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생활의 발견 2005/06/02 15:43
허기(虛飢)의 침공을 받았다.
임금은 허기가 위(胃)까지 내려오자 안전을 위해 수전화(手電話)를 들고
근처 중화병영(中華兵營)에 원조식(援助食)을 요청하게 되었다.
기다렸던 원조식이 늦어지자 미리 준비해두었던 인내(忍耐)도 거의 바닥이 나서
참는 것조차 형편이 말이 아니었다.
그러던 중 중화병영의 사자(使者) 하나가 임금을 알현(謁見)하길 청하여,
직접 은철낭(銀鐵囊)에 원조식을 진상했다.
임금은 크게 기뻐하며 제일 먼저 수저로 원조식의 국물을 떠 입에 넣었다.
국물이 입에 들어가는 순간 혀 끝에서 사르르 녹아드는 것이
전에 먹어본 그 어떤 국물의 맛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임금은 즉시 사자를 불러 그 원조식의 이름을 물었다.
사자는 그 원조식을 '콩국수'라고 부른다고 대답했다.
사자의 말에 임금은,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콩국수라 부르다니 안될 말이다.
앞으로 이 음식의 이름을 '예술'(藝術)이라고 부르도록 하여라' 하고 지시했다.
친히 사자에게 금 3천 5백냥을 하사(下賜)하여 그 노고를 치하함도 잊지 않았다.
허기가 수습되고 궁으로 돌아온 임금은 이내 예전의 생활로 돌아갔고,
다시 궐내의 지리한 생활이 계속되자 점점 식욕도 없어지고 입맛을 잃어 갔다.
친히 갖가지 요리들을 만들어 수라상을 차렸으나
임금의 입맛은 좀체로 돌아오지 않았다.
임금은 문득 지난 시절 먹었던 '예술'이 생각이 났다.
임금은 즉시 수전화를 들어 예술을 요리해 오도록 지시했다.
이에 전에 원조식을 진상한 같은 중화병영의 사자가 예술을 요리해서 상에 올렸다.
임금은 예전의 그 맛을 떠올리며 상에 오른 예술을 한 수저 떠 입에 넣었는데
맛이 그렇게 형편없을 수가 없었다.
임금은 요리장을 불러서 분명 그 음식이 '예술'이 맞느냐고 물었다.
사자는 분명히 예술이 맞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임금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예술은 무슨 예술, 그냥 도루 '콩국수'라고 불러라.'
이렇게 해서 '도루 콩국수'라는 음식이 생겨나게 되었다.
* 쭝종실록 6책 2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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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루묵 이야기가 아니라???
금 3천 5백냥의 하사금을 맛없는 도루 콩국수에 내리지 않았다면, 쭝종, 아마 요리장이 일으킨 쿠데타로 왕위에서 쫓겨나 의금부에서 조사받았을꺼야...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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