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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여행 8 - 2005.8.20.토

비행기 안에서 제대로 못 자느라 기내식은 제때 챙겨먹었다 ㅡㅡ;;
덕분에 좁은 비행기 안에서 소화도 안되고 잠도 안오고
아주 몰골이 거지 같아 힘들었다.

결국 방콕에 내리자마자 화장실로 직행...^^
나와서 보니 우재랑 필중이가 웬 두 여인네랑 같이 있다.
가만히 보니 비행기 안에서 우재 옆에 앉았던 사람들이잖아...?

선교 때문에 케냐에 갔던 한국인이란다.
돌아오는 비행기표가 없어 어떻게 방콕까지 오긴 했는데
이제 방콕에서 한국 갈 일이 막막하다고,
같은 한국인이라서 도움을 좀 청한단다.
그렇잖아도 케냐 여행 가기 전, 방콕공항을 제집 마당처럼 춤추고 포교하던
개신교도들 때문에 기분이 언짢던 게 생각이 났는데... 그건 별개 문제고,
우선은 같은 한국인인데 어떻게 도와줘야할지 좀 난감하더라.

일단, 방콕여행은 한국인 가이드가 붙기로 되어 있어서
한국인 가이드 붙으면 그쪽 통해서 비행기편을 알아보기로 하고 게이트를 나섰다.
두 아가씨도 일단 같이 이동하기로 했다.

게이트를 나서면서 두리번두리번 찾으니까
어쩐지 느끼하게 생긴 사람이 손을 흔든다. 가이드다.

반갑다고 악수하고 하는 폼이 상당히 느끼하다. ㅡㅡ;;
조지의 순박함과는 비교할 수 없다. ㅡㅡ;;

이스타나 같은 차를 타니 태국 현지인 가이드가 둘이나 더 있다.
여기는 관광국가라서 나라에서 법으로 현지인 가이드를 채용하게 되어있다나?
그럼 운전사만 채용할 것이지 저 조수석에 앉은 애는 뭐야...
한국말도 못하고 운전도 안하고...
(따지고보면 나중에 이게 다 팁 줘야 하는 인원이다.
가이드가 많으면 많을수록 관광객의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

우선은 식사를 하러 이동하는데
시내에 있는 '영빈관'이라는 한국식당이란다.
이동하면서 창밖으로 시내를 두리번 거려보니
아랍글자만큼이나 이해하기 힘든 태국글자가 간판마다 적혀있다.
그걸 보고 '아, 내가 아프리카를 벗어나 태국에 왔구나...'하는 걸 실감한다.

가이드(미스터 신이라고 하자)가 상당히 이빨이 세다.
내가 듣기에는 하나도 안 웃긴데 혼자서 히죽히죽 웃으면서
아주 느끼하게 얘기를 풀어나간다.
해외여행 가서는 한국인을 조심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 조심해야 할 한국인 중에서 이 미스터 신도 포함되지 않나 싶다.
(나중에 조심해야할 한국인 하나 더 나온다)

한국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데 음식수준이 아주 개판이다.
이미 식비는 여행비용에 포함되어 있다지만
반찬이란 게 콩나물 몇가닥에 된장찌개, 생선조림... 뭐 그런 수준이라 찝찝하다.
그래도 배고픈 여행객들, 잘들 먹어주신다. 꾸역꾸역...
길잃은 불쌍한 두 개신교 아가씨들, 참 잘도 드신다...

밥 먹고 나오니 태국인 여자 가이드가 한 명 더 추가됐다. 헉...
방콕 시내 관광을 위한, 한국말을 할 줄 아는 가이드란다. (대체 가이드가 몇 명인가!!!!)
우리 셋은 시내관광하고,
불쌍한 아가씨 둘은 미스터 신을 따라 임시거처를 마련하러 간다.
미스터 신은 우리의 시내관광이 끝난 뒤 다시 합류하기로 했다.

어쨌건 지금부터는 우리 한국인 셋에 태국인 가이드 셋(!!!)이 돌아다니는 거다.
먼저 왕궁과 에메랄드 사원으로 향하는데
이동하면서 차 안에서 여자 가이드가 한국어로 뭐라뭐라 설명을 해준다.

캐나다에 있을 때도 태국애들 영어발음 들으면서
쟤네는 중국애들만큼이나 영어발음이 희한하다... 싶었는데
태국인이 영어발음보다 더 어려운 한국어발음을 하는 걸 들으니 도통 이해가 안 된다. ㅡㅡ;;
10시간의 비행과 사기꾼 같은 느끼한 가이드, 줄줄 경비 새는 게 보이는 여행일정 등
모든 게 불만스러운 마당에
저 희한한 태국식 한국어 발음을 들으려니 속은 부글부글 끓는다.
하필 차 에어컨도 고장이다, 젠장...

(우재랑 필중이가 열심히 여자 가이드를 상대하고 있으니
나는 좀 뚱-해 있어도 되겠지 싶었다)

왕궁 입장시간이 오후 3:30까지만이라던데 차가 막혀 다들 조바심이 났다.
가까스로 도착하여 헐레벌떡 들어가려는데
여기는 불교국가라서 왕궁과 사원 안에 반바지를 입고 갈 수 없단다.
가만 보니 나 혼자 반바지네...
왕궁 앞의 가게에서 1달러 주고 허접한 고무줄 바지 하나 빌렸다.
더워 죽겠는데 아예 기름을 붓는구나 부어... 헥헥...


이 왕궁은 전 국왕까지 살던 곳이라고 한다.
현재의 국왕은 다른 곳에 산단다.
주말이어서일까...? 우리말고도 관광객들이 바글바글하다.
한국어도 가끔 들리긴 하지만 관광객들의 국적은 다양하다.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이긴 하지만,
태국의 건축물들은 한눈에 '멋있다...'라고 찬탄할만큼 아름답게 여겨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유리를 깨서 한조각 한조각 손수 붙인,
그 섬세함과 미시(微視)의 아름다움만은 더운 날씨의 짜증을 잊게 만들 정도로
매혹적인 것들이었다.

** 벌겋게 익어 금세라도 짜증을 터뜨릴 것 같이 어색하게 웃는 저 모습을 보라~ ^^

** 예전 왕궁의 풍경을 담은 벽화란다.




한참 돌다보니 간혹 반바지 입은 사람도 보이더라.
반바지 위에 '1달러 짜리' 빌린 긴바지 입은 게 원통했다. ㅡㅡ;;

속으로 투덜투덜대면서 나오긴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외국인이 우리나라 경복궁에 와서 투덜대며 관광했다고 하면
내 기분이 무지 나쁠 것 같다.
그 당시 나의 투덜거림은 개인적인 문제들(?) 때문이었다고 양해를 구하기로 하자.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방콕의 명물, 수상시장과 수상가옥~
빌린 긴바지도 벗어서 조금 기분이 나아졌는데
시원하게 물살을 가르면 이 더위의 짜증이 사라질 수 있을까, 기대기대~


선착장 입구에서 본 우재의 뒤통수...(^^)는 아니고,
선착장 입구에서 본 강의 모습.
아까 시내 들어오면서 미스터 신이 방콕은 해수면과 거의 높이가 같다고 얘기해줬는데
(그가 말한 유일한 쓸모있는 정보였다. ㅡㅡ;;;)
저 강을 눈앞에서 보니 어쩐지 그 말이 실감이 갔다.


긴 관광용 제트보트 안에 우리 넷(태국인 여자 가이드 포함)만 달랑 탔다.
시원하게 물길을 가르며 질주하는 보트 안으로
자잘한 물방울들이 튀어들어와 우리의 뺨을 촉촉히 적신다.
무더운 방콕날씨에 지쳐 흐르는 뜨뜻한 땀과는 분명히 다른,
기분 좋은 물기운이다.


수상가옥이라고 해도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건 아니다.
저기 사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지 궁금하더라...


강을 타고 둘러보는 방콕 정경도 멋졌지만
의외로 재미있던 건 메기 먹이주기 였다.
강 어느 지점에 메기가 많이 사는 곳이 있는데 사람 팔뚝만큼 크다.
배 안에서 파는 1달러(한국돈 1천원도 받는다...^^)짜리 식빵을 사서 조금씩 뜯어 강에 던지면
정말 '개떼'처럼 달라들어 빵을 먹는다.
그 모습이 마치 '메기'가 아닌, 아마존강의 피라냐들 같다. 제대로 무섭다. ㅡㅡ;;

어쨌거나 그렇게 뱃놀이(??)도 마치고 뭍으로 올라왔다.
태국인 여자 가이드는 사라질 시간...
2시간 가량 있어준 댓가로 그녀가 팁 20달러 챙기고 웃으며 사라지자
다시 느끼한 미스터 신의 등장이다.
또 보기 싫은데...ㅡㅡ;;

데리고 갔던 두 아가씨들, 호텔에 방 잡아줬나보다.
돈도 없다고 싼 곳 잡아달랬는데 왜 호텔로 데려갔을까나...

우리를 끌고는 보석가게에 데려가겠단다. 헉...
내가 동남아 여행을 수준낮게 보는 이유가
이렇게 여행사와 현지가게들간의 커넥션에 의한 쇼핑코스 때문인데
막상 내가 그 입장이 되자 꼼짝없이 끌려가고 있었다.
우리를 끌고 가면서도 꼭 기분 나쁘게 말을 한다.

"(히죽 웃으면서) 여러분들을 행색을 보아하니
보석 사실만한 돈은 없으신 거 같고... 그냥 구경만 잠깐 하다 나오세요."

맞는 말이긴 한데(ㅡㅡ;;)
관광객 앞에서 저런 무례한 말을 서슴없이 할 정도면
가이드로서 아주 닳고 닳았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방콕에서 가장 크다는 보석 전문 빌딩의 이십 몇층에 있는
어느 한국계 보석가게로 들어갔다.
제대로 쉬지도 못한채 방콕 도착하자마자 헥헥거리며 여기저기 끌려다니고 있는
불쌍한 세 남자의 후줄근한 모습이 보석가게에 들어서자마자
세련되게 싹- 빼입은 보석가게 여직원들이 눈이 휘둥그레져서 우리를 본다.
어이구 이게 웬 망신이냐...;;

"저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테니 좀 보다 오세요."

미스터 신은 소파에 앉아 기다리고 있는다고 하고
우리는 무슨 보석 설명을 들으시라며 작은 방 안으로 안내되었다.

나이가 한 40 쯤 되었을까?
부담스럽게 잘 차려입은 한국인 아줌마(라기보다는 미씨급이었다. ㅡㅡ;;)가 들어와서
태국 지도도 보여주고 하면서 이것저것 보석에 대한 얘기를 해주는데
거의 열흘만에 제대로 된 예쁜 여자를 만나서인지
다들 정신집중하고 듣는다, 허허... (남자들이란...)

설명이 좀 길어진다 싶긴 하지만
얘기하는데 중간에 자르기도 뭣하고, 앉은 자리도 편안하고
앞에 놓인 콜라도 시원하고 해서 그냥 있었다.
한참 뒤, 보석아줌마가 할 얘기가 떨어졌는지 우리를 끌고 밖에 나가서
진짜 보석을 보여주면서 구매를 유도한다.
(이 보석아줌마가 바로 조심해야할 두번째 한국인이었다~~)

이 순진한 세 남자들의 단점은
도통 '거절'이라는 걸 모른다는 거다.
보석아줌마가 열변을 토해가며 루비가 어떻고 사파이어가 어떻고 설명을 하는데
세 남자 중 아무도 '우리 살 돈 없어요...' 소리를 못한다.
말은 밉살스럽게 해도 미스터 신은 적어도
우리가 보석 살 돈 없는 허접여행객이라는 정도는 눈치 채는데
이 센스 철철 넘치게 생긴 보석아줌마는 그런 눈치가 도통 없나보다.

하긴, 아까 방 안에서 내가 내년쯤 결혼할 예정이라고 뻥을 치는 바람에
예물로 보석을 사리라는 아줌마의 기대치를 높여놓긴 했다.
(내년쯤 결혼할 '예정'인 건 맞다. 하지만 여자 있다는 소리는 안했다. :P)

저쪽에서 미스터 신이 몸을 일으켜 우리를 한번 보자
그제서야 내가 용기를 내서 '다음에 올께요' 그랬다.
종로 귀금속상가도 아니고,
한국도 아니고,
이 방콕 한 가운데에서 '다음에 올께요'라는 말이 부도율 99.999%의 허튼약속임을
나도 알고 그 보석아줌마도 알고 이번에 일흔번째 생일 맞은 방콕 여왕도 알겠다.

(소리는 못 들었지만) 분명히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을 보석아줌마를 뒤로 하고
간신히 그 보석 빌딩을 벗어나 엘리베이터를 타니 미스터 신이 그런다.

"아니, 제가 금방 나오라고 했잖아요... 왜 이렇게 오래 걸렸어요...?"

야, 이 인간아, 몰골이 이러면 데려가질 말아야지,
자기가 데려가놓고 우리더러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이 소리가 목젖 끝에서 가랑가랑하는데 꾹 참았다.
내일 한국행 비행기 타기 전까지는 이 인간의 느끼함을 이겨내야 한다...

나와보니 차가 없다.
한 블럭 정도 걸어나가서 차를 기다려야 한단다.
저녁을 먹으려면 하라는대로 말을 잘 듣는 수밖에 없다. ㅡㅡ;;

한 15분쯤 기다리니 이스타나가 온다.
역시나 에어컨은 여전히 고장이지만
그래도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니까 그나마 좀 낫다.

어느 허름한 식당 앞에 차를 세워서 좀 실망했는데
미스터 신 말에 따르면 이곳이 허름하기는 해도 맛으로는 유명한 곳이란다.
먹어보니 나름대로 괜찮더라.
똠얌꿍인가? 그것도 시키고 볶음밥 같은 것도 시키고... 맥주도 한 잔 걸치고...
신선로 같은 작은 화로에 새우 끓인 국 같은게 나오는데
그거 향이 너무 강했던 것만 빼고는 특색있고 괜찮았다.
무엇보다 배가 고팠다...!!!

나오면서 미스터 신이 계산하길래 조금 감동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여행경비에 다 포함된 거 아닌가 싶어 또 화난다. ㅡㅡ;;
아니, 여행경비에 포함 안되어 있더라도 나중에 뜯어간 팁에 다 포함돼있는 거 아닌가??

어쨌건 차를 타고 이번에는 기념품 가게로 이동...
미스터 신도 쬐끔 미안한지, 우리 사정도 이해 좀 해주세요...이런다.
볼 거 없으니까(^^) 금방 나오시라는 말도 함께.

그렇게 찾아간 기념품 가게는 1층에서는 가죽지갑 같은 것을 팔고
2층에서 작은 인형 같은 소품을 파는, 그런 곳이었다.
그럭저럭 있는 손님들은 모조리 한국인이었다.
나는 취미가 여행지 T셔츠 모으기여서 좀 둘러봤는데
디자인도 허접하고 해서 두세벌 보다가 관두고 한 쪽 구석에 앉아 쉬었다.

말이 기념품 가게지, 잡화점 수준이더라.
마데 인 차이나의 조잡한 고무 악어인형 같은 건 대체 여기서 왜 파는 거냐...;;

나 따라서 우재랑 필중이도 앉아 쉬려고 하니까
미스터 신이 2층으로 올라오다 우리를 발견하고 살 거 없으면 가잔다.
옳다구나 싶어 얼른 따라나갔다.
가게 주인도 그러려니 싶은지 우리 나가는 것 보고 신경도 안 쓴다. ^^;

차를 타고 미리 얘기한대로 게이쇼를 보러 가기로 했다.
(정확히 말하면 성전환자(트랜스젠더)쇼지만 통칭 '게이쇼'로 부르련다)
동성애자나 성전환자들을 극도로 혐오하는 나는 영 기분이 안 내켰는데
우재랑 필중이가 강력히 가자고 하는 바람에 엉겁결에 따라가는 형국이었다.

쇼가 열리는 호텔로 이동하면서
미스터 신이 태국에 성전환자가 많은 이유를 얘기해준다.

예로부터 태국은 옆나라 미얀마와 전쟁이 잦아 남자가 항상 부족했다나...?
그래서 군대에 징집되는 것을 막기 위해 어릴 때부터 부모가
여장남자로 기른 애들이 많아서 오늘날처럼 그렇게 된 거라고 한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웃긴다.
성전환자쇼를 직접 보면, 신이 내린 성을 거부하려 몸부림치면서도
어떻게든 열심히 살아보려는 인간의 고통과 좌절이 느껴질 거란다.
언제부터 게이쇼가 저런 심오한 인간 실존의 문제를 제공해왔던가, 흥...

밤 8:20부터 시작인데 여기도 차가 막혀 가까스로 도착했다.

쇼의 이름은 Calypso Show란다.
약 한시간 10분쯤 진행되었는데, 서양의 뮤지컬이나 카바레 같은 그런 쇼였다.
중간중간에 한/중/일의 고유한 춤 같은 걸 보여주는 게 특색있었는데
한국은 역시나 부채춤이었다. (ㅡㅡ;;;)

공연이 끝나자 다른 사람들은 모두 배우들한테 가서 사진도 찍고 하더라.
배우 중에 가끔 이쁘다 싶은 사람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남방아시아계 특유의 넓적한 얼굴이 여자로 성전환한다고 바뀌는 건 아니어서
내 눈에는 여전히 고깝게 보였다.

어느덧 시간은 밤 10시를 향해 가고...
정말 오늘의 마지막 코스...태국 안마가 기다리고 있었다. ^^;
열흘전에 방콕공항에서 발 맛사지를 받은 얘기를 했는데
오늘은 발 뿐만 아니라 전신 안마다. (장장 두시간~!)
그렇다고 해서 '미녀삼총사'에 나오는, 그런 므흣~한 안마는 아니고
스포츠안마에 가까운, 건전한 안마라서 기대가 되었다.

기대를 하면서 차를 타고 이동 하는데
미스터 신이 먼저 팁 얘기를 꺼낸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공항까지도 자기들이 모실텐데
내일 저(앞좌석의) 태국인 가이드들은 20달러씩 주면 되고
자기한테는 1백달러를 주면 된단다.
우리 세 사람 모두 속으로 씨발씨발 욕을 바가지로 하고 있었다.

운전사인 태국 가이드는 그렇다 치더라도
조수석에 탄 태국 가이드는 한 일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미스터 신은 이틀간 세 사람 가이드해준 댓가라고 해도
1백달러는 너무 심한 거 아닌가???

1백달러라는 소리를 듣는 순간 갑자기 속에서 뭔가가 울컥- 하는데
너무도 태연히 그 얘기를 하는 바람에
우리 누구도 그에 대해 항의를 할 수가 없었다.

속으로 찜찜한 마음을 담은채 안마 받는 곳에 도착했다.

들어가니 먼저 발을 씻겨준다.
내 돈 내고 받는 '정당한 서비스'라지만
저렇게 몸을 굽히고 아무 말도 없이 다른 사람들의 발을 씻겨주는 태국여인의 모습을 보는 내 마음은
열흘전과 마찬가지로 영 편치가 않다.

하지만 안마실에 들어가 가운을 갈아입고 안마를 받기 시작하자
그런 미안한 마음도 몸과 마음의 긴장이 풀림에 따라 사르르- 풀어지더라.
미스터 신이 안마 효과 떨어지니까 안마 받을 때 절대 자지 말라고 했는데도
너무 편해서 깜빡깜빡 잠이 들더라.
(생각해보니 안마실에서 누운 게 그날 처음 누운 거였다)

정말 두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자연스레(?) 흘러갔고
안마실을 나올 때는 몸이 부드러워진 걸 느낄 수 있었다.

호텔로 이동하여 샤워를 하고 자야지...했는데
막상 호텔에 들어가 필중이를 샤워실에 먼저 들여보내고
나는 푹신한 침대 위에 몸을 뉘이니
샤워를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빨리 자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
더구나 TV에서는 오랜만에 보는 영화 '한니발'이 나오고 있었고...
(레이 리오타의 뇌를 요리해 먹는 장면은 가위질되었다...^^)

'한니발'의 마지막 장면, 글렌 굴드의 Aria da capo를 들으면서
피곤했던 방콕 일정을 꿈나라 저편으로 마무리해버렸다.

어찌보면 일주일간의 케냐일정보다 마음이 더 불편하고 힘든,
그런 하루였던 것 같다.
한국인 가이드가 붙었는데도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니
도리어 한국인 가이드가 '붙었기 때문에' 그랬던 거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동남아 여행은 할 게 못된다 하는 생각을 굳혔던 거다.
2005/08/20 11:52 2005/08/20 11:52
http://morehj.com/blog/trackback/453
아라미스  | 2005/10/10 19:54
우와~나도 작년에 여기 다녀왔는데..에메랄드사원이던가? 밤에 보니 더 멋지더라..오랜만에 들어오니 여행 다녀왔구나~좋아보이는데~
소나무  | 2005/10/10 22:46
개성만점 의상에 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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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3. [모형인] 스끼리네.
  84. [모형인] 신광철 - Egloos.
  85. [모형인] 신광철 - Naver.
  86. [모형인] 신동훈.
  87. [모형인] 신화동.
  88. [모형인] 아무로.
  89. [모형인] 안준홍.
  90. [모형인] 안치성.
  91. [모형인] 알폰스.
  92. [모형인] 양대천.
  93. [모형인] 양동일.
  94. [모형인] 양성필 - Egloos.
  95. [모형인] 양성필 - Naver.
  96. [모형인] 양태준.
  97. [모형인] 오준호.
  98. [모형인] 왕조사.
  99. [모형인] 우보형.
  100. [모형인] 유철호.
  101. [모형인] 유철호 - Naver.
  102. [모형인] 윤영중.
  103. [모형인] 이경재.
  104. [모형인] 이경준.
  105. [모형인] 이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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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8. [모형인] 이석주.
  109. [모형인] 이성재.
  110. [모형인] 이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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