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머리의 고민들 2004/06/23 09:43
이제 이렇게 된 거 베트남에서처럼 확실하게 쓸어버리자는 의견이 올라오고
군 역시 '이번 일을 계기로 파병여론이 탄력 받을 것'이라는, 아주 기다렸다는 듯한,
그러나 나로서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어처구니 없는 반응을 보이는 것을 보면
과연 전쟁이라는 것은
개인과 국가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거대한 수렁과도 같다는 생각을 한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점은...
이제까지 전세계 언론들이 이라크 문제를 거의 매일 헤드라인으로 올리는 와중에도
오로지 국내문제만을 언론에서 다룰 정도로
심각한 非국제성, 또는 '국내문제 과다집중성'이 문제시됐던
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이제서야 비로소 된서리를 맞는구나...하는 거다.
'모든 미국인은 미국만이 全세계인줄 안다'라며 조소하는 유럽과 제3세계 사람들에게
'한국은 그렇지 않다'라며 반박하지 못했던
나의 머뭇거림 속에는
그러한 내 조국의 非국제성과 배타성이
은연중에 불안했기 때문이었다.
어쨌거나 이렇게 국제문제에 대해 무지 또는 몽매했던 이 극동의 작은 나라에
'이라크전'이라는 전세계적인 이슈는
이제 더이상 '읽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신문 중간페이지 국제면만의 이슈가 아니라
자신들의 생존과 미래를 결정지을지도 모르는,
이제까지 겪어보지 못한 거대한 파괴력을 가진 문제로
'현실대면'하게 되었다.
자기들 세계 안에 갇혀
'세계'라는 것을 몰랐던 미국이
자국 땅에서 9.11이 벌어졌을 때 겪었던
그 혼란과 우왕좌왕, 미쳐돌아감이
이제 이 작은 땅 안에서도
다시한번 재현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하루하루 터지는 문제를 근근히 막아내기도 힘든 이 작은 나라에서
'시련'이라는 것은 너무도 예고없이
때로는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우리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시에 찾아오곤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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