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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ADMINISTRATOR
'2009/07'에 해당되는 글 7
 
 
 
 

캘리포니아 대학교는 주(州) 내에 여러 곳의 캠퍼스를 갖고 있는데, 이 중 샌디에고에 설치돼있는 게 UCSD(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다.

내가 다니는 Extension 코스는 일종의 '평생교육원, 사회교육원' 같은 과정이어서 설치된 과목별로 학생층이 다양하다. 지역내 영감님들도 많이 다니고 UCSD 학부생들도 가끔 이 과정을 (특정과목 중심으로) 듣는 것 같다. 물론, ESL 과정을 듣는 한국, 일본 등의 어학연수생이 가장 많지만.

가르치는 과목은 그야말로 다양하다. 프로그래밍, 의료보험 실무, 꽃꽂이, 경제/경영/회계, 기초과학, 어학 등등... 과목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충 3개월(8~9회)을 기준으로 150~250달러 정도를 받는다. 한 과목당 10~20명 정도가 수업을 듣고 강의수준도 일정수준 이상은 된다. 물론 우리 회계과목 선생이 수업 첫날 실토한 것처럼 이 Extension 과정이 (주차비와 함께) 대학의 크나큰 돈줄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같지만.

어쨌거나 나는 그 중에서도 Certificate Program인 Business Management 과정을 듣고 있다. (우리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과정이 이 과정이다) 총 2쿼터, 6개월을 수강하는데, 앞의 3개월은 공통과목, 뒤의 3개월은 전공과목이다. 전공은 인사(HR), 마케팅, 금융, Pre-MBA 등 4개로, 우리회사 연수자들은 대개 (짧은 영어 때문에) 금융을 선택한다. 나 역시 별다른 고민없이 금융을 고르긴 했는데 지금 보면 모두 (비영어권 학생들이라) 영어실력 뻔한 마당에 관심분야인 인사나 마케팅을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Business Management 과정은 International Student를 위한 패키지과정으로, 1쿼터(3개월)당 4~5개 과목을 묶어서 진행되며 학생구성도 큰 변동 없이 '같이' 간다. 경우에 따라 간혹 별도수강생들이 함께 듣는 과목도 생기긴 하지만, 대개는 개강 첫날 만난 동급생들이 쿼터 끝까지 수업을 같이 듣는다.

6월말 ~ 9월초까지 진행되는 1쿼터는 앞서 말한대로 공통과목이다. 회계원리, 조직행동론, 인사관리기초, 상법, 마케팅 등 5과목에 프로그램 디렉터가 진행하는 특별수업 등 총 6과목을 듣는다. 하루에 1~2과목씩 주 4일 수업이며, 목요일 하루는 윗 동네에 있는 별도 캠퍼스에서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차를 몰고 나간다. (보통은 학교까지 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다니는데, 학교 학생증을 제시하면 무료탑승이 가능하다. 버스간격이 20~30분에 달하는 게 문제지...)

학생들은 나를 포함해 16명 정도다. 브라질과 일본학생들이 각각 5명, 4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그 외에 인도가 둘, 한국, 프랑스, 터키, 덴마크, 슬로바키아 등이 각각 1명씩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심모씨한테 포르투갈말 좀 배워둘 걸)

나처럼 회사에서 보내줘서 서른 넘어 노구(老軀)를 이끌고 온 사람은 없고, 자기 나라에서 2~4년 정도 직장생활 하다가 퇴직하고 공부를 더 하러 온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 그 정도 경력 있으려면 30대 훌쩍 넘길텐데, 다들 많아봐야 20대 중반이라는 것도 신기하지만, 그들이 그만 둔 직장이 ABN AMRO나 Bear Sterns, IHI 같이 유명한 곳이라는 사실은 더 놀랍다. (그만큼 노동유연성이 높아서 그런 건가?) 뭐, 이들도 모국 돌아가서 직장 새로 잡을 생각하면 스트레스 받는 건 마찬가지긴 하지만.

다들 수업을 비슷하게 들어서 그런지 1개월 보름쯤 지난 지금은 다들 친하다. 특히 브라질 학생들은 덩치도 크고 자기네들끼리 잘 뭉쳐다녀서 처음에는 가까워지기 어렵겠다 싶었는데, 역시 성격이 화끈하고 유쾌해서 그런지 요새는 잘 지낸다.

그래도 가장 편한 건 아무래도 일본 학생들이다. 언어구조가 비슷해서 그런지 어설픈 내 영어를 가장 잘 알아듣는게 그들이고 사고방식도 유사하기 때문이다.

......

처음에는 내가 수업 간 동안 집에만 있던 집사람도 얼마전부터는 Extension 프로그램에 등록하여 같이 학교를 다니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월요일 저녁에 있는 Drawing 수업을 듣는데 나는 월요일 수업이 없기 때문에 집사람 수업이 끝나는 시간에 차를 몰고 데리러 간다. 어두컴컴한 UCSD 캠퍼스 내 주차장에서 라디오 하나 켜놓고 집사람 기다리고 있노라면, 십 몇년 뒤, 내 자식이 학원 다닐 때 밤늦게 차로 데리러 가는 기분이 이렇지 않을까 상상하곤 한다.

이 Drawing 수업이 중반에 접어드는 8월쯤부터는 집사람도 강의를 하나 더 듣는다. 일본식 꽃꽂이인 Ikebana라는 것인데, Drawing과는 달리 이 분야는 완전 초보자인지라 꽃만 죽이는 게 아닐지 조금 걱정이 된다.

이 Extension 프로그램 외에도 집사람은 낮시간에 이것저것 많이 하며 시간을 보낸다. 빌라 내 공용시설인 수영장에서 수영도 하고, 오늘 같은 수요일 저녁에는 클럽하우스에서 요가수업도 듣는다. 가끔 물어볼 게 있으면 빌라사무실에 가서 애쉴리와 졸리라는 이름의 상담원들과 수다도 떨고 오는 모양이다.

......

주말 중 하루는 내가 다음 주까지 제출해야 하는 숙제를 위해 둘 다 집에 있곤 하지만, 가급적 가까운 곳에라도 많이 다니면서 오복이가 태어나기 전까지 둘만의 시간을 즐겁게 보내려 노력하고 있다. 그게 여의치 않으면 하다못해 밤에 노트북 컴퓨터로 영화라도 보면서 재미있게 지내려 한다.

샌디에고에서의 생활은 이렇게 즐겁고 평화롭게 지나가고 있다. '내 인생에서 그런 날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되뇌였던 선임자들 말을 하루하루 실감하며, 구름 한점 없이 파란 샌디에고의 평화로움과 International Friends와의 유쾌한 시간들을 마음껏 즐기고 있다.

2009/07/30 16:32 2009/07/3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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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방문자  | 2009/07/31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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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8/01 13:44
아 오타 쫌!!!! ^^;
비밀방문자  | 2009/08/01 11:50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2009/08/01 13:43
한국에서 경제/경영학과 다니셨다면 그다지 어렵진 않아요. 하지만 회계원리 같은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과목은 조금 불친절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비전공자에게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매 수업마다 숙제도 있고, 그룹프리젠테이션도 있고, 2쿼터에는 120시간의 인턴십 과정도 이수해야 하고... 정식학위가 아닌 수료증(Certificate) 한 장 받기 위한 과정치고는 어느 정도 성실함과 노력을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더 궁금한 점 있으면 메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비밀방문자  | 2009/08/01 21:24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2009/08/03 09:20
hjyun77@gmail.com 입니다.
비밀방문자  | 2009/08/03 14:55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비밀방문자  | 2009/08/03 15:43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2009/08/03 15:48
우와...차장님, 오늘 정말 저도 차장님 생각이 났었는데...!!!! (진짜에요 ㅠㅠ) 이렇게 글까지 남겨주시다니... 가는 날까지 건강하시고... 역시 뭔가(?)를 기대해주세요. (블로그시간은 설정에서 미국시간으로 바꿔놔서 그렇습니다. ^^;;; )
  | 2009/08/03 15:49
수정 완료 -_->
montreal flower delivery  | 2009/10/19 05:27
회사에서 저렇게 보내주는군여 좋네여
  | 2009/10/19 13:45
회사에 충성해야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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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만에 서머타임제가 다시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희한한 것은 이걸 건의한 곳이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라는 점이다. (정식 건의한지는 꽤 된 듯) 국무회의까지 갔으니 정부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모양.

http://media.daum.net/politics/others/ ··· 3Dnewsis

이 소식을 듣고 '참 뜬금없네' 싶어 썩 마음에 안 들던 차에 mmzone에서 관련 포스팅이 올라왔길래 좀 흥분해서 관련글을 달았더니 냅다 비공개처리 -_-;;; Blocking 당하기는 처음이라 좀 당황스럽긴 한데 그게 사이트 정책이라면 뭐...

어쨌거나, 다시 서머타임제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노동시간만 늘어날 거다'라는 주장에 크게 공감이 가지는 않는다. 어차피 시계를 1시간 일찍 돌리는 거라서 하루가 24시간이라는 데에는 차이가 없다는 거지. 아무리 사악한 상사라 하더라도 서머타임 실시 전의 시각을 따져 근무시킬 머저리는 없을 거라는 게 내 생각이다. 물론, 서머타임 해제 되는 당일에는 좀 문제가 있을지 몰라도. (정부의 서머타임제 도입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들도 이 정도는 인정해놓고 논의를 출발시켜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토론이 될 것 같다)

내가 참 마음에 안 들었던 건 다른 게 아니다. 이걸 괜시리 '녹색성장' 대책이랍시고 갖다 붙이는 수사(修辭)과잉이 경솔해보였던 거다.

대통령이 8.15 기념식에서 뜬금없이 녹색성장이라는 걸 들고 나왔을 때만 해도 그 취지는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솔직히 8.15 기념식용 1회성 이슈가 아니었을까 싶긴 한데...) 과연 우리나라에서도 유럽처럼 태양열, 풍력발전이 화석에너지를 대체하고 대중교통의 접근성이 높아지며 에코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인가? 하고 기대를 했지만, 그 뒤로 이어지는 온갖 갖다붙이기에 조금 가졌던 관심마저 접은지 오래되었다.

하다못해 이제는 서머타임까지 '녹색성장'으로 분칠을 하고 22년만에 소환이 될 정도인데... '뭔가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야 한다!' 라는, 신생 위원회의 스트레스와 고충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이른바 '대통령 직속 위원회'의 작품 치고는 너무 humble한 거 아닌가? 차라리 '가정마다 10% 전기 줄이기' 같은 old-fashioned 캠페인이 더 설득력 있겠다.

......

'녹색성장'을 '에너지 정책'으로 거칠게 치환하는 것을 정부의 '무능'이라고 몰아붙일 수만은 없다고 생각한다. 현재 '녹색성장'의 주무부처라 할 수 있는 '지식경제부'(이름이 뭐 이래...)를 되짚어보면 그 뿌리가 동력자원부까지 닿는데, 이쪽은 에너지의 안정적 수급쪽에 방점이 찍혀있을 뿐, 그 너머를 '상상'하는 기능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물론 고급 직업관료들에게 이런 역할을 기대하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2~3년마다 순환보직을 해야하는 한국의 시스템 안에서는 그러한 전문성을 갖기 어렵다)

결국 한국정부가 '녹색성장'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좀더 섬세하게 정책으로 디자인해내지 못하는 것은, 경험해보지 못한, 인식해보지 못한 세계에 대한 '한계' 때문인 것 같다.

이 분야의 선구자라 할 수있는 독일의 경우, 환경부를 중심으로 2020년까지의 녹색성장 10대 비전을 발표하며 국가적 밑그림을 그려놓은 상태라는데 그 내용이 음미해볼만 하다.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 ··· %3D50562

......

어느 신문은 '포장을 줄이자'라는 캠페인을 펼치던데, 줄여야할 포장은 이마트에만 있는 게아니다. 한국의 정책들도 그 내용에 비해 포장과 화장이 과도하다. 대통령이 닌텐도 DS를 보고 '우리도 이런 거 개발할 수 없겠냐' 한 마디 한 걸 갖고 며칠 뒤 '한국형 닌텐도 만든다'와 같은 수사과잉의 홍보자료를 뿌려대는 건 스스로를 경박하게 만드는 일이다.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 ··· 31699004
http://blog.korea.kr/app/log/hellopolicy/40590554

이해한다. 위에서는 대책 내놓으라고 조이지, 전문성은 부족하지, 상사 눈에는 들어야지... 결국 제목이 '섹시'하게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그런데말이다, 가끔은 그렇게 포장과 화장을 시킨다 하더라도, 그 결과물을 한번쯤 멀찍이 떨어져서 볼 필요는 있는 거 아닐까? 내가 만든 걸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뭐라고 할까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거지.

정말 파다파다 끝까지 가서 '서머타임제'까지 불러내온 것은 과도한 업무스트레스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치자. 그래도 답으로 '서머타임제'를 써낼 요량이었다면 적어도 이게 '녹색성장'이라는 질문에 그럴듯 해보이는 답인지를 한번쯤 생각해봤어야 하는 거 아닐까? 도통 어울리지 않는, 아방가르드한 조합이라는 생각이 대뇌 전두엽을 살짝살짝 마사지 해주는 기분은 정말 나만 느끼는 걸까?

... 아니, 어쩌면 한국에서 '서머타임'은 혼자 올 수 없는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22년전 '올림픽'과 함께 와야했던 것처럼, 2009년에도 '녹색성장'이라는 낯선 친구를 부르지 않고서는 올 수 없었던 그런 존재인지도 모르겠다.

2009/07/29 19:29 2009/07/29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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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  | 2009/07/30 00:55
뭔가 일이 있었던 모양이군요.^^;;
역시나 근무시간이 좀 예민한 문제일 수 있는데...
온도차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확실히 팍팍해진 게 현실인 것 같아서 말이죠...

아무리 들여다봐도
'녹색'은 페이크(fake)고 '성장'이 미끼 같아 어이가 없더군요.ㅡㅡ;
  | 2009/07/30 11:28
글쓴게 비공개처리됐길래 그냥 지우고 나왔습니다. --;;; 요새 한국 생각하면 돌아가서 대체 어떻게 살지...하는 고민에 암울하기만 합니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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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한국인들은 공무원 같은 안정된 직업을 가장 선호하게 되었다. 많은 한국인들이 한국사회에서 살아가는 데 '경제력'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으며, 이에 대한 바탕으로 '안정적 직업'을 우선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경제력이 어느정도 해소된 계층에서마저 한국사회에 대한 애착을 찾기란 어려워 보인다는 점이다.

소 뒷걸음질 치다가 쥐 잡는 격으로 굉장히 운좋게 들어가긴 했지만 나도 이른바 공기업에 다니고 있고, 집사람 역시 공립학교 교사다. 직업적 안정성만으로 보자면 우리는 대한민국 누구나 부러워할만한 그러한 조건을 갖춘 셈이다. 좀더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는 경제적 문제로 고민하거나 미래를 불안하게 여겨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써놓고나니 굉장히 재수없군...)

이러한 상황은 우리 부부의 직장동료들에게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맞벌이가 아니더라도 양 직장의 동료들은 그리 박하지 않은 월급에 상대적으로 안정된 직장생활을 누리고 있으며, 이는 그 자체로 한국사회에서 살아가는데 적지 않은 장점이 되고 있다. 하지만 앞서 고백한대로, 우리 부부가 만난 모든 사람은 우리 아이의 미국출산에 대해 부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에서 살기에 별 문제가 없음에도 한국에서 살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의문이 발생한다. "한국사회에서 사는 데 그다지 큰 문제 없는 조건을 가진 사람들이 왜 이중국적에 비판적이지 않는가?"

이것 역시 답은 간단해보인다. 한국사회에서 사는 게 문제가 없다는 것과 한국사회에 애착을 느낀다는 것 사이에는 어떠한 인과관계도 없기 때문이다. 어느 한 국가의 왕이라 할지라도 자신이 속한 그 국가나 사회 자체를 싫어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역시 사람이란 돈과 경제력만으로 사는 것은 아니다'라고 교훈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사회의 안정적 직업군마저 한국을 떠나고 싶어하는 이 모순에는 무언가 깊고 심대한 것이 있는 것 같다.

...... "만나는 분들마다 다 축하한다고 하니 무척 당황스럽네요" 라는 나의 고백에 누군가가 이런 한 마디를 던졌다. "그럼 축하할 일이지. 옵션을 하나 더 갖는 건데."

옵션.

국적마저 선택할 수 있게 된 시대. 태어나는 순간 정해진 것으로, 영영 바꿀 수 없는 것으로 믿어왔던 '국적'도 이제는 선택할 수 있다. 하기사, 생물학적 특질마저 골라서 태어날 수 있는 시대인데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놓은 국적이란 개념 따위야 아무 것도 아닐테다.

하지만 내가 궁금한 것은 이것이 '한국와 미국, 둘 중에 하나를 고른다'는 것이 아니라 '둘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라는 거였다. 상황을 봐서 18년 후에 둘 중 하나를 고르겠다...라는 것. 단순히 '기회주의적이다'라고 배척할 게 아니라 왜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기회'에 더 높은 점수를 부여했는지 알아보고 싶었다.

(처음부터 미국인으로 태어나기 위해 계획적인 원정출산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로 LA에는 3천달러 정도의 현금을 일시납 하면 산모검진부터 출산, 산후조리까지 다 책임져주는 한국인 산부인과가 성업중이다. (의료보험이 없으면 출산비용이 15~20만달러까지 달하는 미국의 의료시스템을 고려할 때, 3천달러는 굉장히 저렴한 금액이다) 하지만 이렇게 아예 처음부터 아이를 미국인으로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은 나의 관심대상이 아니다. 그들의 가치관에 따른 '선택'을 나로서는 판단할 입장이 아닌 것 같다)

......

하나의 해법보다는 2개의 해법을 갖고 상황에 따라 골라쓸 수 있는 편이 낫다, 그런 마음인가? 그렇다면 한국이라는 해법을 버리지 못하는 그들의 안쓰러움은 어디서 오는 걸까. 한국도, 미국도, 그 어느 쪽도 완벽한 사회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일까. 18년 뒤에 그나마 더 나아보이는 사회로의 정착을 결심할 때까지 두고보자는 생각.

그나마 여기까지가, 내가 추론할 수 있는 최대인 것 같다. 왜 한국을 떠나고 싶으세요? 왜 미국으로 쉬 결정하지 못하세요? 이런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상상하는 것은 아무래도 나의 주관과 가치관에 의지하기 마련이고, 그것은 필연적으로 개개 결심들의 총합과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나의 딸을 위해서 아비의 입장을 밝혀둘 필요는 있는 것 같다. (결국 앞에서 쓴 장광설들은 지금부터 쓰게 될 지극히 개인적인 변명(?)의 서론이었던 셈인가...?)

1. 샌디에고 연수에 지원했을 때, 뱃 속의 아기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 비중은 굉장히 미미했다. 딸이 이중국적을 갖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은 해외연수로 누리게 될 많은 결과(가치중립적인 의미다) 중 하나로 인지되었을 뿐이다. 해외연수 지원의 가장 큰 이유는 '탈출구'였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2년 동안의 기획부 생활에 많이 지쳐있었고, 결혼 이후 신혼다운 신혼을 제대로 가져보지 못한 집사람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컸다.

2. 굳이 국적을 선택할 수 있다면, 가급적 독일이나 프랑스, 스위스, 네덜란드 같은 유럽의 중도국가였으면 싶었다. 많은 한국인들이 미국을 자신들의 이상향으로 선택하지만, 나는 미국을 완벽한 국가로도, 그것이 옳은 방향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세계의 유일한 초강대국으로서 국제사회에서 미국이 보여준 많은 실망스러운 모습들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미국은 스스로의 내부시스템마저도 불완전해보이기 때문이다.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정치/사회/언론시스템, 빈약한 사회보장제도, 스스로의 생산능력을 잃은채 소비와 빚만으로 지탱되는 불건전한 경제구조 등등... 미국의 강점으로 여겨지던 국토의 광대함과 사회시스템의 안정성은 오히려 이러한 문제들이 10년, 20년 뒤에도 해소되지 않고 더욱 악화되리라는 믿음을 강화시켜준다. 지구를 지배하던 공룡이 그 큰 덩치 때문에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몰락해버린 것처럼.

3. 국제사회에서 올바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도덕성, 변화에 대한 적응력 등은 오히려 미국보다 한국이 더 나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적어도 지금의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까지는.

여전히 많은 문제가 남아있고 시행착오가 있긴 했지만, 큰 흐름으로 볼 때 한국의 시민계급은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인식하고 고치려는 노력을 해왔던 것 같다. 강남집값이니 조기유학이니 하는 것들처럼 그들이 개별사안에서 눈 앞의 이익과 욕망에 굴복했던 적이 많긴 하지만, 적어도 그것들은 사람들에게 '부끄러움'을 남겼다. 그 부끄러움들이 모이고 쌓여 중요한 순간마다 역사의 물길을 바꿨다는 것은 우리로서는 큰 역사적 자산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지금의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벌어지고 있는 수많은 불합리한 일들은 나에게 '과연 한국에 희망이란 있는가?'라는 심각한 질문을 갖게 한다. '50년 집권 프로젝트'라는 말처럼, 그들이 추진하는 작업들은 사회통합을 어렵게 하고, 깊은 상처를 남기며, 무엇보다도 그것의 시행 이후에는 다시는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그러한 것들 뿐이어서 과연 이 정부 이후에도 한국이 제대로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을 든다. 과연 나는 18년 이후에도 내 딸에게 '그래도 한국은 건강한 국가로 성장해나갈 것이다'라고 얘기해줄 수 있을 것인가?

4. 이중국적자로서 세계의 선진문물을 흡수하고 조국의 발전에 이바지하라... 이런 상투적이고 군색한 바람은 갖지 않으련다. 그저 내 자식이 자신의 이중국적이 적극적이고 계획적인 원정출산에 의한 것이 아니며, 부모 역시 한국에 대한 환멸 또는 미국에 대한 맹목적인 동경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 정도만 알아주면 좋겠다.

부모는 죽을 때까지 한국인으로서 한국사회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겠지만(요즘 같아서야 하루에도 몇번씩 이민가고 싶은 마음이 들긴 하지만서도...) 내 자식은 건전한 상식을 가진 세계인으로서 자신의 기준과 판단에 따라 자신이 속할 사회에 충실한 일원으로 자라준다면 그것으로 족할 것이다. 어느 사회를 선택하든, 18세 이전까지 자신이 몸담았던 두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와 지식으로, 건강한 사회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나름대로의 가치관을 가지고 그에 맞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2009/07/23 13:25 2009/07/23 13:25
http://morehj.com/blog/trackback/790
현만이  | 2009/07/24 07:57
사람들이 부럽다고 하는 것이 대개는 미국으로의 여행이나 유학 정도를 염두 두고 하는 말인듯 합니다. 부모가 한국 사람이고 한국에서 아이를 키웠는데, 자식이 미국사람이 되겠다고 선언하길 바라는 부모가 얼마나 있겠습니까.

문제는 많은 경우 한국이냐 미국이냐를 선택하기 위해 사람들이 아기에게 이중국적을 갖게하려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더 잘살기 위해 그런다는 데 있습니다. 예로 드신 '강남에 집사기'나 '조기유학 보내기'와 다르지 않게 원정출산에 대해 부끄러워해야하는 이유가 거기 있습니다. 말하자면 한국에서 살다가 미국의 우수 대학으로 유학도 쉽게 하고 돌아와서는 좋은 직장에 다니고, 두 사회의 이득을 다 취하겠다는 기회주의자가 되는 거죠.

정말로 한국사회에서 불안한 사람들은 원정출산 따위를 계획할 여력이 없습니다. 아예 가족 전체가 미국으로 떠날 지는 모르지만요. 원정출산이 지탄받고 문제가 되는 것는 한국사회에서 이미 중산층 이상에 속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이득을 누리기 위해 계획적으로 행한다는 데 있습니다.
쭝님은 원정출산을 계획하신 것이 아님에도 결과적으로 같기 때문에 찜찜한 마음이 드시는 게 아닐까요.
  | 2009/07/27 04:59
찜찜한 마음이 드는건 아니구...그냥 생각을 한번 정리해보고 싶었어.
비밀방문자  | 2009/07/30 18:49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2009/07/30 11:30
부모로서 좀 떳떳하고 일관된 입장을 보여주고 싶네요. 애 키우면서 성숙해진다는 게 이런 걸지도 모르겠어요.
[로그인][오픈아이디란?]
9월말에 태어날 나의 딸은 미국시민권을 갖게 될 것이다. 아직 자세하게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만 18세가 되는 해에 한국과 미국, 2개의 국적 중에서 하나의 국적을 택하게 된다고 한다. 그 전까지는 이른바 이중국적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지.

떠나오기 전에 회사사람들에게 인사를 돌았다. 가볍게 인사를 하고 얘기를 나누다보면 아무래도 '아기' 얘기가 빠질 수 없는데, 미국에서 낳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마지못해 꺼내면 모두 '축하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로또를 맞은 양 대단하다는 표정, 부럽다는 표정...

나로서는 이게 참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이중국적이라는 것, 본인이나 자녀가 외국인(미국인과 같은말)이라는 것은 수많은 인사청문회에서 경험했듯 고위공직자의 주요 낙마사유 중 하나일 정도로 한국사회에서 '비애국'을 가르는 하나의 척도가 아니었나 생각해왔는데, 직접 당사자로서 주변인들을 만났을 때의 반응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딴판이었기 때문이다.

(당사자 면전에서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일 가능성도 있지만 최초의 반응이 모두 저랬다는 것은 그것이 단순한 make-up은 아니라는 방증이다. 최초의 반응은 꾸밀 수 없기 때문이지)

상상했던 것처럼 '그래도 공기업 다니는 사람이 자녀는 한국인으로 길러야지!'와 같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고작해야 '때 맞춰 미국 가서 낳는 거 아냐?'와 같은 가벼운 정도의 타박(?)이 다였을 뿐.

임신한 후로, 샌디에고 연수가 결정된 이후 줄곧 애매했던 것은 이거였다. "한국의 언론과 여론이 이중국적에 비판적이라는 것은 단순한 '상상'에 불과한가?"

사실 나는 답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인사검증대상 고위공직자와 그 자녀에 대한 '이중국적' 문제가 자주 등장한 것이 내게는 때로 단순히 그들을 낙마시키기 위한 정치적 용도에 불과해보였다. (인사청문회는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도에 도입되었다) 관료, 정치인, 경제인, 언론인, 대학교수 등 이른바 한국사회의 주류라는 사람들 중에서 유학 등의 이유로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예전에 어느 신문에서 조기유학 열풍에 관하여 중산층 기러기 아빠 3~4명을 데려다 익명좌담을 한 기사를 읽었다. 어느 한 사람의 얘기가 인상깊었다. 자신은 90년대부터 공무원들이 자기 자녀들을 조기유학 보내는 것을 보고 자신도 자녀를 조기유학 보냈단다. 공무원들이 10년뒤, 자기 자녀들을 위한 정책을 펴리라는 예상이었고 (유감스럽게도) 그 예상은 지금 토플우수자에 대한 외국어특례입학 등의 정책으로 정확히 맞아들어가고 있단다.

이중국적과 조기유학은 조금 다른 문제이긴 하지만, 두 문제 모두 공무원 자녀들의 이해관계가 걸려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기득권을 확보 내지 확대해주는 노선을 걷지 않을까 하는게 이제까지 나의 어렴풋한 판단이었다.

또 하나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이른바 '미국물 좀 먹은' 사람들의 규모가 더 커졌다는 거다. 90년대 이후 여러 이유로 외국(=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는 사람들의 사회계층이 중산층으로까지 확대되어버렸다. 중산층 스스로에게는 낯간지러운 얘기겠지만, 일부 고위층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이중국적이 중산층에게도 당면문제화(?)되면서 단순히 이중국적을 '비애국적이다'라고 비판할 수 있는 여지가 사라졌다는 거다.

요컨대, 상류층 뿐만 아니라 중산층에게까지 이중국적이 그리 드물지 않은 현상이 된 마당에, 한국인은 더이상 이중국적에 '비판적일 수 없을 것이다'라는 것이 내가 가졌던 흐릿한 심상이었다.

하지만 나의 이러한 가정적 판단은 '한국인은 이중국적(미국국적)을 적극적으로 원하는가?'라는 별개의 질문에는 답해주지 못한다. 이중국적을 부정하기 힘든 상황론적 논리가 반드시 이중국적에 대한 적극적 희구로 전환된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여전히 한국인임을 자랑스러워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유럽과 달리 인권의식이 부재하고 사회보장제도가 미흡한 미국사회의 잔인성에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도 있을 테니까.

놀랍게도 적어도 내가 만난 모든 사람들의 답은 '원한다'였다. 나의 생각은 아직도 '한국인들이 이중국적에 비판적이지 않은가?'라며 머뭇거리고 있는데, 현실은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이중국적을 갖고 싶다'로까지 발전해있었다.

물론, 나의 경험을 일반화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그나마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다는 공기업 직원들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건 나에게 큰 충격이었다.
2009/07/22 15:05 2009/07/2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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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없는 월요일은 번잡한 주말보다 놀러다니기 좋은 날이다. 샌디에고 다운타운 항구에 있는 USS Midway 항모(=항공모함)박물관을 찾은 것도 월요일이었다.

미드웨이는... 아시다시피 태평양함대의 주력으로 우리(모델러들에게만?)에게도 친숙한 항공모함이다. 2차 대전 직후인 1945년 취역하여 1992년까지 만 47년 동안 운용되었고 보수공사를 거쳐 2004년도 샌디에고 항구에서 박물관으로 재취역(?)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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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쌀쌀해서 파란 후드재킷을 걸치고 갔는데, 주차장에 노란차, 빨간차가 있더라. 뒤에 미드웨이도 찍을겸 해서 인증샷 한 장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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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는 격납고부터 시작되고, 약 60개의 관람물을 돌아다니며 보게 돼있다. 가장 먼저 들르게 되는 곳은 Forecastle이라고 부르는 앞갑판부분이다. 저 뒤에 보이는 거대한 쇠사슬들이 바로 항모 미드웨이의 '닻'이다. 사슬 하나가 내 몸무게만한 160파운드(72킬로그램)란다.

목에 건 것은 오디오 투어 키트. 각 관람소마다 번호가 매겨져있는데, 투어키트에서 번호를 누르고 Play 버튼을 누르면 그 장소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일본에 주둔했던 역사가 있어서인지 일본어로도 제공이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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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들 숙소. 사진 찍은 곳은 초급장교 숙소여서 조금 넓었는데, 선원들 숙소는 3단 침대로 훨씬 더 비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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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마네킹을 세워놓고 활동장면을 재연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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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룸. VFA-151 비질란티즈를 만들어본 사람으로서 이 곳을 그냥 지나칠 수야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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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로 한쪽 벽에는 미드웨이를 거쳐간 비행대들의 패치가 붙어있다. 단순히 전투비행대만 있는 게 아니라 공격비행대, 전자전비행대, 대잠비행대 등 모든 비행대가 다 있으니 한 번 살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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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같은 내부관람을 마치고 잠시 투어의 시작인 격납고로 나왔다. 격납고에도 기념품샵, 카페테리아를 비롯, 이런저런 전시물들이 많았는데, 아무래도 좀 전문성 없이 늘어놓은 느낌이 강하다.

그 중에서도 그나마 볼만했던 것이 바로 이 사출좌석 콜렉션. 집사람은 자기가 앉은 의자가 유사시에 하늘로 슝- 튀어오르는 기상천외한 의자라는 것을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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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놀이동산 밤바카 수준이긴 한데...^^;; 그래도 좋아하는 기체라 안 타볼 수가 없었다. A-7 코르세어 조종석. 아마 바스터브만 갖다놓고 겉에는 FRP 같은 것으로 대충 만들어놨지 싶다. 경공격기답게 실제로는 조종석이 굉장히 좁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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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판 위로 올라와 비행기 전시물들을 보려하니 비가 흩날렸다. 샌디에고에서 비오는 날 만나기란 굉장히 드물다고 하는데... 아무튼 조금 보다가 내려가서 내부관람 좀 더 하고 날씨 갠 다음 다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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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캣은 실제로 보니 떡대가 참 장관이었다. 왜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전투기라고 부르는지 알 것도 같았다. 기관포 부분을 투명패널로 처리하여 안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한 것은 인상 깊었지만, 수직미익 좌, 우, 내측/외측으로 부대마크를 다 다르게 그려놔 원 소속을 알 수 없게 한 것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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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항공모함에서 운용되지 않는 어그렛서 호넷을 항공모함 갑판 위에 전시해둔 것도 좀 깨는 부분이긴 한데... 칙칙한 로우비지 스킴의 함재기를 정직하게 갖다놓는 것보다는 튀어보이는 맛이 있어 색달라보이기도 한다. (톰캣, 호넷, 다들 난생 처음 보는지라 보는 것만으로도 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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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에 사용되었던 팬서. 실제로 보니 정말 작다는 걸 알게 됐다. 물론, 사진 찍은 집사람이 파란 재킷과 잘 어울린다고 저 앞에 서보라고 해서 찍은 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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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모 훈련용 고스호크가 도입되기 전까지 쓰였다는 T-2 벅아이(Buckeye). 실제 탑승해볼 수 있는지라 갑판 위 전시물 중 가장 인기있는 기체가 아니었나 싶다. 애들이 줄을 서있어서 타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렸고 사진 찍으면서도 기다리는 애들 눈치가 보여 잽싸게 나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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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인께서는 갑판소방차에 탑승...;;; 이걸 남편이 코딱지만한 플라스틱으로 만든 적이 있는데 아시려나 몰라? 서울 집 장식장에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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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갑판 바로 밑에 위치한 출격대기실에서 한 컷. 전투비행대, 공격비행대 등 비행대별로 출격대기실이 있는데 그 중 전투비행대 대기실에서 한 장 찍었다. 탑건, 에이리어 88 등에서 느꼈던 긴장감이 다시금 되살아나는 듯 했다...라고 말하면 너무 오바인가?
2009/07/14 13:08 2009/07/14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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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  | 2009/07/22 17:07
오호~이건 그래도 뉴욕에 있던 인트리피드보다는 좀 나은 것 같네요. ^^
근데 저 어그렛서 호넷은 예전에 미라마에서 충돌사고 났던 그 녀석 아닌가요?
어쨌든 부럽~ ^^
  | 2009/07/22 17:41
제 기준에서 샌디에고 동물원에 이어 두번째로 볼만했던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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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새 사진 좀 찍어둔 게 있는데 정리할 겸 해서 한꺼번에 올려본다.

이전에는 여행을 가거나 하면 찍은 사진들을 날짜별로 정리해서 순서대로 올리곤 했는데, 나이가 드니 이렇게 대충대충하게 되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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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 후 첫날은 여관에서 묵었다. 1박 잘 하고 아침 먹고 체크아웃하고... 차 몰고 본격적으로 집 알아보러 떠나기 직전인데, 여관 주차장에 서 있는 나무가 너무 예뻐보여 한 컷 찍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모든 게 다 잘 풀릴 줄 알았는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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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털어놓은 것처럼 집 구하기가 쉽지 않아 무척 고생을 했다. 대략 8~9군데 돌아다녔나...? 어렵사리 지금의 집을 구해 들어갔는데, 입주한지 얼마 안 돼 찍은 사진이다. 아파트먼트 빌라 단지내에 뭐가 있나 돌아다니다가 클럽하우스와 풀장이 있는 걸 발견하고 클럽하우스 2층에서 한 컷 찍었다. (옆에 쓰레기통이 서 있는 게 좀 그렇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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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는 샌디에고 동물원 사진이 주루룩~ 나간다.
어느정도 자리가 잡힌 뒤, 아직 학기 시작하기 전, 수업 없는 월요일에 동물원에 갔다.
먼저 투어버스에 올라타 동물원을 한바퀴 돌아본 뒤, 자세히 보고 싶은 곳을 걸어다니는 식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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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타롱가 동물원에서 코박고 자고 있던 코알라는 여기서도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습성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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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서울대공원에서도 유인원 우리에 대한 풍부화(enrichment; 동물원내 동물들의 거주지 환경을 자연상태와 유사하게 마련해주는 것)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데,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곳이 바로 이 샌디에고 동물원이다. 오랑우탄, 고릴라 등 예민한 유인원들의 우리를 직접 보고나면 과연 명불허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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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북극곰이 물가에 엉덩이를 들이밀고 있어 뭔가 했더니 응가를 거침없이... 온 관람객들이 깔깔대고 난리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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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고 동물원의 명물, 자이언트 판다. 이걸 보기 위해 판다 우리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입장하곤 한다. 긴 줄에 비해 보는 시간이 짧아 조금 허탈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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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갔을 때 '코끼리 오디세이'라는 테마전시를 하고 있었다. 코끼리 화석이나 모형들을 이용해 코끼리가 진화해온 양상, 코끼리와 가까왔던 역사속 친척동물들과 같은 내용을 전시하고 있었다. 지금은 멸종된, 북아메리카 사자 모형 앞에서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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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는 라 호야(La Jolla) 해변에서 찍은 사진 몇 장.

우리가 사는 곳은 샌디에고 북쪽에 위치한 라 호야(La Jolla)라는 지역이다. 내가 공부하는 UCSD가 위치해있고 아름다운 해안으로 유명한 곳이다. (미국내에서 손꼽히는 부촌이기도 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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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바다사자와 물개가 많이 사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사진 뒤의 돌섬에 누워있는 것들이 모두 바다사자와 물개들이다. (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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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사자와 물개가 하도 많다보니 수심이 얕아 어린이 수영장(Children's Pool)이라고 불리던 이 백사장에까지 요놈들이 쳐들어오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결국 지금은 사람의 접근을 차단하고 아예 바다사자와 물개 보호지역으로 만들어놨는데, 이런 조치에 대해 가족을 중시하는 사람들과 환경론자들 사이에서 찬반이 팽팽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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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사자와 물개가 백사장에 접근할 때 좀더 잘 볼 수 있도록 콘크리트 관람로(?)를 만들어 백사장을 아예 만(灣)으로 만들어버렸다. 바다 한가운데(?)다보니 파도가 세게 치면 쫄딱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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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5~6시쯤인데 해가 안 지고 아직 밝다. 날씨도 선선하고... 이 해변에 사는 사람이라면 정말 천국이 따로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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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또 다른 사진. 옐로페이지(전화번호부)를 뒤져 샌디에고 모형점을 몇군데 알아내서 순례(?)를 해봤는데 영 마땅찮더라. 그 중에 한 곳에 들어가서 물건구색을 살펴보고 실망한 내 모습을 어부인께서 한 장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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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라호야 해변에 위치한 버치 수족관(Birch Aquarium)이라는 곳이다. 사실 규모가 그렇게 크진 않은데 UCSD에 바로 붙어있다보니 가볍게 다녀오기 좋은 곳이다. (물론 11달러 가량 하는 입장료는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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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모 친척뻘 되는 물고기도 한 마리 발견. (이런 사진은 역시 집사람의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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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관 내부 관람을 마치면 외부관람로로 나오게 되는데 작은 규모지만 해변이 보이는 곳에서 가족들이 오손도손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잘 꾸며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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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관을 나오면서 수족관 앞에 있는 고래 꼬리모양의 조형물에서 마지막 한 컷. 고래 꼬리 위에 앉은 갈매기는 물론 실물(^^)이다. 해변에서 날아온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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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샌디에고 다운타운 서쪽에 있는 코로나도 섬에서 찍은 사진이다. 다운타운 항구에 정박해있는 미드웨이 항공모함 박물관(별도 게시 예정)에 갔다가 휴식차 들른 곳인데 100년이나 됐다는 코로나도 호텔 등 꽤나 클래시컬하고 고아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곳이었다. (뒤에 보이는 빌딩들이 샌디에고 다운타운)

아무튼 이렇게 잘 지내고 있다...^^;;
2009/07/10 17:15 2009/07/1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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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프  | 2009/07/11 12:13
잘 지내고 계시군요. 모형점에는 취향인 물건이 없었던듯? ^^;
  | 2009/07/11 13:41
모형점이 신제품 입하 같은 것에는 전혀 관심없이 영업하는 것 같더라구요. 개업할 때 들여놓은 제품 갖고 계속 장사하는 듯...-_-;;; 그나마 철도모형이나 RC쪽은 좀 영업이 되는 것 같던데 스케일모형쪽은 정말 볼 게 없더군요. 샌디에고 항구에 정박해있는 USS 미드웨이 박물관이 훨씬 더 낫습니다.
뽀~*  | 2009/07/11 14:22
오호~이제는 업데이트가 정상화...^^
근처에 있는 IPMS 모임에 나가보면 좋을 듯...모임을 통해 알아보는 게 알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 같네요.
옐로우 페이지는 광고료랑 연결된 것 같아 웬지 믿음이 가지 않더라는...
코알라를 보니 쟤네는 항상 태업상태인 듯...하는 생각이...^^;;
  | 2009/07/11 17:28
이번 7월인가...샌디에고 IPMS에서 쇼가 있는데 자동차 위주 전시회더라구요. 집사람 출산이 임박해 있는지라 오하이오에서 하는 IPMS 내셔널은 물론이고 오렌지카운티에서 하는 오렌지콘도 가보기 어려운 상황이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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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안내글 같은 것 보내는 데 문제가 있다고 gmail 같은 보통계정을 열라고 하길래 gmail 계정을 새로 만들었다.

hjyun77@gmail.com

회사메일계정도 그대로 쓰긴 하지만 개인계정이던 hj@morehj.com은 차츰 사용을 줄여가야 할 듯...
주된 의도는 아니었지만 이제 나도 검찰의 이메일 뒤지기 공포에서 해방된 셈...^^;

2009/07/02 12:28 2009/07/02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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