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동기 JP형의 결혼식이었다.
학교 다니면서 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학교, 학과 선배라 그럴까.
회사 사람 말고도 낯익은 얼굴들이 꽤 보였다.
대학교 2학년 때까지만 해도 그럭저럭 사람들하고 잘 어울려 다녔던 것 같은데,
군복무하고 방황(-_-?)하고 캐나다 갔다오고 하면서
슬슬 사람들과의 거리가 멀어지게 되었고
그렇게 벌어진 어색함은
오랜만에 얼굴을 보고 웃음을 띤 채로 손을 들어도
쉬 메워질 수 있는 거리는 아니더라.
.... 사실 '내가 너무 예민해서 그런 거겠지' 생각을 하면서도
마음은 그게 아닌데.
저 사람들과도 가까이 지내고 싶고
내 마음도 보여주고, 상대의 마음도 보고 싶고...
사람끼리란 그렇게 지내야 함을 알고,
또 정말 그렇게 지내고 싶기도 한데
예의 그 예민함은 주저함이 되어
반가움의 인사를 입술 바로 앞에서 다시 목구멍으로 되넘기곤 한다.
어쩌다 어렵사리 인사를 나누어도
어디에 눈을 둬야 할 지 몰라 흔들리는 상대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서먹해하는 것은
'그래, 서로 못 본 척 할 것을...' 이라며 처음의 주저함을 다시 확인시켜줄 뿐이라 스산하다.
.......
적당한 선을 긋고 그 선 안에서 자신의 영역을 지키는 것,
그래서 어느 정도의 '적당한 관계'까지만을 허용하고
자신의 절대공간을 남에게 내어주지 않는 것,
전투적인 이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사(戰士)로서의 필수덕목일지도 모르겠지만
본능적으로 둘러친 이 내향(內向)의 금은
스스로를 한계지워 목마르게 하기도 한다.
현재 내 눈앞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잘 하지 못하면서
새로운 관계를 맺고 싶어하고,
그 새로운 관계에 싫증이 나면
또다른 새로운 관계를 바라는 나는,
여전히 평화롭지 못하다.
여전히 부초(浮草)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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