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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ADMINISTRATOR
 
 
 
 
1.



창원 내려와서

아직 일도 거의 없고

6시 칼퇴근에다가

집과의 거리마저 가까워 출퇴근시간까지 20분 이내로 단축됐다.



집에 가서는

그냥 저녁밥을 해먹고

인터넷을 조금 하다가 잔다.



'활자'라는 게 좀 그리울법도 한데

미안하게도 요즘은

인터넷에서 '총'을 보느라 정신이 팔려있어 부끄럽다.



며칠전에는 일제 가스건을 2정 사서

금전적 출혈이 적지 않았는데

예전에 모형 시작할 때처럼

또 사고 싶은 거 마악~~~ 적은 뒤

구매계획을 짜고 지우고... 하느라

혼자서도 참 재미나게 놀았다.



......



가끔은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에

신들린 듯 미쳐있는 내가 무서울 때도 있다.



미친듯이 새벽 라디오를 듣고

미친듯이 음악CD를 모으고

미친듯이 비행기를 만들고

미친듯이 모형총을 살 계획을 짜고...



쉽게 식어버리긴 하지만

그래도 한번 마음에 끌렸던 것은 정말 미친듯 하곤 했는데

그 관심의 range가 좀 편협했던 점은 아쉽군.



어쨌거나 한자루에 몇십만원씩 하는 마루이 전동건을

몇개씩 질러버리고 싶은 유혹을 이겨내느라 힘들었다...^^;

지방근무하면서 올해 5천 못 모으겠다 싶었는데

이렇게 취미생활 빼면 의외로 돈 쓸일이 없어

오히려 5천 이상도 가능할 것 같다. 흐흐.



성적 즐거움이 없어 축재의 즐거움으로 살았던 옛날 환관들의 삶이 연상되기도 하지만

열심히 목표를 향해 가자.

그리고 궁극적으로 그놈으로부터 해.방.되.자.



2.



출퇴근은 자전거로 하는데

이번주에는 내내 비가 와서

월/금 두번밖에 못 탔다.

비올 때는 귀찮아서 택시를 탔는데

회사까지 기본요금 1,500원밖에 안하기 때문에 자전거보다 유혹을 많이 느낀다.



서울에서 쓰던 자전거를 가져오진 못하고

여기 와서 돈 9만원 주고 새로 하나 더 샀는데

서울에서는 공기도 더럽고 도로사정도 짜증나더니

(끽해야 대공원이나 한강변 가야 좋았지만...)

여긴 다르다.



음악 들으면서 직선으로 곧게 뻗은 깨끗한 이 도시를 자전거로 달리노라면

비가 개어 차가운 대기의 공기를 볼에 맞아가며 페달을 밟는 느낌이

촉촉함의 감상과 뜨거움의 에너지를 가져다주어 좋다.



3.



목요일에는 파견회사 말고 지사 회식을 했는데

전반적으로 점잖게 끝났지만

그 와중에도 좀 대응하기 난감한 상황이 벌어지더라.



술 들어가면 평소의 억압된 감정이 흐트러진채로 분출되는 사람,

술 들어가면 더욱 '힘'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



친구는 나에게

'술을 먹어도 결코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네(나) 모습에서

인간미가 느껴지지 않는건 당연하다'고 꼬집었지만

술을 마셔도 나를 더욱 다잡으려 긴장을 놓지 않는 내 모습이

술의 힘을 빌어 평소의 소심함이나 열등감을 왜곡되게 분출하고

술자리에서도 '힘'을 발휘하려는 모습들보다는

훨씬 남에게 피해 안 주는 거 아닌가?



술이 사람과 사람을 친밀하게 해줄 순 있지만

사람과 사람을 친밀하게 하는 방법이 반드시 '술'을 통해야 한다는

역의 명제는 성립하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어제 회식이 별로 안 좋았던 이유는

보도블럭에 걸려 넘어져서 -_-

비싼 양복바지 무릎이 쭈악- 구멍이 나버렸다는 데도 원인이 있지...

새벽 1시, 3차 끝나고 나오는 길에 그랬으니 업무상 재해도 아닐테고.



내 이쁜 은색휴대폰도 보도블럭에 한번 갈아줬는데

이제 얘도 케이스 한번 갈아줄 때가 된 걸까....?



4.



혼자 있는 시간이 많으니까

'외로움'이란 것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일주일이 된 지금까지도

나는 그럭저럭 재미나게

별로 외로움을 느끼지 않으며 살았는데

이게 오히려 슬프게 느껴진다.



아, 이제(아니면 원래부터?) 나는

외로움 같은 것도 안 느끼도록

내면의 城을 잘 쌓아왔구나....하는 아쉬움 같은 거.



결국 지금 내게는

'심심함'이 문제될지언정

'외로움'이란 건 그다지 와닿는 문제가 아닌 거 같다.



한국사람들은('우리나라사람'도 아니고 '한국사람'이라고 말하는 거 봐라)

자신이 남들의 평균적인 행동양식에서 어긋나게 행동하는 걸 깨닫게 되면

억지로라도 그 '평균'에 끼고 싶어한다는데

나는 점점 그 마음이 옅어지는 것 같다.



오히려 괜히 남들과 똑같이 사고하고 싶지 않아

신문도 보지 않고, 뉴스도 보지 않고

오로지 팩트들만을 받아들이고 내 가치관의 필터로 세상을 보려 하는 것이

마치 어떤 영양도, 어떤 미네랄도 없는 순수한 증류수만을 마시려는 것 같아

스스로도 스스로를 고립시켜가는게 아닌가

조금 걱정도 되긴 하는데



나와는 분명히 다른, '평균적인 한국인의 행동범주' 속에 속한

다른 많은 사람들이 행동하는 모습을 막상 보게 되면,

그리 주체적이라거나 자주적인 것 같아보이지 않는다.



결국

그들과 동화되지 못하여 불안하다기보다는

오히려 그들과 동화되는 것이 내 자신에 대해 '쪽팔린' 거 같은

그런 느낌이라는 거지.



어쨌거나 현재까지 '외로움'은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지만

지금으로서는

현재의 이 '환경의 조용함'과 '남들에 의해 건드려지지 않음'이 주는 차분함을

기꺼이 누리고 싶을 따름이다.



5.



아, 엄마 우리집 근처의 실업고등학교로 발령 받으셨단다.

퇴직할 때 얼마 안 남았는데

괜히 고등학교로 옮겨서 교안 다시 만들고 힘드신거 아닌가.

그리고 실업고 애들 드센데.



내 총이나 몇자루 빌려드릴까...흐흐...
2005/02/19 00:54 2005/02/19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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