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머리의 고민들 2005/05/19 17:59
메일주소도 바꿔서
이제 옛 계정처럼 스팸메일이 그득그득 찰 일은 없겠거지 싶었다.
그런데 오늘 드디어 새 계정으로 스펨메일이 떠억~ 하나 날아왔다.
완전히 깨끗한 새 메일계정에 스팸메일이 온 게
너무너무 원통하고 분해서
스팸메일을 찬찬히 뜯어보니
어느 게시판에 내가 쓴 게시물에서 메일주소를 추출한 거였다.
그 게시판은 메일주소 입력 안하면 게시물 등록 안되게 되어있다.
그 사이트는 요즘 유행하는 '이메일무단수집거부' 경고문구도 붙여놓았는데
이 못된 메일수집기들은 그런 거 상관도 안하고 무작정 긁어댄다.
스팸메일을 찬찬히 보니
긁어들인 시간 12시 51분
메일발송시간 12시 52분...
긁은지 1분만에 그냥 스팸메일을 살포한 거다.
스팸내용은 스카이라이프 설치 대리점...
너무너무 기분 나쁘고 해서 업체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 걸어서 고함 빽- 지를까 하고 벼르고 있는데
수화기 저 너머에서 힘에 부친 듯한 30대 아줌마 목소리가 들린다.
'여자라고 안 봐준다' 하고 또박또박 따지듯 말하고 있는데
저 멀리서 들리는 애기 울음소리...
아아...또 무너졌다...
보나마나 신문보급소처럼
남편이 설치기사고 아내가 사무보고
사무실은 가정집 겸용의 단칸방이고...그런 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익근무요원 하면서 예비군통지서 돌릴 때
노량진 그 달동네를 돌아다니면서 본 많은 집들이
다들 그렇게 부부회사 차려서 영업을 하는 걸 본 적이 있어서
고함 꽥- 지르려던 처음의 각오는
또 목구멍 저 너머로 쑥- 들어가버렸다.
그냥 게시판 주소 알려주고
수집로봇에서 그 주소 빼라고
어떻게 주소 삭제하는지까지 친절히 가르쳐주고 끊었다, 흠...
.........
예전에 어떤 국회의원이
스팸메일 보내면 징역까지 물리는 법안을 만들고 있다는 기사가 난 적이 있는데
그때 그 국회의원 웹사이트의 자유게시판 가보니까
의외로 결사반대 의견이 훨씬 많더라.
알고보니 스팸메일 발송하는 프로그램 제작업체가
자사 웹사이트에 총궐기(?) 게시물을 올려서
그 의원 웹사이트로 벌떼같이 몰려온 거였다.
우리 같이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사람들에게는
이메일마케팅(그들이 말하는 고상한 표현이지)만큼
저렴한 홍보수단이 없다는 걸 아느냐...라는 주장이 대다수였던 걸로 기억한다.
하긴, 수신효과가 0.001%과 같이 0으로 수렴되더라도
발송비용이 거의 없는 스팸메일의 속성상
발송건수 자체를 리미트 무한대로 돌려버리면
1, 2건은 분명히 성사될테니까.
사실 이건 되게 sneaky한 방법이다.
아무리 회신율이 낮아도 난 모른다, 스팸메일 프로그램만 돌리면 장땡이다~ 하는 거거든.
이런 걸 보면,
퇴근길 아파트 문 열기 전에 다 떼어버려도
출근길 문 잠그며 또 덕지덕지 붙은 걸 봐야하는
아파트전단지(족발집, 중국집, 학습지 등등)는 오히려 애교 같다.
- 창원생활의 유일한 공해가 바로 이 아파트 문앞에 붙여놓는 광고지들이다 -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너무 한다...라고는 하지만
딴 건 역지사지 하며 살더라도 광고공해만큼은
도저히 양보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나로서는
씨알도 안 먹히는 소리다.
그래도 오늘처럼
삶에 지친 아줌마의 목소리와
그 뒤에서 빼애-빼애- 우는 갓난아기의 울음소리를 들을 경우라면
그때 한 번만큼은
딱- 내가 물러나주고 싶은
그런 생각이 막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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