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마음의 흔적들 2009/05/04 02:41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샌디에고(UCSD)에 6개월짜리 Business Management program이라고 있는데,
지난 화요일, 최종적으로 선발 되어 6월 중순경에 나가게 되었다.
기획부에서 2년 고생했다고 배려해준다는 차원에서 선발된 것 같은데
만기제대 선물로 푹- 쉬다 올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다행이지 싶다.
가족끼리 하는 시간이 많아질 거라고 우리 오복엄마께서 기뻐하시는 것은 당연지사고.
하지만, 연휴동안 비행기 하나 제대로 못 잡고
나갈 준비한다고 이것저것 어수선하게 보내고 출근을 코앞에 두자니 조금 억울한 생각도 든다.
그러고보면 나에게 진정한 휴식이란 아무 고민 없이 비행기 만드는 일에 전념하는 게 아닐런지.
빨리 은퇴해서 도시 벗어나 마당 있는 집 짓고 개 키우면서 비행기만 줄창 만들어야지...
......
회사 기획부에서 지낸 2년간 참 별일이 다 있었지만
가장 큰 일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대한민국이라는 한 나라의 권력과 관료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어렴풋하게나마 직접 겪고 이해하게 되었다는 점일 거다.
물론, 거기에 맞춰 우리 회사가 처한 현실과 회사업무를
좀더 거시적으로 볼 수 있게 됐다는 점은 긍정적인 거겠지만,
공기업이라는, 요새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인 조직의 기획부에서 폭풍의 시기(?)를 보내며 얻은 경험들은
매일아침 신문과 뉴스에 뜨는 소식들의 이면을 읽게 해주었고
그러한 표면의 저층에서 움직이는 많은 것들을 간파하게 해준 것 같다.
당연히, 절대 좋기만한 경험은 아니었고...
시선과 생각의 지평은 확실히 넓어졌지만,
지난 2년 동안 나의 입은 점차 더 말을 잃어갔고 나의 주관은 안개 속에서 부유했다.
터널을 빠져나온 뒤, 내가 빠져나온 터널에 대하여
태어날 자식에게 무엇을 어떻게 말해주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6개월간의 짧은 떠남이 나를 다시 찾고, 나를 다시 단단히 할 수 있는
되살림과 채움의 시간이 되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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