는 플라스틱화 되어 있다. 하비보스용으로 하나 사둔 셈이다. S-3 바이킹은 덩치 자체가 큰데다 레진제 윙폴딩을 바를 생각이라 그 핑계로 하나 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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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팔용 랜딩기어는 공군형(A/B/C형)이나 해군형(M형) 모두 나와있는데, 복좌 B형으로 만들기 위해 공군형을 구입했다.

팬톰 랜딩기어의 경우는 이미 G-Factor 제품으로도 4개 정도를 갖고 있는데 비교해볼겸 하나 더 사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작편의성(?)은 SAC, 강도는 G-Factor라는 생각이다. SAC 제품은 이미 각 부품이 분리되어 예쁘게 포장되어 파팅라인 정도만 약간 다듬어 주면 키트에 바로 쓸 수 있지만, 화이트메탈(납과 주석의 합금이다)인지라 강도가 조금 불만인 점이 있다. 가공시 칼로도 잘 깎이지만 자칫하면 기체 무게에 눌려 '휘기도' 한다. 이에 비해 G-Factor 제품은 우산살 같은 줄기에 각 부품들이 '달려있는' 형태로 사출되어 있어 이걸 떼어내고 다듬어주는 게 큰일이다. 재질은 황동주물이어서 화이트메탈보다 더 강하지만, 이러한 특성 때문에 부품을 줄기에서 분리해내고 다듬는 첫 단계에서부터 진을 빼기 일쑤다. 한국에 있을 때 에칭니퍼로 이거 다듬다가 니퍼날 말아먹은 적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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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호크의 경우는 이스라엘 A-4N형에 LGB 같은 거 달 생각으로 사뒀다. 이미 하세가와에서 A-4M형이 나온 마당에 레진 노즐을 추가한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A-4N형도 나올 거라고 '뻔히' 예상 되긴 하지만, 집에 2개나 있는 커팅에지 수퍼폭스 컨버전 키트를 혹시 쓸 일이 있지 않을까 해서 (핑계 없는 무덤 없다) 사봤다. 미해군의 히어로 A-6E용 랜딩기어는 더 말할 필요도 없을테고... (단, 언제 마음이 바뀌어 EA-6B를 하나 더 만들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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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어용 랜딩기어의 경우는 SAC의 해당 제품페이지에서 흥미로운 설명을 달아놓고 있다. 하세가와 해리어 키트의 경우, 설명서대로 붙이면 동체 후방 랜딩기어가 공중에 붕~ 뜨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 (노즈기어, 날개끝 랜딩기어만으로 3각형을 이루어 서는 것) 이를 방지하기 위해 노즈기어의 높이를 달리 해주는 등의 작업이 필요한데, 이 SAC의 하세가와 해리어용 랜딩기어 세트는 노즈기어를 2단으로 분리하여 모델러가 스페이서를 삽입하는 등 필요한 가공을 할 수 있게 해두었다.

터프한 무장을 자랑하는 A-10 썬더볼트의 경우도 A-6E와 마찬가지의 이유로 메탈 랜딩기어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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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6은 경량형과 중량형 기체용이 별도로 나와있다. 굵기 외에도 메인 랜딩기어 스트럿에 라이트가 달려있느냐의 여부가 식별 포인트다. (경량형에는 달려있고 중량형에는 안 달려있다) 내 관심사는 F-16I Sufa 등에 사용할 중량형이었지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경량형도 하나 사뒀다. 혹시 또 아나? 한국군 장비에 별 관심 없는 내가 KF-16 Block 52를 만들겠다고 하는 날이 올지. (KF-16 Block 52는 라이트가 달린 경량형 랜딩기어를 사용한다)

** 수정사항: 한국공군의 KF-16처럼 랜턴(LANTIRN)이 장비된 기체는 뒤쪽의 라이트가 랜턴운용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노즈기어 커버로 라이트를 옮겨 달았다. 따라서, 동 제품을 KF-16에 사용하는 것은 곤란하다. (물론, 랜턴운용능력이 없는(랜턴장착개수를 받지 않은) 직도입 F-16에서는 쓸 수 있다)

사실 이 SAC의 F-16 제품과는 작은 인연(?)이 있다. 아무래도 요새 현용 제트기 모델링의 가장 큰 화제라면 F-16I Sufa가 아닐까 하는데, 나도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1:48 스케일로 Sufa를 만들기 위해 이런저런 별매품을 많이 모으고 있었다. 지금이야 하세가와와 키네틱에서 동시에 Sufa 키트가 발표되어 김이 좀 새긴 했지만, 이스라캐스트 Sufa 컨버전 키트도 구버전, 신버전 다 갖고 있었고, 레진제 600갤런 연료탱크도 다 구비해놓은 상태여서 메탈 랜딩기어가 절실히 필요하던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이 SAC라는 회사를 알게 되었고 거의 매일 업체 웹사이트를 들어가 F-16용 메탈 랜딩기어가 출시됐나 안됐나 점검하는 게 일상이 되었는데... 아, 이게 몇 달이 가도 도대체 출시될 생각을 안하는 거다. 희귀한 기종의 랜딩기어까지 출시된 상황에 수퍼 베스트셀러인 F-16용 제품이 나올 기미가 없다는 게 영 답답해서 업체한테 이메일을 보냈다.

'아, 내가 사실 Sufa의 광팬인데... 메탈 랜딩기어가 필요한데 만들어주면 고마울텐데... F-16은 세계적으로 팔리기도 많이 팔려서 제품 출시하면 시장성도 있을텐데... 주절주절...'

다음날, 메일이 떠억~ 왔는데...

'아, 미안! 우리가 제품출시를 했는데, 웹사이트에 업데이트 하는 걸 까먹었네... 알려줘서 고마워~ 오늘 당장 업데이트할께~'

... 결국, 여러분이 보시는 SAC 웹사이트의 F-16용 랜딩기어 리스팅은 본인의 치근거림에 힘입은 것이라는...;;; (제품출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뭐, 이 정도 까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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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디오라마 액세서리. 체코 엑스트라 테크(Extra Tach)의 롬멜 인형부터 소개해보련다. 이 업체는 주로 AFV 에치제품으로 유명한데, 제품군 중에 약간의 1:72 스케일 인형 라인업도 갖추고 있다. Fi-156이 나오는 DAK 디오라마를 만들기 위해 롬멜 인형이 꼭 필요했는데, Plastic Soldier Review라는 1:72 스케일 인형 전문 웹사이트를 면밀히 살펴본 결과, 인젝션 키트로는 쓸만한 제품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하지만 1:72 스케일 인형은 레진 별매품으로도 구하기가 꽤 어렵고, 롬멜과 같은 특정인의 인형이라면 더더욱 그러했다.

그런 와중에 다른 웹사이트(On The Way!)를 통해 이 제품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썩 괜찮다는 느낌을 받아 주저없이 구매했다. 롬멜을 제대로 재현한 사실상의 유일한 제품이며, 현 상황에서 최고의 선택이기도 하다. 뒷짐진 자세를 취하고 있는 롬멜 장군 외에도 2명의 스탭 인형이 함께 포함되어 있는데, 그 중 1명은 자매품인 아프리카 군단 통신병 세트에 포함된 인형이다. 권총집 등을 재현한 작은 에치부품도 들어있는데, 과연 이걸 순간접착제로 잘 붙일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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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는 제리캔 세트와 탄약상자. 분명히 제리캔 세트 1종만 주문했는데 제리캔 2개에 탄약상자까지 날라와서 '내가 이런 걸 주문했었나?' 싶게 만든 의문(?)의 제품군이다. (미친 듯이 웹쇼핑하다보면 가끔 이런 일도 벌어지곤 하지...) 다행스럽게도 엑스트라 테크와 CMK의 제리캔은 모양이 '약간' 다르다. 디오라마에 적절히 섞어주면 될 듯 한데, 제리캔에다 탄약상자까지 있는 마당에 Fi-156 말고도 DAK 버전 3호 전차 G형까지 구해서 베이스에 올려놔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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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사진 한 장... 소포 오는 동안 내가 하고 있던 일이다. 수업 중 한 과목(Human Resource)이 종강을 하여 작은 카페테리아에서 브런치(음, 내가 이런 단어를 쓰다니... 된장남 같지만 정말 선생님이 'brunch'라고 그랬다)를 먹은 후 친구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학교에 카메라를 들고 다니질 않아 내 카메라로 사진을 찍진 못했고, 친구 Facebook에서 퍼왔다)

우리 외국인 학생들을 배려해서였겠지만, 초로(初老)의 선생님(Ms. Zumberge; 앞줄 왼쪽 두번째)이 정확한 표준영어를 구사하여 수업듣기가 매우 편했고, 무엇보다도 Good listener였다는 점이 좋았다. 수업이나 과제 가이드라인은 엄격했지만 관심 있는 분야여서 그랬는지 종강이 참 아쉬웠다. 우리 Extention 학생들 뿐만 아니라 다른 코스를 듣는 학생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었던 것도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어쨌거나, 이렇게 한 학기는 마무리되어 가고 있고, 나의 지름은 여전하고, 오복이 나올 날도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 6개월 체류의 반환점을 돌 시간이 머지 않은 듯 하다. ^^;
2009/08/28 15:47 2009/08/2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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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  | 2009/09/01 23:45
백불의 유혹...ㅋㅋ ^^;

아, 그건 그렇고 쇼핑하러 나가면 '퓨처' 구입하시길...
붓질로도 잘 됨...^^

그런데...경량형 휠 스트럿...에 달려있는 라이트...
랜틴 쓰면서 다 앞으로 이동하지 않았나요??
  | 2009/09/02 06:45
한국형 KF-16을 만들겠다고 해놓고 택싱라이트가 노즈기어로 옮겨간 걸 까먹었군요. -_-;;; 베네수엘라 공군의 F-16처럼 랜턴기능 없는 F-16도 만들 계획이 있으니 아주 틀린 것은 아니겠지만, KF-16 같은 랜턴장비형 팰콘을 위해서는 전혀 새로운 타입의 메탈 랜딩기어/노즈기어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오네요.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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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사진은 엄쓰...^^;;;)

샌디에고에 괜찮은 모형점이 없다는 사실은 일전에도 말씀드린 바와 같다. 다만, 이제는 LA의 큰 모형점에 가서도 별반 흥미를 못 느낄 지경이 되어버린지라, 물건구색이 변변치 않다고 샌디에고 모형점을 모두 폄하하기에는 미안한 마음도 있다. 뽀~*님의 추천대로 '초심'으로 돌아가 접착제 하나만 갖고 색칠 없이 가볍게 조립할 키트를 구하기에는 샌디에고 모형점도 그리 나쁜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결국 최근에 아무래도 '조립식을 좀 해야 쓰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 키트 몇 점을 샀다. 'LA(브룩허스트 하비즈)에서 사라고 할 때는 안사고...' 라는 집사람의 눈총을 받으면서 구입한 것들이다.

1. 이탈레리 1:72 T-34/76 전차
2. 트럼페터 1:72 일본 육상자위대 74식 전차
3. 타미야 미니4WD 와일드 윌리 쥬니어

이상 3점인데, 3번 와일드 윌리 쥬니어는 어릴 때의 추억을 되살려보고자 소장용(한국 가서 제대로 만들어볼 계획)으로 산 것이니 1~2번 1:72 스케일 탱크들이 주된 구입품목인 셈이다. 요새 들어 부쩍 관심이 가게 된 스케일(1:72)이자, 아이템(탱크)들이다.

사실 1번 이탈레리(옛 ESCI) 1:72 T-34/76은 캐나다 어학연수 시절 하숙집 방에서 만들어본 경험이 있는 녀석인데, 작은 크기에 비해 놀랍도록 섬세한 디테일과 완성후의 품새 등이 마음에 쏙 들어 다시 만들어보고자 집어들었다. 이 키트를 통해 1:72 AFV를 다시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트럼페터의 일본 육상자위대 74식 전차도 꽤 만들어보고 싶던 키트였다. 원래 비행기를 주종목으로 택하지 않았다면 현용전차를 택했을 정도로 2차대전 이후 현용전차에 관심이 큰데(제원 따위는 모르고 그냥 모양만...) 특히나 육상자위대의 자체개발 전차들은 예전 타미야 카탈로그에서 본 멋진 제작례들이 인상 깊어 그런지 지금도 마냥 멋있게 보이기 때문이다. (포방패 위에 거대한 서치라이트를 올린 74식 전차의 모습은 아직도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어쨌거나 오늘은 주말 내내 나를 괴롭히던 숙제도 다 끝냈고, 학교수업도 비교적 일찍 끝나 밤에 여유시간이 좀 있었다. 그간 사다놓고 만들 기회가 없던 1:72 스케일 탱크들을 좀 만들어보자 싶어 74식 전차부터 상자를 열어 제작에 돌입했다. 하지만, 첫 단계부터 난관. 후끈 달아올랐던 의욕이 바퀴를 조립하면서 확! 식어버린 것이다.

74식 전차는 한쪽에 주행륜이 5개 밖에 없어, 전차치고는 주행륜 개수가 적은 편임에도 양쪽에 10개, 총 부품 20개를 자르고 다듬으면서 슬슬 귀찮음을 느끼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_-;; 결정적으로 깨알만한 견인고리 한쪽을 바닥에 떨어뜨려 끝끝내 못 찾은 것이 의욕을 팍! 꺾어버렸다. (여기 집, 다 카페트 바닥이다. 절대 못 찾는다)

그간 항상 현용전차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던지라 당황스러움이 컸다. 마치 비행기를 조립할 때 콕피트라는 거대한 벽을 극복하지 못하고 의욕이 식는 것과 비슷한 경우인 거다. 아무래도 비행기(제트기)에 전념하라는 하늘의 계시 같은데...

탱크가 비행기보다 여러모로 '아기자기한 맛'이 있는 건 사실 같다. 별매품도 많고, 디오라마로 확장시킬 수 있는 가능성도 많으니까. 마스킹 따위, 데칼이 노래질 걱정 따위, 안해도 그만이다. 색칠과 웨더링을 하면서도 굳이 에어브러시를 쓸 필요 없이 붓으로 '깨작깨작' 대는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I'm serious)

그런데 왜! 왜! 바퀴에서 힘빼게 만드냐고....-_-

'포... 88 같은 거 한번 만들어보시죠'

...물론, 88... 생각해봤다. 그런데 가격이 너무 비싸다. (드래곤 88, 물경 5만원 돈이다) 가볍게 만들기에는 너무 부담되는 가격이다. 하세가와 1:72 스케일 88은 구하기도 어렵거니와 최근의 1:72 스케일 키트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제 88도 1:72 스케일로 신금형 하나 나와줘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소프트스킨은 논외로 하자. 남자다운 박력이 없다, 소프트스킨은. -_-;;

...... 며칠 뒤에 다시 상자를 열고 74식을 다시 손대긴 하겠지만, 오늘의 이 김빠짐은 굉장히 당황스러운 것이었다. 어디, 아기자기하게 만들어볼만한, 구하기 쉬운 1:72 스케일 AFV 키트 없을런지...?
2009/08/26 17:37 2009/08/2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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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  | 2009/08/27 13:27
초심...ㅎㅎㅎ ^^
AMS 환자들에게 1/72 AFV는
날카롭게 맞아 떨어지는 최근 제품 아니고는 좀 성에 차지 않을 것 같네요.
특히나 이탈레리의 두루뭉술한 녀석들은...영...ㅡㅡ;

개인적으로는 1/35 소프트 스킨을 모으곤 했는데
요즘은 아이템이 늘어가고 있는 1/48도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결국 스케일 및 장르 다변화일 뿐...크크큭 ^^;;
  | 2009/08/28 15:29
이탈레리 1:72 스케일 T-34는 이탈레리 1:35 스케일 AFV들과 달라서 굉장히 괜찮더군요. 금형을 우리나라에서 파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 그리고...순혈주의는 종의 다양성을 해쳐 장기적으로 모형생태계를 황폐화시킬 수도 있다는군요. --; (변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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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학기 끝날 때가 다 되어 그런지 숙제가 이래저래 많다. 어제도 숙제하느라 새벽 3시에 잤고, 결국 예상대로 해가 중천에 떠서야 일어났다. -_-;;

그나마 10시에 일어나는 걸로 선방(?)하긴 했는데, 밤이 짧고 낮이 길어 그런지 7시간 가량 잤음에도 몸이 좀체 개운치 않았다. 나이를 먹어 올빼미 생활이 더이상 몸에 안 맞는구나 싶기도 하고...

아침을 간단히 먹고 집사람 제안대로 성당에 가기로 했다. 실은 내일이 집사람 생일인데, 기특하게도(?) 성당에 가자고 하길래 그러마 하고 나선 거다.

사실 처가쪽은 무교이고, 집사람 또한 결혼을 하면서 세례를 받았음에도 집사람은 성당에 종종 나가는 편이다. 미국에 와서도 (동네 산책 삼아 나간 이유가 컸겠지만) 집사람은 혼자서 집 근처의 미국 성당도 두어번 다녀온 적이 있을 정도다. 그에 반해, 모태신앙인 나는 머리가 굵어진 뒤로 좀 나이롱(?)이 되어갖고서는... 아주 특별한 일 없으면 성당에 잘 안 나간다. 그래도 괜히 누가 성당 다닌다면 예쁘게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는 듯... 특히 집사람이 성당 가자고 하면 몸은 좀 귀찮아도(?) 괜히 아내가 시댁 풍습(문화)에 적응하려는 것 같아 고맙고 기특한 마음이 들어 '안 가!'하고 거절하기가 좀 뭣하다.

오늘은 집 근처의 미국 성당 대신, 차로 15~20분쯤 가야 있는 한인성당에 가보기로 했다. 샌디에고 오기 전부터 집사람이 인터넷을 통해 샌디에고 한인성당이 있다는 것은 파악하고 있었지만 우리집에서 차를 타고 프리웨이를 타야하는 먼 곳(?)에 있어 실제로 가보기로 한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집사람 생일 기념(?)으로 제대로 미사를 볼 요량이면 아무래도 한국어 미사를 보는 편이 낫지 않겠나 싶기도 하고, (사실 이게 더 큰 이유인데) 구름 한점 없이 너무나 맑은 8월의 한낮에 차를 몰고 프리웨이를 달려보고 싶기도 했기 때문이다.

GPS에 성당주소를 찍고 한인성당을 찾아갔는데, 꽤나 주택가에 위치해있었다. 역시 동네의 미국 성당을 빌려 사용하고 있는 것 같았는데, 이러한 형태는 이민자들의 초기 종교커뮤니티에서 보편적인 형태인 것 같다. (샌디에고의 많은 한인 개신교 교회는 물론, 우리나라 혜화동성당에서도 주말마다 필리핀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단독미사가 열리고 있다)

하지만, 특이한 것은 성당 맞은 편에 있는 또다른 건물이었다. 미사를 마치고 교인들이 그 건물로 많이 들어가길래 무슨 건물인지 궁금했는데, 집에 와서 찾아보니 2007년 준공된 한인성당 새 성전이라고 한다. 주일학교, 사목회 등의 용도로 쓰이지 않나 싶다. 전재산을 헌납하고 돌아가신 어느 할머님의 재산과 교우들의 성금 등으로 완공되었다고 하니, 힘든 타향살이에도 큰 일을 이루셨구나 하는 마음에 숙연한 기분까지 들기에 충분했다.

집에 오는 길에 시온마켓에 들러 약간의 장을 봤다. (한인성당이나, 시온마켓이나... 모두 샌디에고의 코리아타운이라고 불리는 Convoy Street 근처다) 프리웨이를 타기 전에는 차에 기름도 한가득 넣어주고...

집에 와서는 또다시 밀린 숙제를 꾸역꾸역 해댔다. 내일이 집사람 생일인데 성당 가고, 장 보고, 기름 넣고 온 것 외에는 별달리 해준 게 없어 미안하긴 했지만, 내일 점심에 맛난 것 사주겠노라 양해를 구하고 간신히 당장 급한 숙제들을 마무리 지었다. 덕분에 한참 늦은 저녁식사는 쇠고기와 콩국수로 두 사람 모두 편안한 마음으로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특히 콩국수는 얼마 전에 시온마켓에서 발견한 레토르트 콩국(비락 콩국)에 중면(세면, 소면보다 조금 더 굵은 국수)을 넣어 만든 것인데, 꼭 내가 만든 요리라서가 아니라 담백하고 고소한 것이 좀 색다른 별식이 땡길 때 한번씩 말아 먹어주면 그만이다. (할 줄 아는 요리가 라면에서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어쨌거나 내일은 부디 제 시간에 일어나 우리가 좋아하는, 예쁜 태국음식점에 가서 분위기 좋은 점심을 먹어야겠다. Happy birthday to you.
2009/08/24 15:35 2009/08/2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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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  | 2009/08/25 22:46
뜻 깊은 행사를 하셨구만요...^^ congratulations!

임신 중일 때에는 기념일 등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합죠...
이번 기회에 그때 그 '크림'을 한번 장만해보는 것도 좋을 듯...^^

예전에 같은 사무실 부장님이 출산을 앞둔 선배에게 한 말씀...
지금 잘 해줘라...안 그럼 평생 고생한다...
참고로 그 부장님은 임신 중인 사모님과 외식하러 갔다가
"뭐 그리 먹고 싶은 게 많냐?"고 타박했다가...
그때 태어난 애가 대학 간 그 시점까지 시달리고 있었음...
(뭐 사실 거지가 들어 앉았냐는 소리만 안 했어도...)

태중의 아이를 지켜야 한다는 모성 본능이 강력하게 발현되는 것 뿐인긴 한데...
무섭죠?? ^^;;;
  | 2009/08/26 17:34
정말 산달이 가까워올수록 더 많이 먹는 듯 합니다. 그래도 저는 타박 안 주고 있어요. 과자나 아이스크림처럼 몸에 안 좋은 것만 아니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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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일보에 갔다가 참 오래된 동영상을 하나 발견했다.

IMF 외환위기가 시작된 1997년 12월 대선에서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대통령후보이던 김대중의 지원연설자로 노무현(당시 부총재)이 나와 방송연설을 하던 동영상. 그때 나는 대학교 2학년이었는데, 마루에서 다림질을 하시던 어머니와 이 방송을 보면서 누굴 뽑으면 좋을지 얘기하던 기억이 난다.


당시 나는 놀랍게도 이회창을 뽑기로 하는 데에 어머니와 의견일치를 본 상태였다. 초짜 법대생으로서 법치주의에 대한 바람이 컸다고 스스로를 정당화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김대중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 어떠한 일이 생길지 이유 없이 두려웠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일 것이다.

어쨌거나 그 후로 12년이라는 세월이 더 흐르면서, 나는 큰 테두리 안에서 지난 2대 10년 민주정부의 지지자가 되었다. 민자당과 그 후예들의 본질은 그 어떠한 경우에라도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 민주주의에 발딛지 않고 정권의 도덕성, 청렴함, 지도자의 식견과 철학이 없는 '경제만능주의'란 신기루와 허상에 불과하다는 믿음 또한 혹독했던 포스트 민주정부 2년간의 경험으로 더욱 강화되어 왔다.

하지만 그러한 강화된 믿음과는 별개로,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이제는 아무도 없다'는 현실은 내게 어쩔 수 없는 허전함과 애잔함을 가져다준다. 노이즈가 잔뜩 낀 저 동영상 주인공의 패기있는 모습도 이젠 저렇게 녹화테입으로만 남을 뿐이고, 죽는 날까지 역사의 발전방향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민족의 운명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멈추지 않았던 위대한 지도자의 혜안과 식견도 여기서 멈춰버리게 된 것이다.

(한편으로, 가야할 사람들이 먼저 가지 않고 화해와 화합을 운운한다든지, 살아생전 고인을 물어뜯고 고인의 업적을 무너뜨리기에 여념이 없었던 인사들이 고인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악어의 눈물을 흘린다든지 하는 모습은 허탈한 마음을 더욱 쓸쓸하게 만든다. 며칠전까지만 해도 고인에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던 과거가 언제였냐는 듯, 위인의 죽음 앞에 바싹 엎드리며 애도를 함께 한다는 저쪽 세력의 놀라운 처세술(눈치)에는 괜한 불쾌감까지 들 정도이다)

과연 우리는 떠나보낸 사람들만큼의 철학과 고민, 능력을 갖춘 지도자를 또 가질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굉장히 어려워 보인다.

옆나라 일본에서는 50년 동안 이어졌던 자민당 정권이 막을 내리고 민주당의 집권이 눈앞에 다가왔다고 한다. 2000년대 초에만 해도 일본은 여전히 정치 후진국이라고, 정권교체의 가능성은 물론 시민사회의 성숙도 한국만큼 도드라져보이지 않는다고 가벼이 보았는데 이제는 그런 말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한나라당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언론 모든 분야에서 착착 진행시켜나가고 있는, 이른바 '50년 집권프로젝트'가 사실이라면 우리나라 정치는 조만간 일본 자민당의 탄생기 이전 수준으로 회귀해버릴 것이다. (누구는 앞으로 민주정부가 재출범하기 위해서는 이명박 3년 + 박근혜 5년 + 이재오 5년의 총 13년이 걸릴 것이라 예상했다)

이러한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빛이 될 지도자를, 소위 '진보진영'은 가졌는가. 전직 대통령 둘을 모두 잃은 상태에서, 이제는 다선 국회의원도 찾기 어려운 인력 풀(Pool)에서 누구를 원로로 받들고 고견을 구할 수 있을 것인지.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인 동시에, 떠나보낸 사람을 더더욱 그리워하게 되는 이유이다.
2009/08/22 13:22 2009/08/22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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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방문자  | 2009/08/23 22:26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2009/08/24 15:35
매번 좋은 말씀 주셔서 고맙습니다. ^^; 집사람에게는 항상 충!성!을 다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혼자만의 생각이겠죠? 헤헤... IPMS 사진도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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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올리려고 했는데, 이렇게 열흘이 지나서야 후속편을...;; 여행이 길었던 것도 아니고, 1박 2일짜리 주말여행인데 말이다. (게다가 그 사이에 멀리 라스베가스 여행까지 갔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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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게까지 디즈니랜드에서 놀고, 다음날(8월 2일) 아침 여관을 떠났다. 전날 못 찍은, 애너하임 디즈니랜드 파크 도로변에 즐비하게 늘어선 야자수의 모습도 오늘은 여유를 갖고 찍을 수 있었다.

어제는 가든 그로브에 늦게 들어가는 바람에 모든 일정이 늦춰졌지만, 오늘은 비교적 일찍 일어나 다른 곳을 둘러볼 여유가 있었다. 여관 로비에 꽂혀있던 많은 브로슈어, 리플렛들을 살펴보다가 샌디에고 내려가는 길목에 있는 산 후안 카피스트라노(San Juan Capistrano)라는 작은 마을을 들르기로 결정하고 자동차를 남쪽으로 몰았다.

산 후안 카피스트라노는 가든 그로브와 샌디에고 중간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1776년에 세워진 작은 선교성당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작은 전원마을로서, 이곳은 오렌지 카운티(LA 카운티와 샌디에고 카운티 중간에 있는 카운티) 유일의 선교마을(Mission이라고 한다)이라고 한다. 마을의 주된 산업(?)은 역시 성당유적을 중심으로 한 관광업인데, 브로슈어에 따르면 성당유적 외에도 이것저것 아기자기하게 볼 것이 많아보여 샌디에고 가기 전, 가볍게 들러 오후를 보내기에 알맞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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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서쪽의 Los Rios Street에는 도로 좌우로 작은 카페와 가게들이 많아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아끈다. 우리나라의 삼청동 또는 인사동을 연상시킨다고나 할까. 집사람이 사진을 찍은 곳은 향초, 화분 같은 정원용 소품을 팔던, Mi Tesoro라는 이름의 작고 예쁜 가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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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를 산 후안 카피스트라노로 이끈 이유 중 절반은 바로 이 Zoomars라는 어린이 동물원. "Petting Zoo"(직접 동물을 만지고 먹이를 줄 수 있게 만든 동물원)라는 호기심에 안 와볼 수 없었으나, 브로슈어의 그 예쁜 사진들이 사실 '사진빨'에 가깝다는 걸 깨닫게 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옛날 이곳에 살던 어느 가족의 가족농장을 동물원으로 개장하여 관광상품화했다는데, 직접 만질 수 있는 동물은 토끼와 염소 정도에 불과했다. 브로슈어 안내문에 적혀있던 소, 거북이, 망아지는 모두 권태롭게 우리 안에 퍼져있었고, 브로슈어 사진 속에서 해맑은 웃음의 아이들이 안고 있던 새끼 라마(남아메리카산 낙타의 일종)는 이제 다 커서 역시 똥이 가득한 우리 안에서 무료한 오후를 보내고 있을 뿐이었다.

그나마 염소우리가 좀 볼만 했는데, 저렇게 관광객을 알아보고 품 안으로 기어들어오는 녀석이 하나 있어 기특할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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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체 떨어지려 하지 않아서 약간 당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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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진기를 들고 있을 때에도 오른쪽 녀석은 계속 내 품 안으로 들어오려고 하는지라 사진찍기가 영 어려운 게 아니었다. 내가 그렇게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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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우리는 4~5평 되는 공간에 나무벽을 세워두고 짚을 깐 것이었는데, 어린이들에게 인기만점이었다. 하지만, 겁 많은 토끼입장에서 생각해보자면 저렇게 사람 손에 들려 사진 찍히는 것도 스트레스 받는 일일 것이다. 집사람 말에 의하면 토끼가 겁을 먹고 오돌오돌 떨고 있었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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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에 초기에 정착해 살았던 오닐(O'neill) 가족의 집을 현재는 박물관으로 개장해 주말 점심무렵에 일반에게 공개를 하고 있다. 입장료는 무료라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면 만나게 되는 가이드가 대놓고 기부금(Donation)을 요구하기 때문에 1달러 정도는 준비해가는 게 좋겠다. 1800년 대 캘리포니아 정착민들의 실생활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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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닐박물관 거실에서 한 장. 책상 위에는 오닐가족과 초기 캘리포니아 정착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몇 가지 책, DVD 등을 팔고 있었다.

Los Rios Street 관광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되면 마을 북동쪽에 있는 산 후안 카피스트라노 성당(Mission San Juan Capistrano)으로 이동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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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흰벽의 건물잔해는 1812년 지진으로 무너진 돌성당(The Great Stone Church)이다. UN이었나? 어디서 정한 '위험에 처한 문화유산 100곳' 중 하나로 꼽힌 곳이란다. 비단 이 유적만이 아니라 성당 내부에는 이것저것 볼만한 것들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수도사들이 밭을 갈고, 벌을 치고, 제련을 하던 뒷뜰의 생업시설이 가장 재미있었다. 표지판은 없지만 누가 보더라도 한 눈에 화장실임을 알 수 있는, 그런 시설도 있었는데 그곳의 또랑이 포도밭으로 이어져 천연거름을 공급하게 되어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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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하도 더워 맞은편 길 건너에 있는 스타벅스에 가서 찬 바닐라 하나 시켜 먹었다. (서울에서도 잘 안 먹는 건데...) 브로슈어를 보니 스타벅스가 입점해있는 이 건물 역시 20세기 초에 지어져 각종 축제와 투우가 열리던 마을회관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산 후안 카피스트라노 관광을 마치고 샌디에고로 돌아왔다. 이제까지 이름 한 번 들어보지도 못했던 작은 마을이지만 그 옛날 스페인 선교사들이 서해안을 따라 개척과 선교를 하던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는 듯한 매력적인 곳이었다. 디즈니랜드보다는, 이런 작지만 오래된 마을이 어쩌면 캘리포니아와 미국의 역사에서 더 중요하고 진실된 곳인지도 모르겠다.
2009/08/16 18:07 2009/08/1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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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만이  | 2009/08/17 15:36
마을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현대식 슈퍼마켓이랑 상점도 있던데, 조용하고 작은 마을이 옛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데에 놀랐습니다. 마지막 멘트에 동감이구요. 그런데 염소 말입니다. 당신을 왜그리 좋아했을까요? 사진으로 다시 보니 잘 어울리기는 합니다.
  | 2009/08/18 10:52
손이 토실토실한 것이 촉감이 좋아서 그랬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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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룩허스트 하비즈에서 나온 시간이 대충 3시경. 이제 계획했던 대로 디즈니랜드에 갈 시간이다. 디즈니랜드가 있는 애너하임은 모형점이 있는 가든 그로브와 바로 옆 동네라서 이동하는 데 별로 많은 시간이 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차를 몰고 가는 동안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디즈니랜드에 4시쯤 입장해서 해질녘인 7~8시쯤 샌디에고 돌아가는 것은 무리지 싶었다. 디즈니랜드 가는 길에 즐비하게 늘어서있는 호텔, 인(Inn) 같은 숙박업소들도 1박 2일의 유혹을 더했고... '1박 하고 갈까?' 했더니 의외로 집사람도 OK. (숙박비 아껴야 한다고 혼날줄 알았는데 이게 웬일? ^^) 결국 즉흥적으로 애너하임에 1박하기로 하고 근처에 숙소를 하나 잡았다.

참고로, 디즈니랜드는 애너하임(Anaheim)이라는 동네에 있다. 애너하임...하면 야구 좀 좋아한다 하는 사람들에게는 애너하임 앤젤스나 애너하임 스타디움이 우선 떠오르겠지만, 우리 같은 오덕들에게는 이곳에 위치해있을 가상의 초대형 군수산업체가 생각이 나리라. 바로 애너하임 일렉트로닉스. -_-;; 혹시나 해서 근처에 뭐 거대한 공업단지라도 있나 살펴봤지만 눈에 보이는 것은 온통 야자수와 호텔들, 미키마우스 그림이 그려진 현수막들 뿐... 차라리
오다이바 일렉트로닉스였다면 요즘 같은 때 좀더 설득력이 있었을런지도 모르겠다. (음, 너무 오덕스러운 코멘트들 뿐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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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숙소를 잡고 세수 한번 하고 나와 간단하게 늦은 점심을 먹은 후 디즈니랜드에 입성. 'Veni, Vidi, Vici...!' 뭐 그런 포즈 같다만, 이게 다 나름 이유가 있다. 말로만 듣던 바로 그 곳, '디즈니랜드'에 입장하기 직전이기 때문이다.

"바다 건너 미국에 가면 말야, 디즈니랜드라는 어마어마한 놀이동산이 있는데..."

정말 어릴 때부터 책이나 신문 같은 매체를 통해 내게 '놀이동산'의 대명사로 인식되던, 심지어는 '아메리칸 드림'의 절정으로까지 여겨지던 바로 그곳. 이미 가까운 일본, 홍콩 등지에도 같은 프랜차이즈가 있는데다, 미국 내에서마저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밀려 점차 영향력이 쇠락해간다는 디즈니랜드지만, 이곳이야말로 서른 몇 해 동안 내 인식체계 속에서 하나의 이데아로 자리잡고 있었던 바로 그곳이 아니던가. 사진을 찍을 때 두 팔을 자연스레 펼쳐든 것도 결국 그런 이유 때문이었으리라.

... 아참, 그리고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우리가 흔히 '디즈니랜드'라고 부르는 곳은 대개 올랜도에 있는 '월트디즈니월드'를 얘기한단다. 이곳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 있는 '디즈니랜드'는 이보다 훨씬 작은 규모로 '월트디즈니월드'의 축소판 격이라고 한다. (시내에 있으니 당연하다!)

뿐만 아니라 애너하임의 디즈니랜드 역시 하나의 놀이동산이 아니다. T자형 도로를 끼고 왼쪽에는 디즈니랜드 파크(Disneyland Park), 오른쪽에는 디즈니랜드 캘리포니아 어드벤처 파크(Disneyland California Advanture Park)가 마주보며 운영되고 있고, 그 남쪽에 디즈니랜드 디스트릭트(Disneyland District)라는 관광/외식단지가 늘어서있다. 이 3개의 지역을 '디즈니랜드'라고 묶어서 부르는 것인데, 파크와 캘리포니아 어드벤처 파크는 표를 사서 입장해야 한다. 둘은 독립적인 공원이어서 표를 별도로 끊어 들어가야 하지만 Hopper라는 표를 사면 양 공원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1일 Hopper 표는 약 90~100달러) 우리 같은 경우는 토요일 하루, 그것도 '파크'만 이용할 계획이어서 가장 저렴한 'Single Day Theme Park Ticket'을 구입했다. (즉, 저 사진 뒤로 보이는 캘리포니아 어드벤처 파크는 들어가보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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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 중앙에는 창립자 월트 디즈니와 미키마우스의 동상이 서 있다. 예닐곱살때 계몽사 세계위인전 읽을 때 삽화로 기억되던 디즈니의 모습 그대로였다. (물론 멀리서 봤을 땐 순간적으로 어느 학교 본관 앞에 서 계신 어느 분 동상인가 싶기도 했다)

디즈니랜드 파크 자체가 이미 하나의 거대한 공원이지만, 좀더 세부적으로는 각 테마별로 몇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마치 우리나라 서울랜드에서 '모험의 나라', '환상의 나라', '미래의 나라' 등을 나누어 놓은 것처럼 이곳도 메인 스트리트(Main Street), 어드벤처랜드(Adventureland), 프론티어랜드(Frontierland), 미키스 툰타운(Mickey's Toontown) 등등 테마별로 놀이기구들이 모여있다. (서울랜드가 디즈니랜드를 벤치마크한 것이니 당연한 일이다)

그 중, 이 동상이 서있는 곳은 출발지라 할 수 있는 메인 스트리트(Main Street)다. 고풍스러운 스타일의 안내소, 기념품샵 등이 모여있는 곳인데, 서울랜드랑 다를 게 없어 조금 실망스러웠다. 아무리 디즈니월드보다 작은 규모라지만, 입구에서 느꼈던 짧은 감격은 여기서부터 슬슬 김이 빠지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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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탄 놀이기구는 어드벤처랜드(Adventureland) 안에 있는 정글 크루즈(Jungle Cruise). 배를 타고 아마존강 유역을 재현해놓은 듯한 세트장을 돌아다니는 기구다. 강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코끼리, 악어, 피라냐 등 로봇동물들의 재롱(?)이 압권인데... 아마도 디즈니랜드를 소개하는 사진자료에 단골로 등장하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놀이기구가 아닐런지. (물론 오리지널은 올랜도에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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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신나게 타느라 사진이 별로 없다. 한창 재미있는 와중에, 미키스 툰타운 중앙에 있는 분수대에서 찍은 사진. 이곳 미키스 툰타운은 타면서 즐기는 놀이기구 대신 미니마우스 집, 도날드(덕) 보트처럼 디즈니 캐릭터들의 살림살이(?)를 중심으로 꾸며놓고 있었다. 우리부터가 미키마우스 세대가 아닌 데다, 미국 내에서도 디즈니 캐릭터들의 인기가 예전만 못해서인지 그리 인기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차라리 이제는 포케몬 동산이나 헬로키티 타운을 만드는 것이 미국에서도 더 돈이 될 것 같아보였다. 여전히 미키마우스나 톰과 제리를 좋아할 미국 어린이들이 얼마나 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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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스트리트 파티. 댄서들 모두가 '정말 신나고 즐거워서' 춤추고 노래하는 것이 여실히 느껴졌다. 피곤해하는 사람, 일이니까 한다는 무미건조한 표정을 보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가족에게 최고의 가치를 선사한다, 착하게 돈을 번다는 '디즈니'라는 회사의 가치 또는 기업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고 한다면 너무 지나친 표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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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파티가 끝나고, 우리도 다음 놀이기구에 입장할 차례가 되었다. 이번에 탈 놀이기구는 이곳 디즈니랜드에서도 가장 오래되었다는 "잇츠 어 스몰 월드"("It's a small world"). 작은 보트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세계 여러 나라의 복장을 한 인형들이 펼치는 그 나라, 그 지역의 풍물과 춤을 구경하는, 비교적 단순하고 소박한 놀이기구다. 디오라마로 전세계 명소의 축소모형을 만들어놨나 싶어 탔는데, 조금 낚인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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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 스튜디오에 많았던 3D 영화가 이곳에는 단 1개뿐이었다. 투마로랜드(Tomorrowland)에 있는 "여보, 관객을 줄여버렸어요"("Honey, I shrunk the audience")가 그것이다. 극장 안에 들어가기 전에 3D 안경을 쓰고 옆 자리 아줌마에게 사진을 한 장 부탁했는데, 아무리 밤에 플래시 끄고 찍은 사진이라지만 손떨림이 너무 심했다.

앞서도 종종 내비치긴 했지만, 서른 몇 해 동안 놀이동산의 대명사로 인식되었던 곳 치고는 규모나 흥미거리가 조금 실망스러웠다. (올랜도를 가봐야 직성이 풀리려나?) 게다가 사람은 여전히 많아, 해가 진 뒤에도(여름에는 밤 12시까지 개장한다) 놀이기구 하나 타기 위해 30분씩 기다리는 일은 계속됐다. 마지막 일정으로 밤 10시 반, 호수가에서 펼쳐지는 불꽃놀이 '판타즈믹!'(Fantasmic!)을 보러 가기 위해 발길을 옮기는 나의 몸과 마음은 완전히 지쳐있었다.

판타즈믹은 마법사 미키 마우스가 마녀와 싸우는 내용(아마 1950~60년대 같은 이름의 흑백 애니메이션이 있었던 것 같은데?)의 뮤지컬인데, 호수가에서 펼쳐지는 물, 불, 빛의 현란한 쇼가 압권이었다.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같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이 총동원되는 바람에 조금 일관성은 없다(?) 싶긴 하지만, 미키 마우스의 마법으로 끝없이 불꽃이 터지고, 모든 등장인물들이 거대한 유람선을 타고 호수를 돌며 일사불란한 동작으로 피날레를 장식하는 장관을 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 다 녹아버린다. 그때 느낀 감동을 되돌이켜보면 지금도 가슴이 서늘할 지경이다. 포케몬에 밀려 다 죽은 줄 알았던 미키 마우스를 보면서 '아, 역시 클래식(고전)은 위대하구나!'라는 생각까지 들어버렸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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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정을 마치니 밤 11시. 7시간 동안 집에 가야하는 부담 없이 저녁밥까지 굶어가며 재미나게 논 셈이다. 판타즈믹!을 다 보고 디즈니 + 미키마우스 동상이 있는 메인 스트리트로 다시 나와서 마지막 인증샷을 찍었다. 뒤에 보이는 성은 판타지랜드(Fantasyland)의 랜드마크격인 '잠자는 숲속의 공주 성(城)'(Sleeping Beauty Castle Walkthrough)다.  

예전과 달리 애니메이션, 게임,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이제는 디즈니를 세계 제일의 기업이라고 말할 수 없을런지도 모른다. 디즈니랜드의 예상외로 작은 규모와 조잡함(?)에 실망을 느낀 것도 그런 선입견 때문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마지막, 판타즈믹!에서 느꼈던 감동은 여전히 '디즈니'라는 브랜드가 가치있고 유효하다는 시사점을 던져주었다. 이제 더이상 디즈니는 세계에서 가장 크거나, 가장 돈을 잘 벌거나, 가장 성장속도가 빠른 기업은 아니겠지만, 영원히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수많은 '클래식'들을 가진, 깊이가 있는 기업이라는 느낌이었다.

물론 기업의 오랜 역사가 그 기업의 또다른 영속을 보장해주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좀더 긍정적인 신호는 그들이 돈을 버는 방식이 '사악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탈을 쓰고 거리 위에서 껑충껑충 춤을 추는 댄서들은 말할 것도 없이 아이스크림 판매원, 주차요원, 안전요원, 그 누구도 인상을 찡그리는 사람을 보기 힘들었다. (있긴 있다) 그것이 기업의 서비스전략이건 훈련의 결과이건, 그들이 유니폼을 벗는 순간 얼굴근육을 풀면서 헐크로 변하건 간에 적어도 유니폼을 입고 놀이동산을 찾는 사람들을 맞는 그 순간만큼은 그들은 정말로 자신의 일을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오히려 애들 끌고 나왔다가 지쳐버린 부모들의 무표정한 얼굴이 더 인간적으로 보였을 정도다)

디즈니는 심지어 나같은 이방인에게도, 단순히 '친절'을 파는 회사가 아니라 가족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 모두가 즐거워할 수 있는 오락을 제공함으로써 '성실하고 착실하게' 돈을 버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런 회사를 실패와 쇠락, 변화부적응의 대표적인 케이스로 묘사했던 수많은 경영학 교과서들에게 도리어 '너희가 바라는 바람직한 기업의 모습은 대체 무엇인가?'라고 묻고 싶을 지경이었다.

놀이동산에서 얻은 것은 단순한 주말의 즐거움만은 아니었다. 디즈니는 여전히 유효했다.

2009/08/04 10:56 2009/08/0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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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  | 2009/08/04 13:11
그분뿐만 아니라...
가분수 독수리도 나름 명물(?)이죠...^^;
다비드 상의 느낌이랄까...

게다가 중앙도서관 앞에는 '피노키오'가 앉아 있다는...ㅋㅋㅋ
  | 2009/08/04 14:04
거짓말 하면 코가 길어지나요? -_-;;
비밀방문자  | 2009/08/13 12:08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2009/08/13 12:34
Thank you so much!!!! 그 앨범이 아직도 있다니!!!
비밀방문자  | 2009/08/16 12:35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2009/08/16 12:40
OK
비밀방문자  | 2009/08/16 12:52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2009/08/16 13:17
Thank you so much again!
[로그인][오픈아이디란?]
집사람 배가 많이 불러(예정일 9월말) 같이 여행다닐 수 있는 날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되도록 많이 둘러보려 하고 있는데, 8월 첫번째 주말의 여행지로 선택한 곳은 다름 아닌 '모형점'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모형점 사진은 없다)

... mmzone 에서 얻은 정보에 의하면 LA에는 별다른 모형점이 없다고 한다. 오히려 LA에서 남쪽으로(즉, LA보다 남쪽에 있는 샌디에고 입장에서 보면 LA 들어가기 전) 30분 거리에 있는 가든 그로브(Garden Grove)라는 도시에 괜찮은 모형점이 있다고 하는데, 그곳이 바로 '브룩허스트 하비즈(Brookhurst Hobbies).'

예전에 LA로 향하는 고속도로 위에서 'Brookhurst Street 몇 마일'이라고 적힌 표지판을 보게 됐다. '브룩허스트라...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싶었는데, 아니나다를까 CAM Decals의 총판으로 유명한 '브룩허스트 하비즈'가 위치한 바로 그 도로였던 것이다. LA를 오가는 길에 꼭 들러보고 싶었는데 시간을 맞출 수 없어 아쉽게 지나쳐야 했었고, 이제야 비로소 짬을 내어 가보게 된 것이다.

하지만 먼 곳까지 가서 모형점만 둘러보고 올 수는 없는 일. 주변 관광정보를 찾아보니 모형점 가까운 곳에 '디즈니랜드'가 있었다. 당연히 1일 코스로 모형점 방문과 디즈니랜드 관광을 함께 하기로 결정.

... 또 열심히 차를 몰고 출발한지 1시간 30분만에 가든 그로브에 도착했다. 도시에 들어서는데, Korean District라는 간판이 보여 깜짝 놀랐다. 하긴, LA 말고 이곳 가든 그로브에도 한국인들이 꽤 많이 산다는데, 그런 지명이 붙을만도 하다 싶었다. 모형점 가는 길마다 한국간판이 심심치 않게 보였거든. (심지어 모형점은 태권도장 옆에 있었다!)

모형점은 규모가 엄청났다. 단순히 면적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내용의 충실도에서도 만족스러웠다. 샌디에고를 비롯한 서양의 많은 모형점들이 RC쪽에 비중을 많이 두고 있는 것과 달리, 이곳은 스케일모형쪽에 집중하고 있는 듯 보였다. 비록 워해머 같은 판타지물도 있었지만, 워해머 - 자동차 - AFV - 비행기 - 함선 등 스케일모형의 주요 다섯 장르가 골고루 다뤄지고 있었다. (특히 최근 복각된 Deal's Wheels 시리즈가 눈길을 끌었다)

정규키트는 물론, 페인트, 완성품 키트 등 부수재료(?)도 충실히 갖춰놓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인상 깊은 것은 자료서적들이었다. 스쿼드론 In action 시리즈 몇 종 갖다놓고 생색을 내는 수준이 아니라 텍스트 위주, 하드커버의 본격 자료집까지 라인업이 충실했다.

아쉬운 점은, 데칼 같은 별매품 라인업과 공구류가 약간 빈약하지 않나 싶은 것이었는데, 특히 별매품은 디스플레이 케이스 안에 넣어놓고 판매원에게 요구를 해야만 볼 수 있어서 제대로 살펴보기가 곤란했다. 양은 많았으나 브랜드는 Aires, Eduard, LionRoar 같은 평범한 수준이었다. (내가 이걸 평범하다고 말할 수준이나 되나 몰라)

... 집사람이 모형점에 온 기념으로 하나 사주겠다고, 뭐든지 고르라길래 이것저것 살펴보긴 했는데, 마땅한 게 눈에 띄지 않았다. 심드렁해 있으니 다리가 아프다며 차 안에 가있겠다고 뾰루퉁해하기도 하고...

당황스러운 것은 오히려 내 쪽이었다. 규모로만 보자면, 캐나다에 있던 Fine Scale Models 보다도 더 큰 규모였는데도 고를 게 없다니...!!! 결국 빈 손으로 모형점을 나오면서도 당황스러운 기분이 가시지 않았다.

아마도 나는 이제 모형을 '사는 데서 즐거움을 얻는' 단계는 벗어난 게 아닐까. 본질적으로, 모형을 '만드는 데서' 즐거움을 얻고 싶은 것이지, '사들여 쌓아놓는 데서' 즐거움과 뿌듯함을 느끼는 표피적인(?) 단계는 졸업한 게 아닐까 싶었다.

차로 1시간 30분이나 되는 곳까지 가서 그토록 느끼고 싶었던 '모형의 즐거움'이란, 사실 부품을 붙이고 에어브러시를 휘두르고 무장을 붙이고 하는, 고군분투 또는 삼매경(三昧境)의 즐거움이었던 건지도 모른다. 뭔가를 딱히 사고 싶은 것도 없으면서(사실 구할 수 있다면 PVD의 선반가공 Su-17/22용 피토관을 구하고 싶긴 했지만, 이제 이건 이 세상에 없어! -_-) 모형점에 가면 사고 싶은 게 생길 거라고, 그래서 그것으로나마 대리만족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차를 몰고 디즈니랜드로 가면서 이런 소리를 중얼중얼 집사람에게 했다. 취미에서 얻는 즐거움이 좀더 고차원적인 단계로 발전한 것 같다는 식으로...

"잘 됐네. 바람직한 변화네"

... 이런 반응이 돌아왔다. ^^;; (더이상 돈 쓸 일 없어 바람직하다는 소리?)

(To be continued with Disneyland)
2009/08/03 15:45 2009/08/0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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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  | 2009/08/04 00:13
브룩허스트 하비스...예전에 잠깐 말한 그 모형점,
일단 양으로는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을 듯하던데...

오옷~더 이상 살 게 없다...당신은 이미 오덕...^^;

취향이 전문화되니 웬만한 모형점에 가도
예의상 접착제 같이 간단한 것만 사들고 나오게 되더군요...

타향에서 수지 접착제로 스트레이트 빌딩으로 적적함을 달래던 때가
만드는 즐거움은 더 하지 않았나 싶군요.
물론 그땐 집에만 가면...이라고 벼르고 별렀으나...크~^^;;

유로화 강세 속에 체코제 별매품들이 고공행진을 하는 탓에
50% 세일을 해도 별 메리트를 못 느낄 수도 있지만...
가끔 클리어런스 세일에서 흙 속의 진주들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
종종 들러보시길...ㅎㅎ ^^
  | 2009/08/04 10:59
아... 저도 그냥 색칠 안 하고 만들 수 있는 간단한 비행기나 사올 걸 그랬나봐요.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는 게 아닌데, 그냥 지나치고 나니 후회가 드네요. ㅠㅠ 사준다고 할 때 그냥 눈 딱 감고 하나 사둘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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