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머리의 고민들 2003/05/01 13:53
익혔다는 건 확실하지만
한국일보를 왜 보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아마 고2-3때 주간학습지 끼워주는 것 때문에
신청했던 게 아닐까 싶은데
그렇다 하더라도 부모님이 별 문제 없이
계속 보시는 걸 보면
읽기에 큰 부담은 없는 모양이다.
조선, 중앙, 동아처럼 두툼하지도 않고
나처럼 기사하나의 정치색 따져가며 읽는 것도 아닌,
어른들이 보시기에는
사실 별로 읽을거리도 없을텐데
빅3로 안 바꾸고 보시는 게
나로서도 신기...^^;
- 한국 가면 여쭤봐야지 -
사장이었던가? 장 존이라는 이름 쓰는 사람이
해외원정도박 때문에(외화밀반출이었던가)
회사 이미지에 엄청 타격을 입히고
한때 일요일(주7일) 발행이다 조석간 동시발행이다 뭐다 해서
엄청 출혈했던 게 있어서
그 여파가 아직까지 남아 비실거리고 있는 신문이지만
그래도 나는
'같이 지낸 한 식구' 같은 느낌 때문에
한국일보에 대한 애정을
쉬 버리진 못하겠더라.
한신아파트 살 때
도곡동 제2사옥 부지가 옆에 있었던 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이고...^^;;
(결국 그 땅 팔았다)
엄청난 내공을 소유한 김훈이 있었을 때
전두환 용비어천가를 쓴 것도,
한국언론사 최초 여사장이라고
성공한 여성언론인이라는 커리어로만 평가되는 장명수가
전두환 집권초기 이순자와 전두환 가족 얘기를
그 멋진 글발로 미화하는 기사를 썼던 것도
다 한국일보 지면에서였지만
그것들에서는 같은 80년대 조선일보에 보이던
비굴함과 후안무치함이 느껴지지 않으니
너그러이 봐줄 수 있지 싶다.
(김규항식의 '울분/비분강개 근본주의'는 내 것이 아니다)
94년 대선때부터였던가,
다른 신문들과는 달리 대선보도에서
공정함을 지키려는 자세가
눈에 띠게 드러났었다.
그 이후로도 창업주 가족들간에
싸움이 좀 심각하게 있긴 했는데
암튼 여차여차해서
요즘은 '건전보수란 이런 거다'라는 듯
자신의 정체성을 잘 잡아가고 있는 거 같아 다행스럽다.
솔직히 이 '건전보수' 노선견지에
한국일보 사설은 별로 하는게 없는 거 같다.
(논설위원실에는 어떤 사람들이 있길래...)
내가 좋아하는 강병태 부국장이나
박래부 문화부장(엇, 김훈의 옛 파트너였다)의 칼럼이
오히려 건전보수 노선에 더 부합하지 않나...?
고종석, 강준만, 주동황 같은 성향의 필진들 글도
별 무리 없이 한국일보의 색깔에 녹아드는 걸 보면
왜 조선일보에 문부식 얘기가 실린다고
조선일보의 수구성이 희석될 수 없는가에 대한 대답이
금방 나온다.
최근에는 성석제도 한 꼭지를 맡은 것 같은데
대단한 입심이라고 얘기만 들은 그의 글을
신문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되어 반가왔다.
- 한국가면 성석제 소설집도 사봐야지 -
한국 언론계에서 정치노선을 올곧게 가져간다고
그게 곧 경영에 도움을 주는 건 아니라지만
인터넷의 기사에 대한 독자평 란을 보면
나 같은 한국일보 팬도 꽤 많은 거 같으니
경영상 조금 어렵더라도
현재의 노선만큼은 꾸준히 지켜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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