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마음의 흔적들 2006/10/20 23:30
... 정신 없이 업무 대화를 나누다가
뜬금없이 선배가 툭- 던진 말에,
회사에서 항상 그러하듯 농으로 받으려다
더이상 아무 말도 못하고
얼굴 위로 옅은 미소만을 띠어보였다.
저 말마저도 농으로 받아버린다면,
나는 정말 이 회사 안에서
나 자신 본래의 모습을 이해 받을 기회를 영영 놓쳐버릴 거 같다는,
그런 불안한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 순간,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순간에,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장소에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사람으로부터 흘러나온 저 말이야말로
이제까지 안개가 낀 것처럼 흐릿하여 나 자신도 정확히 알지 못했던,
내가 사람들로부터 가장 듣고 싶고, 가장 기다려왔던 말이었구나 하며
가슴의 긴장이 탁- 풀리는 느낌을 느꼈던 것 같다.
항상 적당한 말과 적당한 웃음으로,
역설적으로 긴장해왔던 내 가슴이
이제서야 나의 내면을 바라봐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난 듯 하여
순간적으로 경계를 풀어버렸던 것이다.
그래서,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눈물이 핑그르- 돌았대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을 테다.
.........
아침에 지하철역에서 나와
하늘을 문득 올려다보니
높은 가로수 위에 큰 감이 하나 달려있었다.
웬 감일까 하고 걸으면서도 시선을 박아두고 살펴보니
큰 감이 아니라 풍선이다.
누군가가 청계천에 놀러왔다가 놓쳤겠거니 피식 웃다가
옛날 우리집 마당에 있던 큰 감나무가 생각났다.
"왜 감 다 안 따요?"
"응, 까치 주려고... 새들도 먹게 몇 개 남겨두는 거야."
그 마당을 헌 자리에 마당 없는 큰 집을 지었지만
나는, 요새가 더 행복하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 그보다는, 내가 요새 많이 힘든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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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중님의생각은 그야말로 "예쁘다.."라는 표현이 맞는듯, 느낌이 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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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긴 건 산적(?) 같은데 생각하는 게 가끔 센치해질 때가 있죠.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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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적 소양이 물씬 묻어나는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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