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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ADMINISTRATOR
'2009/05'에 해당되는 글 9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부산에 출장을 다녀왔다.

금요일에 간단한 술자리가 있었는데... 많이 먹지도 않았는데 이상하게 몸에 안 받았던 것 같다. 밤까지만 해도 괜찮았지만, 자정이 넘어가면서부터 속이 좋지 않고 척추까지 아파 새벽 3시경 어렵사리 눈을 붙였다.

하지만 눈을 붙인지 몇시간 되지 않아 척추와 위장의 극심한 고통에 깨어나게 됐고 새벽 5시부터 전날 먹은 모든 것을 다 토해내고 쏟아내고...그랬다.

척추마저 극심한 통증으로 제대로 침대에 누울 수도 없었고 쓰린 속을 달래느라 마신 한 모금의 물도 몇분뒤 모두 게워내야 했다. 정말 이런 일이 없었는데... 호텔방에서 혼자 괴로워하며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을 잠깐 했던 것 같다.

그 시간, 내가 제일 사랑했던 한 명의 정치인이 쓸쓸히 유서를 남기고 뒷산을 걸어올라 몸을 던졌다.
그의 고통을 공유하기 위해 하루종일 극심한 육체적 통증에 시달렸던 것은 아니겠지만, 서울로 오는 길에서 나는 육체적 통증과는 또다른 마음의 공허함으로 괴로워해야 했다.

.... 2002년 겨울, 그때 나는 캐나다에 있었는데 주인집 눈치를 보면서 부모와 친구들에게 국제전화를 걸어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 이유를 무척 열심히 홍보했었다.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대북송금 문제나 이라크 파병문제, 한미 FTA 추진 등등의 문제에서도 대통령의 고뇌와 견해를 가급적 방어하려는 쪽이었다. 하지만 항상 나를 둘러싼 다른 사람들의 당당한 논리(또는 입장)에 '노빠' 소리를 들으며 밀리기 일쑤였고, 괜히 그런 자리를 어색히 만들기 싫어 입을 다문 적도 많았다.

박연차 문제에 대해서도 나는 그를 열렬히 방어하지 못했다. 물론 공식브리핑도 아닌 '지엽적 사실'들을 언론에 흘리는 검찰의 저열한 행태나 그걸 받아 히히덕거리며 추측기사나 사설 따위를 써대던 하이에나 언론들의 작태에 분노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내가 사랑한 정치인에 대한 적극적 방어로 나간 것도 아니었다.

오늘 나는 나의 그러한 부작위들이 그를 얼마나 외롭게, 그리고 힘들게 했을지 슬프고...또 아프다.

3당 합당을 거부한 댓가로 감내해야 했던 연이은 국회의원 낙선, 우여곡절 끝의 대통령 당선 후에도 계속된 기득권세력의 물어뜯기식 공격들, 그리고 탄핵... 정말 그를 '죽이려는' 시도는 너무나 많았고, 그는 그걸 혼자서 다 짊어져왔다. 그가 검찰의 마지막 칼날에 힘들어할 때도 그 주위를 지킨 것은 문재인 하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직접적인 살인자들은 청와대와 권력의 주구들이지만, 깊이 생각해보면 먹고살기 힘들다고 투표를 하지 않고, 노무현도 잘못했던 점이 있다면서 거짓 중립을 지키는 듯 하던 수많은 비겁자들도 그의 죽음에 간접적으로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닐까.

난 어차피 '이상'이라는 것은 믿지 않으니까, 정치라는 건 결국 차악(次惡)을 선택해야 하기에 권력에 오르는 순간 지지자들을 배반해야만 한다는 걸 충분히 이해하니까, 그가 고민했던 모든 실존적인 문제들과 고민의 결과들을 끝끝내 방어해야할 책임이 있었을 거다. 하지만 닭이 울기전 3번이나 예수를 모른다고 했던 베드로와 같이 나의 침묵이 그를 아프게 했을 거라는 생각에 몹시 괴롭다.

그가 한평생 지향하고자 했던 양심, 상식,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사람'이라는 가치만큼은 결코 잊지 않으려 한다. 뒤늦게나마 그가 나를 용서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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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대한민국 제16대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를 진심으로 애도합니다.
2009/05/24 04:02 2009/05/24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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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방문자  | 2009/05/24 10:41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2009/05/24 23:45
지적해주신 점 감사합니다. 경황이 없어서...라는 변명을 해봅니다. 잘 지내죠? 요새 나이가 들었는지 많이 좀 보고 싶더군요.
뽀~*  | 2009/05/24 23:30
▶◀...

건곤일척...

이 말밖에 떠오르지 않더군요.


그가 던진 것은
절망 끝에 내몰린 한 사람의 생이 아니라
부끄럽고 낯 두꺼운 무의식의 세대에 대한 일갈이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향한 메시지이며 화두인 것 같습니다.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무게를 실감케 하는 고인의 서거에 삼가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 2009/05/24 23:47
처음에 '자살'...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그가 일생동안 깨뜨리려 했던 모든 노력들이 무위로 돌아간 듯 해서 슬펐습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추모의 물결을 보고 그의 죽음이 어쩌면 우리 사회를 더 밝혀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아참, 지난 주말에는 거듭 죄송하단 말씀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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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복엽수상기는 Fairey Swordfish가 유일하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럴만큼 소드피시라는 이름은 내게 깊고 아름다운 이미지로 남았는데, 그건 아마도 mmzone의 운영자인 김성종님의 우아한 작품을 통해 이 비행기를 처음 알게 되었기 때문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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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고 싶은 것은 타미야 1:48 수상기 타입이었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소드피시에 꽂히고 난 뒤) 전세계 웹스토어에서 모조리 품절. eBay에도 절대 올라오지 않는, 말그대로 '초레어아이템'이 된지 오래였다. 아쉬운대로 레벨제 1:72 소드피시 키트(오른쪽 위)를 구해서 만들어야지 싶었는데, 최근에 1:72로도 수상형 키트가 있다는 것을 알고 Modelcraft 키트(아래)와 Cooperative + MPM 업그레이드 키트(왼쪽 위)까지 구해서 총 3대의 키트를 갖추게 되었다. (이 2개는 모두 eBay에서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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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로 소드피시 수상형 키트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 건 캐나다에서 샀던 미국 Fine Scale Modeling 2003 작품집에서였다. 여기에는 이탈리아 모델러의 멋진 소드피시 제작기사가 실려있는데, 이 후덜덜한 컷어웨이 모형(Cutaway model; 내부를 파고 속의 골조 등을 자작하여 채워넣은 모형)이 1:72 스케일이라면 믿어지실런지? 이렇게까지 위대한 작품을 만들진 못하지만 어쨌거나 이 작품 제작기를 통해 1:72 소드피시 수상형 키트의 구입정보를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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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Cooperativa + MPM 업그레이드 키트를 살펴보겠다. 이 키트는 러시아 Cooperativa사에서 제작된 플라스틱 키트에 체코 MPM사가 디테일업 및 개수파트를 넣어 발매한 제품이다. 플라스틱 키트 자체는 1973년에 나온 Frog사 제품인데, 이게 또 파란만장한 이력을 갖고 있어 이후에 Novo, Cematic, Plastyk, Cooperativa 등등 주로 동구권 메이커들을 전전했다고 한다. 나중에 소개할 캐나다 Modelcraft 제품도 기본적으로 이 Cooperativa 제품과 동일한 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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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M 업그레이드 키트는 버큠폼 캐노피, 새 데칼, Mk.III 개수파트, 콕피트 디테일파트, 포토에치파트 들로 구성돼있다. 위의 회색 레진파트는 잠수함 탐지용 레이더 및 연장 배기관이 든 Mk.III 개수파트다. 연장 배기관은 페가서스 Mk. XXX엔진에 사용되는 것이므로 MK.II 후기형 제작시에도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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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fix나 Matchbox제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는 Cooperativa(옛 Frog) 키트지만, 이 키트 역시 콕피트 디테일은 거의 없는 수준이다. 전방, 후방 콕피트와 격벽을 재현하고 있으며, 키트의 두꺼운 카울링을 대체할 수 있도록 얇게 뽑혀나온 레진제 카울링도 같이 들어있다. 그밖에도 좌석, 총가, 루이스 기관총(후방 고정무장) 등 키트의 투박한 부품들이 레진부품으로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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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트 본체는 1970년대의 Frog 키트가 기본이다. 앞서 나온 Airfix(1950년대)나 동 시기에 나온 Matchbox 키트보다 상대적으로 뛰어난 디테일을 자랑한다. 패널라인이나 리벳은 (+)몰드지만 굉장히 샤프하고 그럴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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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도 느낌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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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키트의 구매이유인 수상형 플로트. 볼륨이 큰 부품이다보니 함몰도 보인다. Frog나 Modelcraft 같은 기본형 키트의 설명서에는 수상형 키트를 제작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나 이 MPM 업그레이드 키트에는 부품만 제공될 뿐, 수상형 키트 제작설명이나 데칼이 없다. 그야말로 '알아서' 만들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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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좋은데 인형이 정말 꽝이다. 탑승정원 3명을 제대로 제공하고 있긴 하지만 이렇게 고무인형 수준이라면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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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레벨 키트를 살펴본다. 앞서 언급했듯 1970년대에 나온 Matchbox 키트의 재발매판이다. Cooperativa(=Frog) 키트보다 3년쯤 뒤에 나왔다는데, 부품구성은 비슷하나 디테일은 오히려 더 퇴보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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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k. I 만을 재연하게 돼있는 Cooperativa 키트(기본키트)와 달리 레이더와 로켓탄 등이 포함되어 Mk.III도 함께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랄까. Cooperativa 키트도 MPM 업그레이드 부품을 쓰면 Mk.III를 재연할 수 있지만 로켓탄과 발사대가 든 것은 이 Matchbox 키트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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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in England라는 글자가 지워져있다. 설명서에는 Printed in Poland라고 되어있고... 굳이 England를 지운 이유가 뭘까. 어차피 Matchbox 제품인 거 뻔히 아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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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도 들어있다. 디테일은 봐줄만한 수준(의외의 발견!)이지만 2명만 들어있다는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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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III 만들 때 붙는 잠수함 탐지용 하방레이더. 모양이 다소 경직된 느낌이 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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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Modelcraft 키트를 꺼내 Matchbox(레벨) 키트와 비교해보겠다. 흰색 키트가 Modelcraft 키트인데 실상은 Frog, Cooperativa 제품과 (데칼을 제외하고는) 100% 동일한 물건이다. 개인적인 추측인데, 영연방국가인 캐나다(Modelcraft)에서 영국비행기 좋아하는 영연방권 영감님들을 위해 동구권 회사에 OEM을 넣어 소량 생산한 물건이 아닌가 싶다.

동체부터 시작한다. 첫판부터 Modelcraft(=Frog, Cooperativa) 키트의 승리. Matchbox 키트도 실루엣은 나쁘지 않지만, 어이없게도 동체 일부 패널과 상판날개지지대를 함께 사출하는 등 '삽질'을 한 점이 큰 감점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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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의 경우도 Modelcraft(=Frog, Cooperativa) 제품의 승리. Matchbox 제품도 질감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너무 두껍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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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냉식 엔진은 두 제품 다 그럴듯하다. 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Matchbox 제품이 좀더 날카롭고 기계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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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뢰 역시 둘다 괜찮지만 Modelcraft(=Frog, Cooperativa) 것이 좀더 샤프하고 약간의 디테일도 있어 근소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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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방 루이스기관총의 경우는 완벽한 Matchbox의 승리. Modelcraft(=Frog, Cooperativa) 제품의 경우는 엉뚱하게도 상하분할을 해놓는 바람에 측면의 디테일을 거의 무시하다시피 했다. 물론 MPM 업그레이드 키트에서는 레진제 대체부품이 제공되지만 키트 기본부품으로 본다면 Matchbox 키트의 압승. (근데 써놓고 보니 50점짜리랑 80점짜리를 비교하는 것 같아 영 찜찜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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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펠러도 두께가 얇고 각이 살아있는 Matchbox 부품이 좀더 낫다는 느낌. 물론, 소드피시의 실제 프로펠러 모양은 약간 넓적하고 맹해(?)보여서 오른쪽 Modelcraft(=Frog, Cooperativa) 부품이 더 실물과 부합하는 것 같은데 끝으로 갈수록 테이퍼(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형태) 각도가 급해지고 피치도 너무 경직되게 꺾여있어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운 것 같다. (이렇게 써놓고 나니 내가 무슨 프로펠러 전문가라도 된 느낌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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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형으로 만들 거라 바퀴를 쓸 일은 없겠지만, 아무튼 바퀴도 비교해보자. Modelcraft(=Frog, Cooperativa)는 2개 부품을 1조로 조립해야하는 반면, Matchbox는 1바퀴 1부품으로 되어있다. 디테일은 Modelcraft(=Frog, Cooperativa) 부품이 훨씬 낫지만 내부휠이 정확한 원이 못되고 찌그러져있어 엄청난 감점이다. 결국, 바퀴만큼은 두 제품 모두 기대 이하라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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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가운데 상판의 디테일도 Modelcraft(=Frog, Cooperativa)의 압승이다.

나름대로 플라스틱을 늘어놓고 비교리뷰랍시고 주절거려봤다. 짧은 시간에 같은 기종의 키트를 3개나 구할 정도로 후끈 달아올라 그랬던 건데, 이 뒤에 더 예쁜 수상기(Fairey Seafox)를 구입했기 때문에 이 소드피시 수상형을 만들 일은 없을 것 같다. (이런 허무개그 같은 일이 있나...ㅡㅡ;;) 누구 구입하실 분...? 싸게 모실께요...ㅡㅡ;;
2009/05/16 13:01 2009/05/16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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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방문자  | 2009/05/2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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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방문자  | 2009/06/01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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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속으로야 뭔들 못하겠냐만, 요새 내 머리 속은 온통 어떻게 하면 멋진 수상기 디오라마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가득차 있다. 그 디오라마 속의 주연이라 할 수 있는 잘 빠진 수상기를 찾다가 발견한 놈이 이 녀석, Fairey Seafox이고, 키트로는 Matchbox의 1:72 제품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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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Seafox라는 기체를 원래부터 알고 있던 건 아니었다. 전부터 갖고 있던 가와니시 E7K1 수상정찰기 키트의 멋진 제작예가 없나 하고 인터넷을 뒤적거리다가 이 영국제 바다여우를 알게 된 것인데... 둘이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복엽 수상기라는 실루엣도 그렇거니와 얄쌍한 앞코까지 둘다 여우를 닮았는데, 일반적인 추측과는 달리 오른쪽의 가와니시 E7K1이 먼저 개발(1933년 최초비행)됐고 왼쪽의 Seafox는 3년쯤 뒤에(1936년 최초비행) 개발됐다고 한다. 그래도 둘다 2차대전이 격화됨에 따라 성능의 한계를 드러내고 2차대전 중반 이후 후계기에게 자리를 내준 것은 같은 운명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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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트는 1:72 스케일답게 부품수도 많지 않고 엉성해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뛰어난 품질에 놀라게 된다. 예의 허섭한 영국제 Matchbox 키트를 생각하면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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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트를 꼼꼼히 살펴보면 동체부품 내측에 Lesney Products PLC라고 돼있다. Matchbox 브랜드를 소유한 원회사 이름인데, 이 제품이 나온 1982년 Lesney Products PLC는 파산하고 Matchbox 브랜드와 금형도 여기저기 다른 회사로 넘어간단다. 결국 Matchbox 최후의 작품인 셈인데, Swansong이랄까 예상외의 수작을 건진 느낌이다.

참고로, 이 제품은 1997년산 독일 레벨 제품이다. Matchbox는 원래 다이캐스트 미니카로 유명한 완구브랜드인데, 1982년 파산과 함께 스케일모형 부문이 레벨사에 합병되었다. 하지만 레벨은 Matchbox 브랜드의 가치(네임밸류랄까?)를 유지하고자 이후에도 옛 Matchbox 브랜드 제품을 내놓을 때 기존 브랜드를 그대로 쓰곤 했던 거다. (그것도 브랜드 소유권을 지닌 Matchbox International LTD에 로열티까지 줘가면서!) 유럽쪽 영감님들이 Matchbox라는 브랜드에 갖는 향수랄까, 뭐 그런 브랜드파워를 여실히 알 수 있는 이야기라 하겠다. (그런데 이거 다 1997년 당시까지의 얘기다. 1997년, Matchbox 기타 부문이 모두 미국의 거대완구회사 마텔사로 흡수합병되면서 Matchbox International LTD도 망하고... 뭐 그랬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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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형 자체는 중국에서 생산됐던 것 같은데...China라는 말이 지워져있다. 1982년에 중국에서 완구를 생산하는 게 불가능했을테니 그때 새겨진 건 아닌 것 같고... 1990년대 중후반에 매치박스 키트를 태국과 중국에서 생산했다는데 그때 새겨진 게 아닐까 싶다. 그걸 발견한 레벨사에서 노발대발하며 금형에서 China라는 글자를 지워버린 것 같다. 유럽쪽 영감님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Matchbox라는 브랜드를 로열티까지 줘가며 사서 쓰고 있는데 금형에 '중국제'라고 떠억~ 하니 박혀있으면 그게 대체 기분이 나겠냐는 말이지. 그래서 금형공장에 화를 내며 저렇게 지운 게 아닐까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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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체부터 살펴보면 우선 샤프한 (+) 몰드의 패널라인이 눈길을 잡아끈다. 영국제 키트는 투박하다는 편견이 보기좋게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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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더가 분리돼있는 것도 의외지만, 골조 질감이 꽤나 그럴싸 하다. 80년대 초반 일본키트의 공세 속에서 급격히 품질을 상향시켜야 했던 유럽제 키트의 흔적이라면 내가 너무 오버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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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기수 앞쪽에 그대로 몰드된 파이프(?) 등 작은 스케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충 넘어가기'가 조금씩 보여 완벽한 키트라고 하기엔 조금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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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놀라운 것은 조종사 인형이다. (아...난 왜 이렇게 인형에 집착할까 ㅠㅠ) 콕피트 자체가 재현되어 있지 않은데도(데칼처리하게 돼있음) 거기 들어가는 인형만큼은 웬만한 1:48 스케일 인형보다도 더 정밀하게 만들어져있다. 쌍둥이라는 점이 좀 아쉽긴 한데, 뚱한 표정도 그럴듯하고 옷의 주름도 세밀해 키트의 가치를 확! 올려주는 포인트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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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칼은 영국해군항공대 기지가 있는 리-온-솔렌트 주둔의 2색 위장기체(1940년, 왼쪽), 지중해전선 주둔의 은색 단색기체(1939년, 오른쪽)의 두 가지 종류를 선택할 수 있다. 1996년 인쇄된 데칼이지만 이탈레리 데칼과 같은 무광택 데칼이라 변색도 없고 발색도 여전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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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서도 깔끔하고 보기 좋게 인쇄돼있다. 제작시에 큰 어려움은 없어보이지만, 콕피트 데칼 붙이는 게 생략돼있고 수상플로트 조립순서도 엉뚱하게 되어있는 등 조립 전에 설명서를 한번 정독하는 것이 필수적인 것 같다.

생기기도 예쁘장하고 키트도 좋아 수상기 디오라마 주연으로 최종낙점된 녀석이다. 일본제 키트(가와니시 E7K1)는 물론, 1:72 Swordfish 키트 3종을 모두 뒷전으로 밀려나게 한 괜찮은 제품이다. (그전까지는 수상복엽기라고 하면 Swordfish만 있는 줄 알았는데 ㅠㅠ) 공들여서 한번 잘 만들어보고 싶다.
2009/05/10 19:26 2009/05/10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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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라엘  | 2009/05/14 17:17
저도 이거 박스아트에 혹해서 사놓았습니다. 꽤나 오래전에요..

물론 만들 생각은 전~혀 못하고 있습니다. ^^;;;
  | 2009/05/14 23:41
아즈라엘님 정도라면 멋지게 완성시키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한번 잡아보시죠~!
뽀~*  | 2009/05/15 00:01
우와~ 융단폭격 포스팅...^^

매치박스의 진수는 완성품을 완구로 탈바꿈 시켜주는 삼색 사출이죠...ㅋㅋ^^;;

개인적으로는 He 70 만들면서 느낀 건데
영국 업체들의 잠재력이 드러나는 부분이 바로 이런 곳인 것 같습니다.
정밀한 몰드와는 거리가 멀어도 손이 좀 가면 모양 하나는 제대로 나오는...거의 조각하는 수준이지만^^;

그나저나 이렇게 한 발 한 발 다가가다보면...
이제 우리에게 남는 건 운명의 스케일 다변화 뿐...두둥~^^;;
  | 2009/05/16 13:03
미국 가기 전에 비행기 새로 잡기도 그렇고... 허벅지 찌르는 심정으로 포스팅이나 하며 달래는 거죠 뭐 ㅡㅡ; 기영씨 시즈오카에서 돌아오면 5월말쯤 한번 같이 쳐들어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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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웹스토어 돌아다니다가 구입한 제품이다. 이미 기존에 한 세트 갖고 있던 제품이긴 한데, 어차피 통상폭탄은 많이 갖고 있을수록 장땡인, 그런 아이템인지라 하나 또 질렀다. 체코 Ciro Models의 1:48 OFAB-100으로, 구 공산권 기체의 가장 기본적인 통상폭탄이라 하겠다. 서구권의 Mk.80쯤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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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서 1장, 레진 탄체 1세트, 핀 에치부품 2장으로 구성되어 단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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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트에 폭탄이 4개 들어있다. 공산권 폭격기, 지상공격기도 MER 같은 걸 다니까 6개는 기본적으로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좀 아쉬운 생각이 든다. 3개를 사면 양쪽에 6발씩 달 수 있... 디테일은 무난한 수준.

설명서를 보면 핀이 붙는 후방부분을 원뿔모양으로 가공하게 되어 있는데, 가공할 부분이 명확치 않고 게이트와 두루뭉술 이어져있어 가공할 때 애 좀 먹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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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이나 레진으로 재현하기 난감한 러시아 통상폭탄의 핀 부분을 재현하기 위해 에치부품을 사용한다. (같은 게 2장 들어있다) 오리지널은 핀 부분이 단순한 원형이며, 이렇게 사각형으로 된 타입은 현대화된 버전이라고 한다. 어쨌든 폭탄 1개에 에치부품이 5개나 붙기 때문에 접착할 때 꽤나 조심해야겠다.

트럼페터에서 1:48 Su-24가 출시될 쯤이면 구 공산권 기체 무장세트도 별매로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일개 국가(이스라엘 IDF)의 무장세트도 나오는 마당에 한 시대를 풍미한 거대군사세력권의 무장세트가 없다는 건 아무래도 좀 섭섭한 일이다.
2009/05/10 19:24 2009/05/10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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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1:72 디오라마를 한번 만들어볼까 싶어 이것저것 사재기한 게 꽤 많았다. 아직 스케일 다변화는 절대 아니고, 단품은 1:48, 디오라마는 1:72를 고집(?)할 뿐이라고 속으로 계속 합리화를 하고 있긴 한데... 이렇게 질러댄(?) 키트를 쌓아놓고 보자니 그 같은 자기합리화가 얼마나 제대로 먹힐지 의심도 들고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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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적으로 만들어보고 싶은 것은 멋진 수상기 디오라마인데, 그 전에 지면작업(Groundwork) 같은 디오라마 연습(?)을 위해 독일 아프리카 군단(DAK) 디오라마를 한번 만들어볼까 한다. Fi156 Stroch 정찰기와 DAK를 함께 등장시켜볼까 하다가 인터넷에서 에어픽스의 이 제품을 발견하고 냅다 결제버튼 클릭...ㅠㅠ

독일군 경장갑차 Sd.Kfz 222와 큐벨바겐(사막형이 아닌 통상형)이 들어있는 독일군 정찰세트다. 상자그림은 북아프리카 전선을 그려놓고 있지만 내용물(데칼)에는 북아프리카 전선 외에도 동부전선 사양을 재현할 수 있도록 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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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뒤지다보면 이 제품이 원래 1:76 스케일이었음을 대번에 알 수 있다. 후지미 탱크 시리즈도 그렇고...원래 철도모형 스케일에 맞춰 1:76로 나온 제품들이 플라스틱 모형 나름의 인치스케일인 1:72로 둔갑(!)을 하고 팔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은데 이 제품 역시 그렇다. 아주 옛날에는 상자에 1:76 스케일이라고 써놓고 팔다가 언젠가부터 1:72로 스리슬쩍 스케일을 바꿔놓은 거다. 그래서 인형들의 크기가 다소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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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벨바겐에 앉히는 장교인형은 롬멜장군을 닮았다. 머리가 좀 큰데, Preiser 인형에 머리만 따다 붙여 코트를 새로 만들어야지 하는 생각으로 이해해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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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든 인형 하나, 총을 든 인형 둘, 총 3마리의 인형이 들어있다. 디테일은 좋은데 배꼽(?)이 뚫려 있어 난감하다. 받침대를 붙여놓은 것도 썩 고맙진 않다. 유럽제 1:72 키트들에 든 인형들은 이렇게 받침대가 많이 붙어있는데, 유럽쪽에서 나름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토이솔져 장르 때문이 아닐까 싶다.

Sd.Kfz 222는 ICM, 큐벨바겐은 아카데미 제품이 우위에 있는 상황에서 이 제품의 가치는 별로 크지 않을 것 같다. 어디에도 이 제품의 리뷰가 없어 내용물이 궁금해 구입한 것인지라 조금 돈이 아깝긴 하지만, 원체 값이 싼지라 그 충격은 미미하다 하겠다. 어차피 1:72 스케일의 매력이라는 게 '부담없다'라는 점이니까 이렇게 사놓고 '낚였다!' 싶어도 괜찮은 거 아닐지...?

참고 - 1:72 플라스틱 인형 전문 리뷰사이트 : Plastic Soldier Review (적어도 인형에서만큼은 나처럼 낚일 확률을 줄여주는 고마운 사이트)

2009/05/10 19:06 2009/05/10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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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미니파크 / 제작기간 : 2009. 5. 2 ~ 2009. 5. 3 (오복엄마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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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용산에 잠깐 나갈 일이 있었다. 집사람과 전자랜드 돌아다니다가 참새가 방앗간 그냥 못 지나친다고 그곳의 모형점에 들렀는데, 어리버리 구경만 하던 나와 달리 집사람이 뜻밖에도 '나 이거 하나 살란다~' 하면서 집어든 게 있었으니... 바로 '조선시대 목가구 만들기' 시리즈. 모양대로 자른 나무판, 작은 금속장식, 접착제, 물감 등을 한 세트로 해서 파는 건데, 가격이 조금 세다 싶었지만 집사람이 모형을 만들어보겠다는 게 기특(?)하여 흔쾌히 하나 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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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갑 말고도 장롱, 상, 화장대 등등... 다양한 제품들이 나와있었고, 목가구 2종(빨간색/녹색)과 자개장까지 스타일도 3종이나 되어 선택의 폭이 넓었다.

미니파크 인터넷 웹사이트 : http://www.emini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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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문갑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재료(심지어 접착제 마를 때까지 부품 묶어두라고 고무줄까지 들어있다)가 들어있긴 하지만, 사포라든가 핀셋, 붓 같은 기본재료는 알아서 조달해야 한다. 뭐, 우리집이야 남편이 오덕서방인지라(;;;) 별 문제 없긴 했지만... 이리저리 뚝딱뚝딱 하더니 하룻만에 근사한 문갑 하나를 완성시켜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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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직접 만든 게 아닌지라 정확하진 않지만 접착제는 목공본드(이건 확실하다)이고 물감은 아크릴물감 같더라. 물감을 서너번 겹쳐 올리면 올릴수록 색이 깊어지고 우아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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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이중적인 생각을 갖게 하는 제품 같다. 가격이 조금 높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데, 섬세한 금속부품들 가공하고 나무, 접착제, 물감들 이곳저곳에서 모아서 조달한 가격이라 치면 이해 못할 것 없지 싶기도 하고... 어린이들 방학숙제로 딱이겠구나 하고 조금 삐딱하게 보다가도 이런 걸 통해 축소모형을 만드는 즐거움이라든가 모형취미의 저변이 넓어지면 어떠랴 싶기도 하다.

그런 제품 자체의 평가를 떠나 이 문갑은 오복엄마가 만든 '제대로 된 첫 작품'이다. (최초의 작품은 색칠 안하고 조립만 해서 완성시킨 아카데미 1/72 P-47D 썬더볼트였음) 장식장의 가장 좋은 자리에 놓일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부부는 서로 닮아간다던데 요새 우리는 서로의 취미에 부쩍 흥미를 보이던 차다. 집사람은 모형에, 나는 요리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배트민턴이나 자전거처럼 둘이 함께 하는 취미도 하나 개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이 문갑처럼 우아하면서도 아기자기하게, 재미있게 살아봅시다.
2009/05/10 18:32 2009/05/1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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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만이  | 2009/05/12 19:32
사진으로 보아도 이쁘네요. 물감은 아크릴 물감은 아니었고 붉은 색, 검붉은색 두 가지 잉크 그대로 칠하는 것이었죠. 본드와 칠이 마르는 데 시간이 좀 걸려서 기다려가며 만들어야 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만들어보니 나무라서 부드럽고 색깔이나 장식도 우아하고 아귀가 꼭 맞는 섬세함이 나름 멋이 있더군요. 전통목가구 시리즈를 몇 개 더 만들고 싶어지네요. 나중에.ㅋㅋ
  | 2009/05/12 23:41
오복이도 만들기를 좋아했으면 좋겠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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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 Academy / 제작기간 : 2009. 5. 4 ~ 2009. 5. 5

출국하려면 한달쯤 남았는데, 새 비행기를 만들기도 시간이 어정쩡하고 해서 아주 가볍게 완성을 볼 수 있는 제품을 찾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린이날을 앞둔 지난주 일요일, 코엑스몰에 갔다가 아셈하비에서 아주 그럴듯한 물건을 발견했다. 바로 아카데미 1:8 스케일 자전거! 예전부터 자전거 모형을 한번 사서 만들어보고 싶어 인터넷으로 일본 Imai사의 1:8 스케일 자전거 시리즈를 한번 사볼까 했는데 잘 됐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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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프레임이 파란 것과 노란 것, 상자를 달리하여 두 제품이 팔리고 있었는데 정작 내용물은 둘다 파란색 플라스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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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4일 월요일에 회사 갔다오자마자 뜯기 시작해서 밤 늦게까지 대충 완성을 봤고, 다음날인 어린이날 세부색칠과 고무튜브 연결 등 마무리작업을 끝냈으니 딱 하루치 일감(?)인 셈이다. 금속칠 입힌 부품도 많고 색칠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니 심심풀이용으로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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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을러 잘 타지는 못하지만 자전거 타는 걸 무척 좋아한다. 모형으로서도 꼭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자전거라는 물건 자체가 바퀴살이나 체인, 핸들, 안장 같은 아기자기한 부품들이 많아 만드는 재미가 쏠쏠한데다 실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실물'을 축소시킨 물건이어서 '미니어쳐' 또는 '모형'의 근본적인 즐거움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접하기 어려운 탱크나 비행기의 모형적 즐거움을 '대리만족형'이라 부를 수 있다면, 자전거 같은 생활용품(?)의 모형적 즐거움은 '축소놀이형'이라고 불러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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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칠 입힌 부품이 많고 굳이 색칠을 안해도 된다는 점에서 일전에 만든 크리스탈 드럼 세트와 비슷한데, 아무래도 그보다는 그냥 만들었을 때 완성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부분색칠을 해줘야 하는 부품들이 많고, 프레임 자체에도 밀핀자국이 많으며, 결정적으로 파란 플라스틱 사출색이 좀 싼 티(?)나 보이기 때문에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손봐줘야 할 곳이 많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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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 뒤 뒷좌석(?)을 붙일 거냐 말 거냐, 2가지 옵션이 제공되고 핸들도 3가지 옵션이 제공된다. 스포티하게 만들어 보고자 안장 뒤와 핸들을 저렇게 꾸며봤는데, 휠의 흙받이는 기본적으로 붙여야만 하기 때문에 어쨌거나 '쌀집 자전거' 스타일을 벗어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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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들부분은 3개의 옵션이 제공되는데, 1개만 금속칠 부품이 제공되고 나머지 2개는 파란색 플라스틱 부품인지라 은색 에나멜물감으로 색을 올려줘야 한다. 내가 택한 스포티핸들 옵션도 역시 은색을 칠해준 것. 후사경 부품은 집사람이 자전거를 스탠드에 고정시킨다고 하다가 자전거를 바닥에 떨어뜨리는 바람에 후사경 부품을 뚝- 부러뜨려먹어서(ㅠㅠ) 순간접착제로 땜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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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선은 동봉된 고무튜브로 재현할 수 있다. 다만, 이걸 프레임에 고정시킬 어떠한 부품도 제공되지 않으므로 갖고 있던 1.0mm 라인테이프로 부분부분 감아주었다. 이 제품의 유일한 디테일업...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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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도 고무제다. 타이어가 휠 지름보다 약간 작아서 휠 스포크가 부러질까 조심조심 끼워넣었다. 역시 요새 들어 눈에 띨 정도로 힘이 세진 오복엄마께서 수고해주셨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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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남아있는 어정쩡한 시간 동안 가볍게 만들 수 있어 좋았지만, 마지막 완성작치고는 완성도가 높지 않아 아쉬운 마음이 크다. 샌디에고에 가 있을 6개월 동안 머리 속에서 온통 한국 가면 뭐 만들어야지... 생각만 하지 않을까 싶다. :)
2009/05/10 17:25 2009/05/1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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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만이  | 2009/05/12 19:38
반사경 부러진 건, 밑판에 고정시키려다 자전거가 갑자기 튕겨나가서 그런 건데... 난 색칠은 안했음.-_-; 그리고 바퀴 끼는 것은 힘은 힘인데 기술의 힘임!
  | 2009/05/12 23:36
요새 정신 놓고 다니는지 다른 거랑 헷갈려서 그랬어 ㅡㅡ;; 본문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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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소설과 그리 친하지는 않은 것 같다. 누차 밝혔지만, 원체 픽션을 업수이 보는지라 '상상의 끝'까지 달려가버린 SF문학이라면, 그러한 '꾸며냄'의 숲 속에서는 진실, 사유, 고민과 같은 것들이 자랄 수 없다고 지레 생각해버렸던 듯 하다. 그저 킬링타임용의 오락이라면 모를까, 장르 자체에 접근하지 않았던 나의 편협함은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쉬 빨갱이로 분칠해버리는 늙은 예비역 군인들과 별반 다를 게 없었지 싶다.

하지만 모든 미워하는 것들은 의외로 애정과 거울상을 이루는 경우가 많은 법이어서, 나와 SF와의 관계도 예외가 아닌 것 같다. 초등학교 1학년 때, 과학회관인가를 갔다가 사온 과학만화책을 한 글자도 틀리지 않고 달달 외울 정도로 신나게 봤고, 3학년 때는 원래 학교도서실이던 우리 교실의 이점을 활용해 '우주소년 케믈로'니 '양서인간'이니 하는 아동SF소설집에 빠져지내느라 담임선생님이 어머니더러 '얘는 추리소설과 SF소설만 읽으니 균형잡힌 독서교육이 필요한 것 같아요'라고 하실 정도였으니까.

그때가 딱 1980년대 중반이었다. 이 때라면 레이건의 스타워즈 계획을 비롯해 냉전으로 촉발된 우주개발(사실은 군사무기화)의 꿈이 뉴스를 타고 여과없이 흘러나오고, 남자아이들의 장래희망 1위가 아직 '과학자'였던 시기다. (그때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에서 과학의 인기와 운명이 이렇게 떡실신 될 거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내가 읽은 많은 SF소설들은 결국 일본의 소년문고들을 중역한 날림번역의 책들이었을텐데, 같은 시기 원전텍스트가 유래된 옆나라 일본에서는 이 '2001 스페이스 판타지사'와 같은 심오한 수준의 SF만화가 등장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오늘 구입하여 3권을 단숨에 읽어버린 이 만화가 그려진 때가 지금으로부터 딱 25년전인 85~86년임을 얘기하려다보니 이렇게 멀리 돌아오게 됐다. 기술이나 사회발전단계에서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정확히 23년 뒤쳐져있다는 어느 유력설(說)을 빌자면 25년이나 지나서 이루어진 이 만화의 정식발매가 별일도 아니지 싶지만, 25년전 일본의 거장이 달성한 이 작품의 철학적, 서사적 성취를 과연 오늘날 우리나라의 만화에서도 기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게 된다. 우리나라 만화계, 문화계가 열등하다는 의미보다는 시대를 앞서나간 이 우주서사시 3부작의 위대함을 되새겨보고자 함이다.

한권에 대략 6~7개의 에피소드를 담은 단편집이다. 우주개발과 생명, 인간의 갈등과 미지에 대한 경외를 거대한 과학적 상상력 속에 녹여넣은 에피소드들은 각각 독립된 이야기이긴 하지만 퍼즐맞추기를 하듯 서로가 이야기를 공유하며 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처럼 하나의 큰 흐름을 밀고 나간다. 그 큰 흐름은 각 권마다 나름대로 테마를 이루며 진행되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1권 - 우주진출에 대한 인류의 도전과 그 첫 걸음
2권 - 정복, 전쟁 등 지구에서 저질렀던 과오를 우주에서 되풀이하는 인류의 그릇된 모습들
3권 - 우주개발에 지친 인류가 다시금 찾게 되는 마지막 희망 - 외계지적생명체와 인류파종계획

1권의 초반부 에피소드와 3권의 최종장이 연결되는 수미쌍관구조가 마치 우주 그 자체와도 같이 아름답고 웅장하지만, 내가 가장 걸작으로 꼽고 싶은 에피소드는 1권의 마지막 에피소드(2개 에피소드의 연작)였다. 우주탐사와 마왕성(루시퍼라는 가상의 태양계 제10행성을 설정)의 발견, 반물질을 우주개척의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려는 과학자들과 신의 영역을 넘지 말 것을 주장하는 바티칸의 대립이 드라마틱하게 다가온다. 에피소드 전체를 관통하는 밀턴의 '실락원' 내용도 좋았고... '극한상황 또는 한계상황에서 무엇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인간(인류)의 딜레마와 갈등'이라는 주제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과학과 신의 관계를 다룬 이 에피소드야말로 현 과학단계에서 가장 우리에게 와닿을 수 있는 내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장중한 서사시적 내용을 뒷받침하는 것은 일본만화가 중 작화력 순위로 탑10 안에 든다는 작가의 섬세하고도 우아한 극화풍의 그림이다. SF만화가 빠지기 쉬운 작화상의 장르적 유치함을 멀리하고 이야기의 신뢰도까지 높이는 효과를 거뒀구나 싶다. 물론, SF장르에서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과학적 고증에 대해서도 더 말할 나위가 없겠다.

PS : 호시노 유키노부의 작품이 정식발매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 한다. 2001년에 학산문화사에서 '스타더스트 메모리즈'라는 단편집을 낸 적도 있고, 몇 권 우리나라에 소개된 게 있는 모양인데 현재는 모두 절판이다. 어둠의 경로를 통해 '스타더스트 메모리즈'를 구해 봤는데 역시나 작가의 내공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2009/05/09 01:11 2009/05/09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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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단기학술연수를 보내주는 게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샌디에고(UCSD)에 6개월짜리 Business Management program이라고 있는데,
지난 화요일, 최종적으로 선발 되어 6월 중순경에 나가게 되었다.

기획부에서 2년 고생했다고 배려해준다는 차원에서 선발된 것 같은데
만기제대 선물로 푹- 쉬다 올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다행이지 싶다.
가족끼리 하는 시간이 많아질 거라고 우리 오복엄마께서 기뻐하시는 것은 당연지사고.

하지만, 연휴동안 비행기 하나 제대로 못 잡고
나갈 준비한다고 이것저것 어수선하게 보내고 출근을 코앞에 두자니 조금 억울한 생각도 든다.
그러고보면 나에게 진정한 휴식이란 아무 고민 없이 비행기 만드는 일에 전념하는 게 아닐런지.
빨리 은퇴해서 도시 벗어나 마당 있는 집 짓고 개 키우면서 비행기만 줄창 만들어야지...

......

회사 기획부에서 지낸 2년간 참 별일이 다 있었지만
가장 큰 일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대한민국이라는 한 나라의 권력과 관료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어렴풋하게나마 직접 겪고 이해하게 되었다는 점일 거다.

물론, 거기에 맞춰 우리 회사가 처한 현실과 회사업무를
좀더 거시적으로 볼 수 있게 됐다는 점은 긍정적인 거겠지만,
공기업이라는, 요새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인 조직의 기획부에서 폭풍의 시기(?)를 보내며 얻은 경험들은
매일아침 신문과 뉴스에 뜨는 소식들의 이면을 읽게 해주었고
그러한 표면의 저층에서 움직이는 많은 것들을 간파하게 해준 것 같다.
당연히, 절대 좋기만한 경험은 아니었고...

시선과 생각의 지평은 확실히 넓어졌지만,
지난 2년 동안 나의 입은 점차 더 말을 잃어갔고 나의 주관은 안개 속에서 부유했다.

터널을 빠져나온 뒤, 내가 빠져나온 터널에 대하여
태어날 자식에게 무엇을 어떻게 말해주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6개월간의 짧은 떠남이 나를 다시 찾고, 나를 다시 단단히 할 수 있는
되살림과 채움의 시간이 되었으면 싶다.
2009/05/04 02:41 2009/05/04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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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  | 2009/05/04 12:27
오호라...이게 그거(?)였군요...^^

눈앞의 업무에서 해방된다는 면에서는 휴가겠지만...
두고두고 뼛골을 빼먹으려고 6개월 충전해주는 것일 수도...ㅋㅋ
게다가 비지니스 메니지먼트면...거의 당첨 확실~♬

그래도...축하할 일이네요.
이유야 어떻든 견문을 넓힐 기회고
회사도 쓸데 없는 데 투자하진 않으니까

계획한 거 다 이루길...
  | 2009/05/07 22:14
가기 전에 한번 뵙고 가고 싶습니다. 5월중에 연락드릴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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