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마음의 흔적들 2006/01/09 22:06
한국의 명절마다 서로의 집을 오가며 피붙이의 정을 나누었을 큰삼촌에게는
30년전 홀로 호주로 건너갔을 때와 같을 홀로남겨짐이 남았고,
20년간의 고생 끝에 간신히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했을 막내숙모에게는
결혼 후 그를 믿고 호주로 건너올 수 있게 해주었던 단 하나의 이유가 사라졌다.
셋이서 엉겨붙어 까르르 집안을 시끄럽게 만들던 세 아이들에게는
이제 행복하게 웃어도 결코 완전히 채워질 수 없다는,
이제까지 겪어보지 못한 결핍과 슬픔에 대해 이해할 시간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한국에 있는 내 아버지와 고모들에게는
가장 늦게 나왔으되, 가장 먼저 눈을 감은 막내동생에 대한 눈물과
자식을 먼저 떠나보냈으면서도 여전히 그 사실을 아무에게도 듣지 못한채
오늘도 건강히 식사를 하고 TV를 보는 늙은 아버지의
아무 것도 모르는 모습에 대한 안타까움이 가슴을 후벼팔 것이다.
그리고 삼촌의 큰형수 - 우리 엄마에게는
시집 와서 종종 다투어 밉살스러웠을 막내도련님이었겠지만
병을 알게 된지 단 3개월만에 그렇게 빨리 스러진 막내도련님에 대한 안타까움과 더불어
며칠전 병원에 입원한 친정어머니에 대한 어두운 마음에
시댁과 친정, 양쪽으로 마음을 쓰느라 힘든 날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한 사람.
2년전, 먼저 하늘로 가신 할머니는,
가장 늦게 왔어야 할 막내아들이 가장 먼저 자신을 만나러 온 것을 보고
기꺼워하셨을까.
아니면 생전에 할머니가 정말 슬퍼서 울 때의 그 모습처럼
아무 말도 못하고 인상만을 쓰시면서
속으로 속으로... 꺽꺽 울음을 참으며 막내삼촌을 맞았을까.
삼촌... 이제 안 아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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