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따라/음악 2003/05/19 07:49
확실히 밴드지향적인 진용은 아니다.
요시키라는, 리더의 카리스마가
너무 컸었던 건지는 몰라도
장미와 피로 대표되는 엑스의 이미지는
확실히 요시키라는 개인의 이미지 그것이었다.
그걸 '요시키의 독재'라고까지는 말할 수 없겠지만
아무튼 그 강렬한 결계를 비집고
스스로의 카리스마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아무래도 히데였다.
(평론가들은 타이지를 먼저 꼽았지만...)
.......
많은 사람들이 말하듯
기타리스트로서의 히데는
그리 뛰어난 테크니션이라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그에게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넘치는 재기와 발랄함, 그리고 그것에 뿌리를 둔
유쾌한 광기인 거다.
그 뿌리가 데카당트한 80년대 LA메틀에 놓여있더라도
엑스, 아니 히데만의 독특한 LA메틀은
포이즌이나 머틀리크루의 미국식 느끼함과는
확실히 차별되는, 썩 세련된 것이었다.
자신들의 한계를 인지했음인지
스스로 무리를 하지 않는 악기연주는
그대로 단순한 리프를 반복하지만
그 단순함을 속도로 커버하려는 듯 쉴새없이 몰아쳐댄다.
이것은 청자의 기분까지 끌어올리고
미국식 LA메틀의 '자기 흥에 취해 목소리 쥐어뽑는'
그러한 부담스러움도 주지 않는다.
비유가 유치하긴 하지만
히데식의 LA메틀은 일본음식 같은 단칼의 깔끔함이 느껴진다고 할까.
(오히려 미국식의 그것을 따르려했던 흔적이 역력했던
중간중간의 기타솔로가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질 정도다)
밑도끝도없이 신데렐라 이야기를 소재로
신나는 한판을 벌인
Celebration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시각적으로는 80년대 초 MTV를 통해 방송되었던
LA메틀의 뮤직비디오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으면서도
음악적으로는 전혀 색다른
진기한 경험을 느끼기 충분하다.
.....
엑스라는 밴드의 밴드색에는
요시키의 퇴폐적 탐미주의, 신비주의와
파타/타이지의 정통 아메리칸록 스타일,
히데의 경쾌한 LA메틀의 세 라인이 섞여있다.
타이지의 탈퇴 이후
파타/타이지의 두번째 노선은 완전히 사멸해버렸지만
히데의 세번째 노선은 히데 개인의 성장과 함께 그후로 급격히 발전해버렸고
급기야는 밴드의 기둥이라 할 요시키의 색깔이 진부해져간 후기에 이르러서는
엑스라는 밴드 자체의 존재이유까지도 대체하는
막강함을 보여주었다.
그 모든 시작이
바로 이 Celebration에서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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