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새로운 경험들 2006/07/17 23:21
슬로바키아의 타트라에서 1박을 하고 아침을 먹은 후 곧장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들어갔다.
침엽수 우거진 슬로바키아 타트라의 산 속 호텔도 좋았지만
일정이 빡빡하다보니 그 숲향기를 느낄 새도 없이 또 강행군이다.
부다페스트에 들어가자마자 현지 가이드를 만나 점심부터 먹었다.
꽤 유명한 식당이라는데, 분위기는 영~ 독일식이었다.
역시나 식당 안에는 우리 외에도 한국인들이 바글바글...^^

점심식사 후 강을 건너 부다 지역을 먼저 구경하기로 했다.

부다페스트 시내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겔레르트 언덕이다.

왼쪽이 부다(다뉴브강 서쪽), 오른쪽이 페스트(다뉴브강 동쪽)이다.
고급주택가나 유적지는 주로 부다 지역에 몰려있고, 페스트 지역은 금융, 상업 등이 발달했다.

부다 왕궁 언덕을 둘러보기 위해 걷던 중 벽 하나가 서있는 걸 발견했다.
정말 아무것도 없이 벽 한 쪽면만 덩그러니 서 있는데,
2차 대전 당시 총탄 자국을 보존해놓기 위해 남겨둔 벽이란다.
여전히 상흔이 남아있는 벽을 보며, 나치스와 헝가리 레지스탕스들의 총탄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부다 왕궁쪽으로 내려와 우리가 있었던 왕궁언덕을 바라보았다.
오른쪽에 있는 청동상은 부다 지역 정도(定都)의 전설을 간직한 '검을 든 독수리'상이다.

왕궁 언덕에서 바라본 다뉴브강과 동쪽 페스트 지역의 모습.

고개를 돌려 남쪽을 바라보면 아까 다녀왔던 겔레르트 언덕도 보인다.


이것이 바로 부다 왕궁이다. 현재는 미술관으로 쓰이고 있다 한다.

왕궁 앞에는 프린츠 오이겐의 동상이 있다.
가이드가 오스트리아 빈(Wien)에도 같은 동상을 볼 수 있을 거라고 했는데...역시 그랬다.
아마도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제국의 역사 때문이겠지...?
(미안하게도 내게는 독일의 전함 '프린츠 오이겐' 밖에 생각이 안 나더라...ㅠㅠ)


부다왕궁 뒤에도 이렇게 멋진 분수대가 있다.

왕궁언덕을 내려와 부다지역 구 시가지를 거닐며 본 마차시성당.
지붕의 타일들은 유명한 헝가리산 도자기들이라고 한다.


구 시가지답게 고풍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겼다.

구 시가지에서 잠시 기념품 같은 것을 사며 휴식을 취한 후, 어부의 요새로 들어갔다.
어부의 요새라는 이름은 18세기에 어부들이 이곳 성벽에서 적군의 침입을 막아냈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어딘가 동양적인 분위기가 풍겨 묘한 느낌을 주었다.



어부의 요새에서 바라본 마차시 성당.
첨탑이 가린 7월 동유럽의 뜨거운 태양의 모습을 담아보았다.


부다 지역은 전체적으로 언덕 지형이기 때문에 다뉴브강과 페스트 지역이 한눈에 들어온다.
어부의 요새도 예외가 아니어서,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또다른 느낌을 준다.
페스트에 있는 국회의사당 부근에서 무언가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데 무엇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어부의 요새 난간에 앉아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 커플. (키스도 징하게 하던데...^^)
다뉴브강 앞에서는 아무리 무심한 사람이라도 모두가 로맨티스트가 되어버릴 것 같다.


더위와 피곤에 슬슬 지쳐가도 하루에 한 장 정도는 기념으로 내 사진을 찍어야지...^^

어부의 요새를 끝으로 부다 지역을 내려와 동쪽, 페스트 지역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상대적으로 평지여서 상업의 중심지로 발달했으며 사진 속의 국회의사당도 이곳에 있다.
1년을 상징하는 365개의 아름다운 첨탑 등 그 화려함에 매료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공모를 거쳐 선정된 건축물이라는데, 아쉽게 탈락한 2등 작품 역시 너무나 아름다워
이 국회의사당(1등작) 옆에 나란히 서 있다고 한다. (뭐였지?)

다뉴브강 유람선을 타기 위해 선착장으로 이동했다.
오리들이 한가롭게 노닐고 있더라.

유람선을 타고 다뉴브강에서 본 국회의사당.
유람선에서는 요한 슈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가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그 음악을 빌지 않더라도 다뉴브 강가의 풍경들은 그 자체로 너무나 아름다웠다.



유람선 관광은 약 30분쯤 진행되었던 것 같다.
다시 뭍으로 돌아와 마지막 코스인 영웅광장으로 향한다.

부다페스트에 들어와 현지 가이드를 만났던,
사실은 우리 부다페스트 여행의 출발지점이었던 영웅광장.
일정상의 문제로 마지막에 둘러보게 되었다.

마자르족이 헝가리에 정착한지 1천년을 기념하여 1896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하여 1929년에 완성된 영웅광장.
에릭 홉스봄 같은 사학자들이
'사실로서의 역사'가 현재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동원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지만,
내 스스로가 아주 약간만 그런 엄격한 시선을 포기하자고 타협할 정도로 멋진 곳이었다.


광장 중앙의 기념비 주위에는 헝가리 각 부족을 이끄는 7명 지도자들의 청동상이 있다.


그리고 그 기념비 뒤로는 병풍과도 같이 2개의 열주(列柱)가 세워져있다.
이 열주 사이에는 헝가리왕들의 상이 세워져있다.
헝가리인들은 동양계에 가깝다지만, 이 광장의 조각양식 자체는 지극히 서유럽적이었다.

열주의 네 귀퉁이에는 4개의 상징적인 동상들이 있다.
가장 왼쪽에는 노동과 부를 상징하는 조각상.

전쟁을 상징한다. (전차(Chariot)을 보면 알겠지?)

그리고 평화.

학문(지식)과 명예.



광장은 광장이다.
누구에게나 열려있어야 하며, 광장의 '방침'과 다르다고 '닫혀있어'서는 안된다.
기념비 아래에서 자유롭게 자전거를 타는 젊은이들이 아름답게 보인 것도
그것이 광장, 본연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저녁은 헝가리 전통식...을 표방하는 고급레스토랑으로.
다시 부다 지역으로 올라가 언덕 위에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헝가리 전통 춤을 공연하며 식사를 할 수 있다는데 안내원이 한국어 인사도 할 줄 알더라.
(한국사람들, 많이도 왔나보다 ^^)
입구에서는 기념으로 작은 술도 나눠주었고, 헝가리 민속악기를 연주해보기도 했다.

점심에도 먹었지만 이제서야 비로소 사진을 찍게 된 헝가리 전통음식, '굴라쉬' 스프.
멀건 카레국 같은 맛인데, 약간 매콤하니 의외로 우리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다.
가이드말을 들으면 헝가리 음식도 우리들 음식처럼 고추를 많이 쓴다고...

이것은...4인 기준으로 된 헝가리 모듬요리.
치킨, 돼지고기, 야채볶음 등등... 맛있다...^_^



헝가리 민속춤이란다.
나중에는 손님들을 무대로 데리고 나와 기차놀이(!!)를 하는 흥겨움까지...
'동유럽의 파리'라고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부다페스트의 밤은 이렇게 저물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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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멋진곳 여행하셨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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