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머리의 고민들 2004/11/12 20:14
[경향신문 2004-11-10 18:27]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 임수빈 검사(43·사시 29회)의 공소장엔 마침표(.)가 많다. 문장이 짧은 결과다. 사건도 육하원칙을 바탕으로 풀어놓아, 이해하기가 쉽다. 법률용어를 제외하면 어려운 한자말도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의 ‘단문(短文)’ 공소장이 법조계에서 화제다.
검사가 작성하는 공소장은 사건이 복잡하고, 수십명의 인물이 등장해도 '피고인 아무개'로 시작하는 단 한 문장으로 쓰여진다는 특징이 있다. 12·12사태와 5·18사건으로 기소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공소장이 그 예다. 당시 공소장은 6,700자(200자 원고지 34장 분량)나 됐지만 마침표는 공소장의 맨 마지막에 딱 한 번만 사용됐다. 어느 국어학자는 이를 두고 “읽다가 숨이 넘어갈 뻔했다”고 꼬집었다.
10일 임검사가 법원에 낸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공소장은 문장 16개로 이뤄졌다. '한 문장'의 틀을 깬 것이다. 아울러 공소장 중간중간에 '다시 말해' '즉' '결론적으로' 등을 써서 피고인의 범죄 사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그는 지난 6월말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에 대한 공소장도 이런 방식으로 작성했다. 대기업 계열사끼리 보증 문제가 얽혀있는 매우 복잡한 사건이었지만 단문을 쓴 덕분에 이해가 쉬워 재판부로부터도 호평을 받았다. 임검사는 "글은 읽는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써야 한다"며 "판사나 검사가 작성하는 공문서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오창민기자 risk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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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오기 전에 법조문이라든가 판결문 보면서
야, 이 법률가라는 인간들은 왜이리 말을 거지처럼 하냐...라며
속으로 욕을 수십번도 더한 적이 있다.
그러다가 대학에서 내가 직접 그 '문제의 학문'세계에 몸을 담가보니
나도 모르게 그 만연체의 배배 꼬인 문장에 익숙해져
소위 이재상(이대 형법교수) 말투(...없지 않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를
유머로 구사하는 수준에 이르게 된다.
물론 한국법학의 그 저열한 언어수준 덕택에
말꼬리 잡는 능력이 는 것이나 (무엇보다도) '언어학'이라는 분야에 깊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나름대로 득이 되었다고 할 순 있겠다.
하지만 이제는 법적 검토가 필요한 기안문에서
내 스스로 '언어의 감옥'에 갇혀
언어의 맛을 살리지 못하고 단순히 언어를 '개념전달의 도구'로 전락시키는,
더 나쁘게도 내 문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타인(주로 상급자)을
언어적 감각이 떨어진다거나 이해력이 부족하다고 매도하는
지극히 자기편의적이고도 독선적인 언어태도를 갖게 된 나를 발견한다.
한때는 그 카르텔 안에 직접 들어가 그들만의 폐쇄적인 언어들을 깨부수어
시민들에게 진정한 '법'의 정신을 돌려주겠노라는 일념으로 사시를 볼까 생각할 정도로
(사시가 主가 아니었고 언어가 主였던 거다!)
그럴 정도로 갇혀버린 언어들에 대한 연민이 컸는데
이젠 내가 그러한 언어를 구사할 수 있음을 스스로 우쭐해하며
조잡한 수준의 기득권을 뽐내고 있지 않은가!
야, 현중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아, 난 법과 경제(그것도 금융)를 동시에 통달한 위인을 너무나도 경외한다)
주임검사님께서도 저렇게 '말'의 '맛'을 살려써야 한다는 초심을 견지해나가시는데
넌 대체 뭐 잘났다고 어렵게 써놓고 남을 탓하는 거니.
세상에서 가장 쉽다는 '사랑'과 '걸음'과 '호흡',
이 모든 것들도 사실 제대로 하려면 '노력'해야 하는 것처럼
'말' 역시도 노력이다.
입밖에 말을 내는 것이 머리속 내 생각들의 단순한 delivery에 그치지 않고
상대와의 '소통'을 위한 효과적인 '교류'가 되게 하고 싶다면
'말' 역시 노력해야 하는 거다.
오늘의 결론 : 쉽게 씁시다.
http://morehj.com/blog/trackback/349
마침표가 총 30개구먼... 마침을 위한 마침표는 그것보다 좀 적긴 하다만... 냐핫~
민경이 자극하지 마라. 마침표의 압박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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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말이지 ㅋㅋㅋ (MK 속에 들어갔다 나온 qus!)
어릴 땐 글을 모르니 쉽게 쓰고
좀 자라선 글을 안답시고 어렵게 쓰고
더 자라게 되면 글을 제대로 알게 되어 다시 쉽게 써지나봐.
좀 자라선 글을 안답시고 어렵게 쓰고
더 자라게 되면 글을 제대로 알게 되어 다시 쉽게 써지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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