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라디오를 들었다.
밤 10시부터 12시까지 들리던 이소라의 음악도시 대신
박명수의 펀펀 라디오라는 새 프로그램을 하더라.
싱긋 웃으면서 재미있게 듣기는 했는데
좀 무서워지기도 했다.
......
어쩌면 MBC 내부의 편성담당자들도
이제는 밤시간대에도 사람들이 하하 거리며 웃을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을 원한다는 것을 간파하고 있는 건지 모른다.
아침 10시에는 애들 학교 보내놓고 숨 좀 돌리는 주부들을 위한 주부 대상 프로그램,
오후 4-5시에는 학교 갔다 돌아온 아이들을 위한 아동 대상 프로그램,
저녁 10시에는 뉴스를 보고 TV 앞에 앉은 가족들을 위한 무난한 주제의 드라마류, (TV의 경우)
뭐 이렇게 시간대별로 편성방침이 대충 정해져있긴 한데
라디오의 경우, 저녁 10시대에는 대개 조곤조곤한 목소리의 진행자들이 진행하는
음악프로그램이 대세였다.
TV에서 '수다'를 떠는 토크쇼가 범람을 하고
'개인기'라는 말이 그 외연을 확장시켜나갈 때에도
대충 밤 10시경의 라디오 편성방침은 위와 같이 지켜졌던 것인데,
음악용 전파라는 FM에서마저도
이제 밤 10시에 준(準) 만담쇼가 등장했다는 것은
어쩌면 '시장이 그것을 원하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가능한 것이다.
아, 개인적으로 난 박명수 굉장히 좋아한다.
사람들이 뒤에서 유치하다고 손가락질 하며 비웃어도
난 박명수식의 좀 어눌하고 유치한 코미디도 나름대로 그의 색깔이지 싶다.
하지만 내가 박명수를 좋아한다는 것과
밤 10시의 라디오 편성표에 그를 전진배치한 프로그램이 있어야 하는가와는 별개의 문제다.
내가 싫어하는 것은, (어쩌면 '무서워하는 것'일 수도 있다)
박명수라는 개인의 프로그램 자체가 아니라
밤 10시, 기존의 조용한 프로그램을 몰아내고(?) 만담성 프로그램을 배치하게끔 만든
몰락한 라디오시장, 그 몰락한 시장의 천박한 초상(肖像)이다.
그리고 그 라디오시장은 결국 청취자인 우리들의 현재 모습과 오롯이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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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하'가 사람이름이구나... 처음 알았다 야. (지금 찾아보니 안혜경하고 썸씽 있는 사람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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