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머리의 고민들 2007/05/23 20:54
그래서 이천시에서 시장, 의회의장 등이 모두 용산 국방부 앞으로 와서
이전 반대 데모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데모까지는 좋은데 데모 막판에 새끼돼지를 잡아서
네 다리를 묶고 말 그대로 '찢어 죽였다'.
나오는 사이트도 있고 안 나오는 사이트도 있는데
죽기 직전에 새끼돼지가 입을 벌리고 꽤액꽤액 우는 모습의 사진도 봤다.
대체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잔인할 수가 있는 거냐...?
이에 대한 반응 중에서
"채식주의자 아니면 저거 보고 토 달지 마" 하는 의견이 있는데
이건 육식, 채식의 문제가 아니라
생명에 대한 예의의 문제다.
정말 이런 것까지 설명을 해야 하는지 참 한심한 노릇이지만...
(살인의 인과관계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살인자 어머니의 임신까지 들먹이는,
형법상 인과관계론의 '살인자의 어머니' 이론과 같은 논리들이 횡행하는
멍청하고 천박한 이 사회에 개인적으로 환멸을 느낄 때가 많다.
고등학교 때 국어교과서에서 배운 '슬견설'(蝨犬說)이 얘기하고자 하는 바는
덩치 큰 개와 미물인 이(蝨)가 같다...라는 표피적인 논리가 아닌 거다)
모든 생명이 자기가 살 영양을 섭취하기 위해 다른 생명을 죽인다는 건 맞다.
하지만 '죽인다'는 표현을 너무 넓게 해석해서
'채식주의자도 식물 죽이는 거니까 고기 먹는거 뭐라고 하지 마'라는 건
지나친 비약이다.
중요한 것은 '죽임' 그 자체가 아니라 '죽임의 잔인성'이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회사에서 야근을 하다가 뉴스에 저게 뜬 걸 보고
난 정말 너무 놀랐다.
어떻게 이렇게 사회가 천박할 수 있을까,
어떻게 이렇게 사회가 극단으로 치달을 수 있을까,
대체 이 사회는 나의 의견을 개진하고 불만을 표출하는 방법을
배워본 적이 없는 것일까,
...뭐 이런 생각들이 들기 이전에 내 머리를 가득 채웠던 것은
'새끼돼지가 너무 불쌍하다'라는 아주 기본적이고 원초적인 감정이었다.
여기에는 어떠한 이론도, 논리도 필요하지 않다.
그게 인간의 기본 감정인 거고, 모든 철학과 이론은 그것을 인정하고
그런 토대 위에서 전진해 나가야 한다.
(이런 원초적인 토대까지 회의(懷疑)하고 부정하는 파괴주의적인 자세는
나로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런데 저 군복을 입은 일군의 모리배들은
자신들 주장의 극대화를 위해 (그리고 실상 하등 관계도 없으면서)
그러한 잔인함을 감행했다.
분신자살이나 할복은 자신에게 상해를 가하기나 하지,
저 몹쓸, 인간 같지도 않은 인간들은
아무 힘도 없는 새끼돼지의 네 다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찢어죽였다.
그 네 가닥 줄 끝에 자기 몸이 저렇게 달려있어도
그들은 줄을 잡아당겼을까?
그 자리에 있던 인간들을 보니 참 가관이다.
해당지역 국회의원은 예전부터 내게 '철새'와 '노추(老醜)'의 이미지로 박혀있던 자였고,
말 못하는 새끼돼지를 능지처참한, 군복입은 나이든 인간들은
'군바리'의 생각없음, 무식함을 싫어하는 나의 고정관념을
더욱 더 굳게 해 주었다.
이 사회의 천박함과 폭력성이 무섭다.
정말 소름끼치도록 무섭다.

사진은... 출근하러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나를 마중나오는 우리집 필똥이.
굳이 '반려동물'이라고 고쳐 부를 배짱까지는 없지만
나는 저 잔인한 사람들보다 이 순수한 동물들의 권리를 더 챙겨주고 싶다.
PS : 이 소식은 포털사이트 다음의 블로거뉴스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그래서 그런지 네이버에서는 이런 소식이 헤드라인에 뜨지도 않는다.
기사를 굳이 찾아보지 않는 이상 네이버에서는 이 소식을 알 수도 없는 거다.
역시 포탈사이트만 보면 바보가 된다.
http://morehj.com/blog/trackback/738
글쓰신 님... 다른건 다 그렇다 쳐도'군발이'가 생각없고 무식하다는 표현은 참 거슬리네요. 어제 일 벌린 사람들이 미군복을 입었다 해서 '군발이'도 아닐 뿐더러 그렇게 님이 표현하는 '무식'한 군발이가 있기에 님이 두다리 쭉펴고 잠 잘수 있는 겁니다. 어디가서 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 글 잘 읽다가 마지막 글을 보니 글쓴 님도 '무식'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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