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머리의 고민들 2005/03/10 23:10
(KSB의 배아파 하는 소리가 들리는군, 흠)
회사라면...수출지원센터지...
내수기업을 수출기업화하도록 지원해주는 '수출기업화 사업'.
신청업체들의 매출액, 수출실적, 연구개발실적, 세계규격인증 등을 평가하여
해외거래선 발굴, 홍보물 구축 등의 지원을 해주는데
요즘은 업체실사 다니는 중인 거지.
여기가 경남지방중소기업청이다보니
경남지역을 구석구석 다 돌아다녀야 하는데
기업은행 과장님 차를 같이 타고 2인 1조로 다녀서 죄송하기 그지 없다.
(근데 서울에서 차 갖고와서 찢어져서 돌아다닌대도
여기 지리 모르는 내가 하루에 몇군데나 돌아다닐까 싶기도 하고...)
......
서울에 있을 때도 업체 출장 가끔 나가보긴 했는데
그땐 쓰러져가는 업체들이어서 좀 심드렁하더니
이번에는 좀 의욕에 넘치는 회사들이라 그런지 분위기가 다르다.
맨날 시체 닦는 일만 하다가
팔팔 뛰는 활어양식장에 간 느낌이랄까. 흠.
경남지역은 김해를 중심으로 중소기업이 무지무지 많고
특히나 이 창원주변으로 기계쪽 산업이 발달했는데
내가 아직 문리가 트이지 못하다보니
가서 설명 듣는 모든게 신기하고 새롭다.
책상머리에 앉아 머리쓰는 일만 해온 나로서는
참 공학과 산업의 세계가 깊고도 넓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심지어는 교과서에 자주 나오는 상투어구인
'고도의 산업사회'니 뭐니 하는 말들이
피부에 콕콕 박혀 실감이 나게 된다.
우리 부모님이야 예전부터
'공부 안하면 기름밥이나 먹는다'라고
기술쪽을 높게 안 치셨고
나 역시 진정한 학문은 文史哲이고
자연과학이나 엔지니어링은 학문이 아닌 기술에 불과하다고
엄격한 입장을 취해오고 있었지만
저 공장에서 돌아가는 프레스와 압출기 같은
거대한 기계를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야...참 대단하다...라는 감탄이 절로 생겨나게 되는 거다.
뭐, 솔직히 내가 요즘 보고 다니는 회사들의 기술이란 게
그 산업분야에서는 선진국의 기술에 비해
아주 기초적이고 단순한 수준의 것들일런지도 모르겠다.
물론 전혀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도 아주 허접한 기술을 갖고
근근히 운영해가는 업체도 아예 없는 건 아니고.
그래도 내가 보기에는
참 맨땅에 헤딩하는 거나 다름없을 일들을
꾸역꾸역 잘도 개발하고 판로도 트고 하는 게
참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옆에 같이 다니시는 기업은행 과장님은
아무리 코딱지만한 회사라도 사장차는 체어맨이고 사장실엔 골프채가 있다며
쥐뿔도 없는 놈들이라고 하시긴 하지만
기업을 한다는 게 대단하게 보이는 나로서는
기업체를 운영하면서 이래저래 스트레스 받는 저 사람들이
저렇게 돈 쓰는 것도 이해 안 갈 바는 아니구나...하는 생각마저 쬐끔 들었다.
(아, 물론 그들의 그런 게 100% 허영이 아니라고 말은 못하겠지만...)
이번주와 다음주 내내 경남 전 지역을 돌아다녀야 하는데
출장비도 코딱지만큼 적고 피곤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운전하시는 과장님보다야 덜 피곤하지...)
하루하루 신기한 거 보는 재미로 보내고 있다.
중소기업청이나 기업은행, 기술신용보증기금 같은 데는 경험이 많아서인지
각 산업분야의 이해도도 높고 평가항목들도 매우 시스테마틱하던데
(이런 게 다 소위 말하는 '노하우' 아니겠는가?)
이런 점에서 우리회사는 산업에 대한 이해 자체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한다.
아직 수출입은행쪽 방식에서 많이 못 벗어나서
'산업'이라는 측면이 아닌
'금융'이라는 쪽으로만 접근을 하려는 것 같은데
좀더 공격적이고 진취적으로 운영을 하려면
'산업'이라는 측면에서 업체를 평가하는 방식도 좀 장려되어야 할 것 같다.
연법 졸업자인 민병일 변호사는
의료사고건을 수임하고서
의대생들과 3박 4일을 합숙하면서 사안의 설명을 들었다는데
우리회사도 한건 한건에 대해
이렇게 intensive care(이건 화장품 용언데...^^)를 줄 수 있으면 좋겠다.
간인 찍었니 안 찍었니
뭐 이런 것 갖고 사람 피곤하게 하지 말고 말이다. :)
http://morehj.com/blog/trackback/388
내 중소영업본에서 인수한지 일년이 넘었는데 너의 마지막 문단이 가슴에 팍팍 꽂힌다..너 말대로 한회사에 대한 평가를 하는데 있어서 정말 깊고 넓은 식견과 지식을 적용해서 평가하고 보증서를 발급하고 하면 정말 좋으련만...아직도 문서에 간인이 됬네 안됬네 하는걸루.. 하루에 수십번을 반송당하다보면 진정한 "보증및보험의 인수"라기보다는 "제대로된 서류의 인수"하기에 급급하게된다네..underwriter라기보다는 reciever와 typer가 되어 하루하루를 보내다보면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대로 높아지고 업무 지식에 대한 열정은 날이갈수록 떨어지고..그렇게 되지..하루하루 시한이 급하고 문서 한장한장에 도장이 찍혔는지 여부의 중요성에 좌지우지되지 않는 정말 심사다운 심사로 내가 가진 지식 총 동원해서 심사서를 꾸며될수 있는 그런 여건이 마련된다면 정말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보네...암튼 나같은 인수담당자가 되지 않게 그곳에서 우리 회사 제도에 대한 많은 연구해보고 올라오길 바라네...자네는 절대 보증서 vending machine으로 전락하지 말란 말일세..
처음 등장하신 쭝칭구님, 사랑해여~~~~ (서울 올라가면 내 맛난 거 하나 사주지)
중소기업과 무관하지 않은 저로써는 많이 와 닿는 글이었습니다. 242번에 이여진 글이라 제목만 보고서는 앉은뱅이 책상에서 볶음밥을 해 먹었다는 얘긴가(사실 좀 전에 볶음밥을 해 먹은 관계로)^^ 나름대로 추리했었는데...
암튼 제 예상을 완전히 깨는 내용이었지만 반가왔고 한편 안도했다고 할까요. 이런 생각을 가진 정부 관련 인사(?)가 많아져서 중소기업이 여러 가지 시시콜콜한 문제로 태클 당하지 않고 제 길 갈 수 있었으면 바래봅니다.
암튼 제 예상을 완전히 깨는 내용이었지만 반가왔고 한편 안도했다고 할까요. 이런 생각을 가진 정부 관련 인사(?)가 많아져서 중소기업이 여러 가지 시시콜콜한 문제로 태클 당하지 않고 제 길 갈 수 있었으면 바래봅니다.
WH(우희?)씨에게도 맛난 거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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