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따라/음악 2005/05/28 01:36
유독 가수분야에서만큼은 걸출한 스타를 배출하지 못하여 왔다.
그 옛날 윤시내, 윤형주, 윤수일과 같은 이들이 있었다고 하나
다들 '시대를 휘어잡는' 굵직한 업적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사람들이었다.
인구수 대비 성씨 8위권이라는 '쪽수'에도 불구하고
윤수일, 윤시내 이후 약 10여년간 내세울만한 종씨 가수가 없었던 것 역시
아쉬움을 더해왔던 것이다.
최근에야 윤도현이라는 가수가 대기만성형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지만
요 성격 지랄맞은 파평윤씨 소정공파 34세손에게는
영 성에 차는 가수가 아니었던 거라.
그래서 이, 윤종신이라는 가수의 존재는
유독 가요계에 희소하여 종씨의 다재다능함을 떨칠 기회를 얻지 못하는 현실에서
참으로 단비와도 같은 존재인 거라.
015B 객원싱어로 가요계에 데뷔한 이 종씨 가수가 내 마음에 쏙 드는 건
단지 이 가수가 종씨인 때문만은 아닌데,
(본관은 못 따져봤다. 아무렴 어떠냐, 윤씨가 어디 가나)
당시로는 드물었던 미성의 목소리로 데뷔했으면서도
너무 나긋나긋하게 휘지 않는,
적당한 파워까지 겸비해가는 '성장'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데다가,
단순히 '가수'로만 그치지 않고
작곡과 편곡, 프로듀싱, 후배발굴 등
음악 내적, 외적인 면에서 비교적 성공적인 행보를 거두어 왔기 때문이다.
(비슷한 예로...윤상이 있지만 얘는 '이윤상'이 본명이다)
좀더 그의 음악세계를 들여다보자면
90년대 초반, 가요계의 뉴웨이브를 이끌었던 015B의 객원싱어답게
젊은 감성을 공감케하는 노스탤지어적인 감수성을 매력적으로 펼쳐보이고 있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해변무드송', '팥빙수', '고속도로 로망스' 같은
위트 넘치는 곡들도 많아 재미있다.
차분한 쪽이든 즐거운 쪽이든 청자를 만족시키는 그의 음악은
그의 인간성의 반영이라고도 볼 수 있는 것인데
음악프로그램에서 눈을 감고 노래에 집중하는 모습이 전자라면
논스톱(TV시트콤)이나 2시의 데이트(라디오)에서 보이는
푼수 같은 모습은 후자에 속한다 할 수 있겠다.
........
이래저래 모든 점이 마음에 드는 이 종씨 가수가
어느덧 10집 앨범을 발표했다고 이 곡이 요즘 많이 나오던데,
에코와 스트링이 많이 들어간 반젤리스나 야니식의 환상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초기부터 이어져온 순수한 소녀적 감수성을 잃지 않는 타이틀곡에서,
뜻하지 않은 성공적인 데뷔로 인해 수동적인 가수로 남을 수도 있었을 핸디캡을 이겨내고
지난 10여년간 꾸준히 장수해온 비결이
그의 '감성'과 '재능'에 있었음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 그나저나 이번 신보 사진들을 보니 컨셉 잡은 게 어쩐지 김C 닮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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